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폐개혁이 전면적으로 실패했다는 것이 확실해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가운데 지난 1월 경에 박남기 계획재정부장이 해임되었다는 보도가 있습니다.
사실 모든 것이 예상했던 대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화폐개혁 조치가 나오자마자 한국의 한 전문가는 다음과 같이 예견했습니다. 첫째, 화폐개혁은 큰 혼란을 초래할 것이다. 둘째, 피해를 본 주민들의 중앙당국에 대한 반감이 증가할 것이다. 셋째, 얼마 지나지 않아 누군가가 책임을 뒤집어쓰고 책벌될 것이다. 넷째, 종합시장을 다시 허용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요사이 북한에서 나오는 소식은 이 네 가지 예측이 틀리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이 중에서 오늘은 박남기 계획재정부장의 해임 건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우선 1997년 8월에 있었던 당시 중앙당 농업담당 비서 서관히의 총살을 기억에 되살려 보겠습니다. 북한당국은 미국의 간첩인 서관히가 농업담당비서로 재직하면서, 체계적으로 농업을 망쳤다고 조작했습니다. 서관히 비서에게 식량공급 실패와 대량아사를 야기한 책임을 뒤집어씌운 것이었습니다. 이는 10월 8일 김정일 총비서 취임을 앞두고, 정책실패의 책임을 전가하고 민심을 무마하기 위한, 또는 공포를 조성하기 위한 조치였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번에 박남기 계획재정부장의 해임건은 서관히 비서 총살건과 유사합니다. 화폐개혁이 경제를 전면적 혼란에 빠뜨리고, 일반 인민 생활에 극도의 고통을 초래하면서, 민심이 흉흉해지자, 북한당국에게 민심 수습용 속죄양이 필요하게 된 것입니다. 화폐개혁의 폐해가 극심하기 때문에, 박남기 부장이 책임을 뒤집어쓴다면, 아마 극형에 처해질 가능성이 많을 것입니다. 서관히 비서 때와 마찬가지로, 추가적으로 무고한 많은 사람에게 책임을 뒤집어씌우는 대대적 숙청이 일어날 가능성도 많습니다.
박남기 부장은 2005년부터 보수적인 경제정책을 주도해왔습니다. 그는 2003년과 2004년 경제개혁을 과감하게 밀고나가던 박봉주 총리를 견제하기 위해 기용되었습니다. 그는 개혁 총리였던 박봉주와 대조되는 인물입니다. 2003년 9월 박봉주가 총리로 기용되면서, 박남기는 국가계획위원장에서 해임되었습니다.
그가 재등장한 것은 2005년 9월에 중앙당의 계획재정부장으로 임명되면서부터입니다. 그의 기용은 박봉주 총리와 내각을 무력화시켜, 추가적 개혁을 중단하고, 경제정책을 보수적인 방향으로 다시 돌려놓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박남기는 박봉주 총리가 밀어붙이던 과감한 개혁 조치에 반발하던 중앙당과 군부의 지지를 받고 있었습니다. 중앙당과 군부가 반발한 것은 박봉주 총리의 개혁이 당과 군의 경제적 특권을 현저히 제한하려고 했기 때문입니다. 박남기가 2005년 9월 중앙당 계획재정부장으로 기용된 이후 북한의 경제정책은 점차로 보수성을 강화시켰고, 그 절정에서 2009년 11월 화폐개혁 조치가 취해졌던 것입니다.
박남기 계획재정부장의 해임을 한국식으로 말하면, '몸통은 그냥 두고 깃털만 제거 한다'라고 할 수 있습니다. 진실로 책임있는 거물은 건드리지 않고, 힘없는 졸개만 친다는 것입니다. 그러면 화폐개혁과 북한 경제정책 실패의 몸통은 누구일까요. 그것은 중앙당과 군부, 그리고 김정일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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