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금순] 근로자의 날

이금순-한국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2015-05-01
이메일
댓글
Share
인쇄

북한주민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봄이 오는 듯 싶더니, 날씨가 갑자기 한여름과 같이 되었습니다. 한 낮에는 사무실에서 냉방기를 켜야 할 정도가 되었습니다. 5월 1일은 ‘근로자의 날’이라 일을 하지 않아서, 5월 4일 하루 휴가를 내면 어린이날까지 5일 간 연속해서 휴가를 즐길 수 있게 됩니다.

근로자의 날은 법정공휴일은 아니어서, 정부, 학교, 병원 등 공공기관은 정상대로 일하게 됩니다. 그렇지만 은행이나 노동조합이 있는 기관들은 일하지 않습니다. 제가 일하고 있는 연구원은 전체 직원 중 노동조합에 가입한 직원이 소수이기는 하지만, ‘근로자의 날’을 휴일로 기념합니다.

‘근로자의 날’은 근로자의 노고를 위로하고, 근무의욕을 더욱 높이기 위해 제정한 법정 기념일입니다. 한반도에서 최초 근로자의 날 행사는 1923년 일제 식민지 시절, '조선 노동 총연맹'의 주도하에 처음으로 시작되었습니다. 약 2000여명의 노동자가 "노동시간 단축, 임금인상, 실업방지" 등을 주장하며 전 5월 1일 메이데이 기념행사를 최초로 열었습니다. 8·15 광복 뒤에도 5월 1일을 노동절로 기념하다가 1963년 ‘근로자의 날 제정에 관한 법률’에 의거하여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창설 기념일인 3월 10일을 노동절 대신 근로자의 날로 정해 산업 발전의 주역인 근로자의 노고와 공헌을 기리는 행사를 개최하였습니다. 1973년 대통령령에 따라 기념일로 포함된 뒤, 1994년부터 노동계의 오랜 요청을 받아들여 다시 5월 1일로 바꾸어 시행하고 있다.

한국노동조합총연맹과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도 지역별로 기념행사와 집회를 열어 근로자의 사기 진작과 단합, 산업체의 생산성 향상을 꾀하는 한편, 근로조건 개선과 근로자 개인의 삶의 질 향상, 노사 화합과 단결 등을 다지고 있습니다.

사전에는 ‘노동자’라는 말이 “노동력을 제공하고 그 대가로 임금을 받아서 생활하는 사람” 혹은 “육체노동을 하여 그 임금으로 살아가는 사람“으로 규정되어 있습니다. 이와 같은 사전상의 개념이 실제로 혼돈을 주기도 합니다. 주로 육체노동을 하는 근로자들이 노동조합운동을 주도하였으나, 이제는 사무직에 종사하는 근로자들도 노동조합에 가입합니다. 연구기관에서는 박사들도 노동 조합에 가입하기도 합니다. 공무원이나 교원들도 노동조합을 만들어서 활동하기도 합니다.

‘근로’ 즉 ‘일’을 통해서 사람들은 생활하기 위해 필요한 돈을 벌게 됩니다. 그러나 ‘일’은 단순히 돈을 버는 것에 그치지 않고, 그 이상의 의미를 주게 됩니다. 잠자는 시간을 제외한다면 우리가 가정에서 가족과 생활하는 시간보다 일터에서 직장동료들과 생활하는 시간이 더 긴 것이 현실입니다.

여러분은 노동자의 권리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저는 남한에 온 탈북민들을 대상으로 이러한 항목들을 조사하여 왔습니다. 북한에서 노동 3권, 노동자가 헌법상의 기본권으로 가지는 세 가지 권리인 단결권 ·단체교섭권 ·단체행동권이 지켜지고 있는지를 조사하여 왔습니다. 근로자가 노동조합을 만들어 임금 등 노동조건을 협상하고, 권리를 지키기 위해 단체행동을 할 수 있는지에 관한 것입니다. 북한에 직맹, 즉 조선직업총동맹이 있기는 하지만, 이는 조선노동당의 노동자 정치조직으로 실제 노동자의 권리를 실현하기 위한 조직으로 보기 어렵습니다.

노동자의 권리에서 가장 중요한 점은 일한 만큼 차별받지 않고 일한 대가(임금)를 받을 수 있는 권리, 안전한 상태에서 일할 수 있는 권리입니다. 자신이 자유의사에 따라 일할 수 있는 권리도 중요합니다. 즉 본인의 희망과 능력에 따라 일을 선택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점에서, 북한에서처럼 억지로 배정된 기업소나 기관에 나가 일하지 않는다고 ‘무직’으로 처벌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습니다.

남한에서는 고용주가 근로자에 대해 일한 것에 대한 대가를 지불하지 않으면 법적으로 처벌을 받게 됩니다. 대부분 국가는 근로자들의 생활안정을 위해 임금의 최저수준을 정하고 사용자에게 그 수준 이상의 임금을 지급하도록 법으로 강제하는 제도를 시행합니다. 매년 물가수준을 감안하여 조정하도록 하고 있으며, 2015년 올해 남한의 최저임금은 1시간당 5,580원입니다.

북한에서도 노동의 대가에 대해 적절한 보상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노동자들의 권리증진을 위해 노동3권이 보장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원본 사이트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