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아] 돌아갈 수 없는 길

김현아· 통일연구원 객원연구위원
2018-0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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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려진 것처럼 2년 전 중국에 개설한 북한식당에서 일하던 12명 종업원들이 집단적으로 남한으로 들어왔습니다. 그런데 얼마 전 식당책임자였던 허씨가 방송에 출연하여 국정원의 요구에 의해 그들을 데리고 왔다고 증언했습니다. 한동안 조용했던 북한은 이산가족상봉행사를 하려면 식당종업원들을 돌려보내라고 다시 들고 나왔습니다.

함께 왔다는 종업원들은 얼굴을 내밀지 않아 실제로 그들이 강제로 왔는지 자발적으로 왔는지는 알 수 없습니다. 그러나 확신할 수 있는 것은 그들이 다시 북한으로 돌아가고픈 생각이 없을 것이라는 것입니다. 지금 남한에는 3만 명이 넘는 탈북민이 들어와 살고 있습니다. 그들 중 많은 사람들은 남한이 어떤 곳인지도 모르고 운명의 장난에 의해 떠밀리다시피 들어왔습니다. 그러나 누구도 북한으로 되돌아가려고 하지 않습니다. 북한에서는 재입국한 탈북민을 기자회견장에 내세우고 있지만 그것이 억지라는 것을 알 만한 사람은 다 알고 있습니다.

남한은 북한지도부가 선전하는 것과 완전히 다른 세상입니다. 북한지도부는 자본주의는 소수 착취계급은 잘살지만 인민대중은 비참하게 사는 곳이라고 했습니다. 남한에서 제일 어렵게 사는 사람들을 기초생활수급자라고 합니다. 유엔 인권법에 따르면 인간은 누구나 생존권을 보장받을 권리가 있습니다. 그래서 남한에서는 국가가 사람이 생존하려면 최소한 어느 정도 필요한지 계산하여 최저생계비를 책정합니다. 노동능력이 없거나 불가피한 이유로 최저생계비를 벌지 못한 사람들에게는 부족한 만큼 기초생계비란 명목으로 국가에서 돈을 지급해줍니다. 2018년 현재 기초생계비는 월 1인은 500달러, 4인 가족은 1200달러입니다. 거기다 남한에서는 어디가나 24시간 전기가 공급되고 더운물 찬물이 나옵니다. 모든 집에 온수난방이 설치되어 있고 가스나 전기로 밥을 하고 세탁기로 빨래를 합니다. 교통이 발전하여 마음만 먹으면 반나절이면 나라의 어느 곳에나 갈 수 있습니다. 먹는 것은 문제로 되지 조차 않습니다.

게다가 남한에는 북한에서는 맛볼 수 없는 자유가 있습니다. 누구도 개인의 생활을 통제하려 들지 않습니다. 북한에서는 엄두를 내기 힘들던 여권도 4일만 기다리면 누구나 발급받을 수 있고 어느 나라나 갈 수 있습니다. 정부를 칭찬해도 되고 비판해도 됩니다. 확고한 증거가 없는 이상 누구도 구속할 수 없습니다. 설사 죄를 지어 구속된다고 해도 고문 같은 것은 상상할 수도 없고 묵비권을 행사해도 됩니다. 거기다 탈북자들은 힘들게 살다가 왔다고 특별한 대우를 해줍니다. 대학교육비도 무료고 병 치료도 무룝니다. 그런데 교육수준이나 치료수준은 북한에 비할 수 없이 높습니다. 북한이 남한만큼 발전했다면 사회주의완전승리 아니 공산주의사회를 건설했다고 선포했을 것입니다.

식당종업원들이 남한으로 온지 벌써 두 해가 넘었습니다. 남한에서 살다가 북한으로 돌아가면 그곳 생활에 적응할 수 없습니다. 사람은 못살던 지난날은 얼른 잊어버리지만 잘살던 지난날은 절대로 잊지 못합니다. 거기다 탈북민이 북한으로 돌아가면 정치적 압박을 피할 수 없습니다. 되돌아가도 압박하지 않도록 북한당국의 약속을 받아내면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그러나 북한지도부가 그 약속을 지키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북한주민은 누구나 알고 있습니다.

사실 12명 식당종업원들은 복을 받은 것입니다. 중국의 북한식당에서 일하는 종업원들은 대부분 예술전문학교나 대학을 졸업한 인재들이지만 북한이 어렵다 보니 외화를 벌기 위해 식당에서 노래와 춤을 팔았습니다. 그런데 소식에 의하면 식당종업원들은 모두 희망하는 대학에 진학해서 열심히 공부하고 있다고 합니다.

북한지도부, 특히 스위스에서 유학해 본 김정은 위원장은 종업원들이 북한에서 사는 곳보다 남한에서 사는 것이 훨씬 낫다는 것을 너무 잘 알고 있을 것입니다. 진정으로 인민을 위하는 지도자라면, 정말 탈북 종업원들이 잘되기를 바란다면 모른 척하고 넘어가는 것이 옳은 처사입니다. 그리고 사랑하는 가족들이 서로 떨어져 살아야 하는 상황을 가슴 아프게 생각한다면 남북의 자유로운 왕래를 실현하기 위해 노력하면 될 것입니다.

 

** 이 칼럼내용은 저희 자유아시아방송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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