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아] 돼지열병 확산을 막아야 한다
2019.09.30
남한에 돼지열병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17일 아프리카돼지열병 첫 확진 이후, 발병 농가는 9곳으로 늘었습니다. 아프리카돼지열병은 폐사율 100%의 질병으로, 남한 내에서는 경기 파주에서 시작해 한강 이남을 넘어 번지고 있습니다. 그에 따라 26일까지 6만여 마리가 매몰 처분되었고 돼지를 사육하는 농가들의 불안감도 커지고 있습니다.
1920년대 아프리카에서 시작된 아프리카돼지열병은 유럽을 거쳐 아시아로 넘어왔습니다. 지난해 중국에서 확산세를 키운 이 질병은 지난 5월 북한으로 범위를 넓혔습니다. 그리고 북한에서 확산된 돼지열병은 이제 남한으로 넘어왔습니다. 최근 국가정보원은 "아프리카돼지열병으로 북한 평안북도의 돼지가 전멸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현재 임진강과 한강유역에서 이 병이 퍼지고 있는 것으로 보아 돼지열병은 황해남북도 지역에도 광범하게 확산되고 있다고 보아집니다.
소식에 의하면 북한에서는 돼지열병을 막기 위한 대책을 거의 수립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물론 북한에서도 질병 감염이 확인된 가축에 대해 격리, 이동통제, 살처분 등의 조치를 취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것이 집행되지 않고 있습니다. 집행되지 않는 이유는 자금을 투자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방역사업에는 소독약도 많이 들고 노력도 듭니다. 도로를 차단하고 소독약을 살포하는 설비도 들여놓아야 합니다.
게다가 북한지도부는 돼지열병을 막는 것이 급하지 않습니다. 북한 축산업은 국가경제에서 차지하는 몫이 크지 않습니다. 북한은 돼지를 대량적으로 기르는 공장은 적고 협동농장 축산반과 개인집에서 돼지를 기르고 있습니다. 개인이 기르는 돼지가 죽으면 개인은 큰 손해를 보지만 국가는 손해가 없습니다. 농장 축산반도 돼지사육규모가 크지 않으므로 농장 전체수입을 위협할 정도의 타격을 받지 않습니다.
돼지열병으로 인한 피해는 고스란히 주민들에게 넘어갑니다. 생계가 어려운 가정들에서 돼지는 큰 재산입니다. 돼지가 죽으면 통 돈이 날아가는 셈입니다. 돼지열병은 가축을 기르지 않는 주민들에게도 피해를 입히고 있습니다. 주민들은 돼지가 열병에 걸리면 방역소에 알리고 돼지를 폐사시키는 것이 아니라 시장에 팔아 넘깁니다. 시장에서는 병에 걸린 돼지인지 알 수 없으므로 주민들은 그냥 사먹을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다보니 병 걸린 돼지고기가 판매된다는 소문이 돌면서 돼지고기 값이 폭락하고 있습니다. 돼지를 기르는 사람들은 모두 피해를 보고 있는 것입니다.
이렇게 주민들의 아우성이 높아짐에도 불구하고 북한당국은 여전히 돼지열병의 확산을 막기 위한 대책마련에 나서지 못하고 있습니다. 북한 노동신문은 국내에서 돼지열병 확산은 외면하고 다른 나라에서 열병이 확산된다는 뉴스를 내보내고 있습니다. 남한이 돼지열병을 막기 위해 공동으로 대처하자고 북한에 제의했지만 감감무소식입니다. 북한의 낙후된 방역체계나 축산업실태가 공개되는 것이 싫기 때문일 것입니다.
현재 돼지열병을 막으려면 남한정부와 협력하는 것이 최선입니다. 남한은 자국 내 축산 농가를 보호하기 위해서 돼지열병의 확산을 막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런데 북한에서 돼지열병 발병과 확산소식을 공개하지 않아 대응책 마련에서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북한당국만 호응한다면 남한정부와의 협력이 당장 이루어질 수 있습니다.
북한지도부의 인민대중제일주의가 빈말인지 아닌지 실천으로 보여주어야 할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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