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금순] 알 권리와 정보공개

이금순-한국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2014-0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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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주민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여러분은 ‘알 권리’라는 말을 들어보신 적이 있으십니까? 다소 낯선 말일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알 권리’라는 용어가 정확히 언제부터 시작된 것인지에 대해서는 분명하지 않지는 않지만, 처음으로 ‘알 권리’를 공식용어로 사용한 사람은 AP통신에 근무하던 켄트 쿠퍼로 알려졌습니다. 여러분도 아시다시피 2012년 1월부터 미국의 세계적인 통신사인 AP통신 평양지국이 만들어져 전 세계에 북한의 소식을 전하고 있습니다. 켄트 쿠퍼는 1945년 ‘뉴욕타임스’의 기고문에 “국민의 알 권리가 없는 민주주의란 있을 수 없다”고 썼습니다.

여러분이 살고 계시는 북한도 정식 명칭을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으로 정하고 있는 것처럼, ‘민주주의’는 국제사회가 추구하는 공통의 가치입니다. ‘알 권리’가 민주주의 구현을 위해서 중요하다는 것은 국민이 주인으로서 역할을 다하기 위해서 충분한 정보에 접근할 수 있어야 한다는 뜻입니다.

사전에 나온 ‘알 권리’라는 뜻은 “국민 개개인이 정치·사회현실 등에 관한 정보를 자유롭게 알 수 있는 권리”입니다. 그러나 냉전시기에는 이념적 체제대결을 이유로 언론의 취재환경을 제한하였고, 이에 반발해 ‘언론의 자유’와 같은 개념으로 ‘알 권리 운동’이 진행되었습니다.

남한에서 ‘알 권리’라는 말이 신문에 처음 등장한 것은 1964년에 당시 신문기자가 군인과 경찰에게 폭행당하는 사건이 발생하면서 경향신문이 이 사건을 국민의 알 권리 침해라는 내용으로 알리면서부터입니다. 이후에 언론사를 중심으로 ‘국민의 알 권리 보장’을 위한 자유로운 취재 환경보장 요구들이 커지게 되었습니다. 이제는 남한에서 1980년 언론기본법이 만들어지면서 언론의 정보청구권이 명시되게 되었습니다. “언론의 발행인이나 그 대리인의 청구가 있는 경우, 공익 사항에 관한 정보를 정부가 제공해야 한다.”고 규정하였습니다.

그렇지만 실제로 이런 정보공개청구권에 근거한 정보공개는 이루어진 적이 없으며, 1996년 “공공기관의 정보공개 등에 관한 법률‘이 제정 되면서부터 실질적인 정보공개가 가능하게 되었습니다. 물론 정보 공개법에도 ”국가기밀이나 인사에 관한 사항 등 특별한 경우에는 국가기관이 보관하고 있는 문서의 열람과 복사의 청구“를 하지 않을 수 있도록 되어있습니다.

남한에서는 이제 정보공개법에 따라 개인이 정부 및 공공기관에 알고 싶은 정보의 공개를 요청할 수 있도록 되어있습니다. 예를 들어 기관이 추진하는 사업들이 실제로 어떻게 계획되고, 실행되었는지를 알기 위한 자료들을 보겠다고 청구할 수 있습니다. 요즘에는 컴퓨터의 인터넷을 통해서 정보들이 오고가고 있기 때문에, 대부분의 기관들은 고유의 홈페이지를 통해 정보를 공개하고 있습니다. 개인이 기관을 방문하지 않아도 아주 간편하게 정보를 볼 수 있도록 되어 있습니다.

특히 정부의 예산으로 운영되는 국가 및 공공기관은 국민의 세금이 제대로 효율적으로 잘 사용되었는지를 알 수 있도록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도록 되어있습니다. 물론 정보공개 시에도 ‘국가의 중대한 이익을 해칠 우려가 있는 사안이나 국민의 생명·신체·재산에 피해를 주는 사항“ 등은 제외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정보공개로 개인의 신상자료가 노출될 위험이 있는 사항들은 개인정보 보호를 위해 제외되도록 하고 있습니다.

‘국민의 알 권리 보장’과 ‘개인의 사생활 보호’간의 논쟁이 이루어 지기는 하지만, 사안이 공적인 특성을 가지며 언론 보도를 통하지 않고는 알 수 없는 경우에는 내용이 개인의 사적생활에 관한 것이라도 보도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남한에서 국민의 알 권리는 헌법에 보장된 기본권입니다. 아직은 여러분이 살고 계시는 북한에서 국가기관이나 공공기관에 정보를 자유롭게 보여 달라고 요청하는 것이 불가능한 것이라고 생각하실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공민이 주인인 공화국이 되기 위해서는 ‘공민의 알 권리와 정보공개’를 규정하는 법률을 마련해 실행되어야 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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