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에 이어 1월에도 추위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서울시간으로 1월 12일, 서울의 최저 기온이 영하 12도까지 내려갔습니다. 북한은 더 낮았습니다. 평양의 새벽 기온은 영하 13도였고, 북부 내륙 지역은 영하 20도까지 내려갔습니다. 서울에는 며칠 전 내린 눈이 아직 녹지 않고 곳곳에 쌓여 있습니다. 텔레비전에서는 사람들이 추위에 떠는 모습을 영상에 담아 내보내고 있습니다. 그러나 서울 사람들은 추위를 거의 느끼지 않고 생활합니다. 서울이 평양보다 남쪽에 있으니 그렇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실제로 서울의 기온은 평양과 2도 정도밖에 차이가 나지 않습니다. 하지만 평양 주민들은 서울 사람들보다, 아니 세계적으로 가장 추운 도시로 알려진 모스크바 사람들보다 더 춥게 삽니다.
체감 온도는 사람의 피부가 느끼는 온도를 의미합니다. 체감 온도는 기온, 습도, 바람, 복사열, 신체 상태 등의 영향을 받습니다. 그런데 북한에서 체감 온도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요인은 실내 온도입니다. 다른 나라에서는 공공기관은 물론 버스와 지하철, 상점, 은행, 도서관, 공공화장실 등 어디에 가도 실내가 따뜻합니다. 남한은 심지어 외부에 있는 버스 정류장 의자에도 보온 장치를 설치해 놓아서 거기 앉으면 따뜻합니다. 사람들이 실내에서 나가더라도 바깥에 머무르는 동안 체온이 유지되어 추위를 느끼지 않습니다. 그러나 북한은 실내가 춥습니다. 공공기관의 사무실, 병원, 학교, 도서관, 상점, 영화관과 극장 등 모두 난방이 안 됩니다. 대학과 학교도 마찬가지입니다. 교실은 물론이고 기숙사도 난방이 거의 되지 않아 추위에 떨게 됩니다. 추운 실내에서 떨다가 바깥으로 나서면 실제 온도보다 더 춥게 느껴집니다. 그래서 실제 기온보다 체감 온도가 훨씬 더 낮아지는 것입니다.
올해 북한에서는 석탄과 나무 값이 모두 두 배 이상 올랐습니다. 이로 인해 가정에서도 석탄이나 나무를 풍족하게 사용할 수 없습니다. 아침에 밥을 짓는 정도로 불을 떼고 그 열로 하루를 버텨야 하며, 저녁밥을 짓는 열로 밤을 지탱해야 합니다. 새벽에 일어나면 물그릇에 살얼음이 생깁니다. 평양도 여전히 춥습니다. 평양 시민들에게 설을 맞아 물고기를 공급하는 상점의 판매원들이 동복을 입고 일하는 모습이 텔레비전에 나왔습니다. 그러나 북한 당국은 이에 대한 대책 마련에는 관심조차 없습니다. 다른 나라에서는 겨울에 가스, 전기, 석탄 값이 오르면 당국이 나서서 수요와 공급을 조정하려 노력하는 모습과는 전혀 다릅니다.
북한에서 실내 난방을 거의 하지 못하는 이유는 에너지가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통계에 따르면 2022년 기준 북한의 1인당 에너지 소비량은 3,864Kwh로, 남한의 68,126Kwh의 1/17 수준에 불과합니다. 북한은 에너지 소비량이 아시아에서 가장 낮은 국가 중 하나입니다. 북한보다 더 낮은 국가는 아프가니스탄, 부탄, 미얀마, 네팔뿐입니다.
현 시점에서 북한에서 가장 중요한 과제는 에너지 문제를 해결하는 것입니다. 북한은 지난해 경제 성과 총화에서 전력은 101%, 석탄은 110% 생산했다고 발표했습니다. 하지만 주민들은 여전히 전기를 보지 못하고 추위에 떨고 있습니다. 올해 경제 건설에서 가장 중요하게 내세운 목표는 지방 건설이었습니다. 앞으로 지방 공장이 건설되면 연료 수요는 더 많아질 것이며, 에너지 부족은 더 심각해질 것입니다. 에너지 소비량은 국가 경제력을 나타내는 핵심 지표입니다. 공장을 많이 건설해도 에너지가 부족하면 가동할 수 없고, 멋진 고층 아파트도 난방과 전기를 보장하지 못하면 그림의 떡에 불과합니다.
추위에 떨고 있는 주민들의 고통을 덜어주기 위해서는 핵무기나 미사일 개발보다 에너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책 마련이 시급합니다.
** 이 칼럼 내용은 저희 자유아시아방송의 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
에디터 양성원, 웹편집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