최근 일본이 경제적 침체에서 벗어나려고 충격적인 엔화가치 저하 정책을 펴서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일본은 1980년대 미국까지도 위협하는 세계 제2의 경제대국으로 부상했습니다. 그러나 1990년대부터 경제적 침체에 빠지기 시작했으며 최근까지 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일본학자들은 그 원인의 하나로 갈라파고스 증후군을 꼽습니다. 갈라파고스란 남태평양에 있는 섬들의 이름인데 이 섬들은 오랜 세월 육지로부터 고립되어 있었습니다. 여기에는 육지에서 볼 수 없는 진기한 동식물이 많고, 특히 다윈이 이곳에서 진화론의 증거로 되는 동식물 표본을 수집한 곳으로 소문이 났습니다. 학자들은 고립된 경제를 여기에 빗대 갈라파고스 경제라고 이름 지었습니다. 1990년대 이후 일본 시장에만 주력하기를 고집한 일본의 제조업이 세계 시장으로부터 고립되었고 이것이 경제침체의 원인으로 되었다는 것입니다.
일본은 섬나라여서 그런지 발전되었지만 폐쇄적인 면이 있다고 합니다. 일본사람들은 영어를 배우는 것도 별로 좋아하지 않고 외국 유학 가는 것도 선호하지 않는다고 소문나 있습니다. 일본은 발전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외국노동자들을 인입하는데도 매우 인색합니다. 때문에 며칠 전 일본 재무상이 어느 한 강연회장에서 한 일본은행들이 영어를 못해서 은행을 파산에서 구했다는 농담이 미국과 남한의 신문에 대서특필되기도 했습니다. 2008년 유럽은행들이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론(비우량 주택담보대출)이라고 하는 의심스러운 상품의 희생물이 됐었는데 일본 은행만은 영어를 못하다보니 이 상품에 관심을 갖지 않았고 따라서 많이 받아들이지 않아 파산을 피했다는 것입니다. 즉 일본 은행의 관리자들이 영어에 관심이 없을 정도로 폐쇄적인 것을 비꼬아 말한 것입니다. 그러면서 그는 “일본에서 위험을 감수하려는 도전적인 기업인을 더는 찾아볼 수 없다”며 “열정적인 에너지 없이는 경제 회복이 어렵다”고 강조했다고 합니다.
일본이 경제침체의 원인을 고립에서 찾고 그에서 벗어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은 이유가 있습니다. 북한에서 주장하는 것처럼 사람은 사회적 존재입니다. 사람은 생물학적인 진화가 아니라 사회적으로 진화 발전합니다. 때문에 사람들 간에 관계를 맺는 정도에 따라 인간의 발전이 결정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과학의 발전으로 교통과 체신이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발전하고 있는 오늘은 더욱 그러합니다. 조금이라도 세계와 소통이 막히면 일본처럼 발전된 경제도 침체에 빠집니다.
남북의 상반되는 현실도 그를 증명해줍니다. 북한의 지도사상은 주체사상입니다. 주체사상은 자립적 민족경제를 주장합니다. 그러면서 남한은 주체가 없이 미국과 일본을 숭배하고 있고 경제는 예속되어 있다고 비난합니다.
그러나 북한이 말하는 남한의 외국숭배사상은 미국의 민주주의 사상과 정치체제의 도입을 촉진했습니다. 남한은 일본을 본 따 수출주도형 경제정책을 선택했고 다른 나라에서 돈을 꿔서 공업을 건설했고, 생산물을 미국에 수출해서 돈을 벌었습니다. 남한은 독자적인 방위력 수립이 아닌 미국의 군사적 보호를 택했고 국방비 지출 대신 경제에 대한 투자를 확대했습니다. 오늘 북한은 국제사회의 지원을 받아 연명하고 있지만 남한은 지원을 하는 나라로 되었습니다. 결국 오늘에 와서 주체는 북한이 아니라 남한이 고수하고 있는 셈입니다.
갈라파고스 증후군을 앓고 있다고 해서 일본이 폐쇄된 나라라고 단정하는 것은 오산입니다. 일본의 자책은 더 높이 발전하기 위한 자체반성일 뿐 전 세계에 일본의 기업이 퍼져있고 일본상품은 세계에서 여전히 인기가 높습니다. 오늘 실제로 갈라파고스 증후군을 앓고 있는 나라는 북한입니다. 북한의 갈라파고스 증후군은 보통 증후군이 아닌 악성증후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