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한에서 10월 2일은 노인의 날입니다. 남한에서는 이 날에 100살을 맞는 모든 노인들에게 장수와 건강을 상징하는 지팡이인‘청려장’을 선물합니다. 청려장은 한해살이풀인 명아주로 만드는데 가볍고 튼튼해서 통일신라 때부터 왕이 장수한 노인에게 직접 하사했다고 합니다. 올해 남한에서 청려장을 받은 노인은 2623명으로, 10년 전인 2013년에 비해 두 배 이상 증가했습니다. 현재 남한에는 100세 이상 노인이 약 9천 명입니다. 최고령자는 120세인 박명순 할머니입니다.
북한은 100살 이상 노인이 몇 명인지 공개하지 않고 있습니다. 국제기구가 진행한 2008년 북한인구 조사자료에만 100세 이상 노인의 수가 공개되고 있는데, 당시 100세 이상 노인은 총 54명, 그중 100살 노인은 40명이었습니다. 북한에서 100세 이상 노인에 대한 자료는 노동신문에 최고지도자가 100돌 생일상을 보내주었다는 기사를 통해서만 찾아볼 수 있습니다.
2022년, 최고지도자가 보내준 100살 생일상을 받았다고 노동신문에 소개된 노인은 모두 22명이었습니다. 2008년에는 12명이 소개되었는데, 그 때보다 거의 2배 늘어난 것입니다. 그래서 대강 추론하면 현재 북한의 100세 이상 노인은 대략 100여 명쯤 될 것이라고 보입니다. 남한의 인구가 북한의 2배인 것을 감안하면 남한과 북한의 100세 이상 노인인구 비율은 4000명 대 100명으로, 남한이 40배나 더 많습니다.
유엔인구기금(UNFPA)이 발표한‘2023 세계 인구현황보고서’에 의하면 남한 국민의 기대수명은 84세, 북한은 73.5세로 남한이 북한보다 11세 더 깁니다. 남한사람들은 나이에 비해 어려 보이기 때문에 실제 나이를 추측하기 어렵습니다. 남한에서는 공식적으로 65살 넘으면 노인이라고 하고 이때부터는 지하철도 무료로 이용할 수 있지만, 실제로는 65살이 되어도 너무 젊어 보여서 노인이라고 부르기도 어색합니다.
김일성은 1980년대 초 북한의 평균수명이 74살이라고 자랑했습니다. 김일성은“북한사람들이 자본주의국가보다 풍족하게 살지 못하지만, 발전된 자본주의 국가들과 거의 맞먹게 오래 사는 것은 북한의 사회주의체제가 좋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실제로는 동북아시아 국가의 평균수명 순위는 일본, 싱가포르, 남한, 중국 순입니다. 김일성이 말한 대로 사람들이 오래 사는 나라일수록 살기 좋은 나라인 것은 맞지만 북한은 장수 국가로 손꼽히지 않습니다.
오늘날 남한주민들이 북한에 비해 훨씬 오래 사는 것은 먹고 입고 쓰고 사는 것이 풍족하고 보건의료가 발전했기 때문입니다. 남한의 의료시스템과 의료기술은 세계에서 가장 우수하다고 평가받고 있습니다. 북한에서는 자본주의 사회는 돈이 없으면 치료를 받지 못하는 세상이라고 비난했지만 남한에는 발전된 의료보험제도가 구축되어 있고 생활이 어려운 사람들을 위한 무상치료제도도 있습니다.
오래 사는 것은 인류의 숙망이었지만 인구의 고령화가 급속도로 진행되고 있는 오늘, 오래 사는 것을 좋아만 할 수 없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사람들의 수명은 빠르게 늘어나는데 아이를 많이 낳지 않아 젊은이들이 부양해야 할 인구가 급속히 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선진국에서는 노인들의 생계와 의료보장대책은 물론 그들이 지루함이나 상실감이 없이 여생을 즐겁게 보낼 수 있는 정책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북한에서는 주민들이 수명이 길지 않지만 그에 대해 고민하지 않으며 오히려 빨리 사망하는 것이 행복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남한에서는 각종 연금제도가 있어 은퇴해도 생계를 보장할 수 있고 연금이 없거나 부족하면 국가가 생활에 필요한 최소한의 비용을 지급해 주지만 북한에서는 노인들의 생계를 위한 아무런 대책도 없기 때문입니다. 노인들은 생계에 필요한 돈을 스스로 벌어야 하고 병에 걸리면 약도 없고 시설도 불충분해 제대로 된 치료를 받을 수 없는 것이 북한의 현실입니다. 북한에 노인을 위한 정책수립이 절실히 필요합니다.
** 이 칼럼 내용은 저희 자유아시아방송의 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
에디터 양성원,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