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성훈 칼럼] 미 국방검토보고서와 북한

0:00 / 0:00

미국의 오바마 행정부가 추진할 국방정책의 방향을 제시한 국방검토보고서가 2월 초에 발간되었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의 남은 임기 3년, 만약 2012년 재선된다면, 앞으로 7년간 미 국방부가 추진할 정책의 청사진이 이 보고서에 담겨 있습니다. 우리가 주목해야 할 점은 북한과 관련해서, 특히 북한이 보유한 핵‧화학무기와 같은 대량살상무기에 대한 대응방향이 상세하게 담겨 있다는 것입니다.

국방검토보고서는 대량살상무기의 확산이 미국에 대한 위협일 뿐만 아니라 국제평화와 안정을 해친다는 문제의식을 토대로, 확산위협을 제거하는 것이 미국의 최우선 과제라고 밝히고, 이를 위해서 미국이 취해야 할 다양한 조치를 명시했습니다.

우선 국방부는 대량살상무기 위협에 직접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방안을 강구하기로 했습니다. 확산에 관한 정보 수집을 강화하고, 선박이나 항공기를 통한 확산 행위를 차단하기 위한 노력을 배가하며, 국제 공조체제도 확대하기로 했습니다. 2009년에 북한의 불법 무기수출행위가 해상과 공항에서 몇 차례 차단된 적이 있는데, 금년에는 이런 성과를 바탕으로, 안보리결의안 1874호에 의거한 대북한 차단작전이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됩니다. 그만큼 북한 정권이 무기를 수출해서 외화를 벌어들이는 일은 어려워지게 될 것입니다.

이번 국방검토보고서에서 특히 주목할 부분은 대량살상무기를 보유한 국가에서 이들 무기에 대한 통제력을 상실하는 비상사태가 발생하는 경우 미국이 직접 개입할 수 있다고 밝힌 점입니다. 보고서는 이런 사태가 발생하는 경우 미국이 대량살상무기가 배치된 지점을 파악해서 안전하게 관리해야 한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그 방법으로 제시된 것이 비상사태가 발생한 국가에 대한 '다층적인 봉쇄'입니다.

다층적인 봉쇄에는 비상사태가 발생한 국가로부터 해외로 나아가는 운송경로를 차단하는 조치, 해당 국가의 국경을 봉쇄하는 조치, 더 나아가 해당 국가 내의 특정지역을 봉쇄하는 조치 등이 포함됩니다. 핵‧화학무기와 미사일을 보유하고 관련 기술을 해외에 유출한 전력이 있고, 김정일의 건강이상과 화폐개혁 실패로 내부가 불안정한 북한이 다층적인 봉쇄 정책의 중요한 대상이 될 것입니다.

만약 북한 내에서 비상사태가 발생하는 경우, 다층적인 봉쇄 정책을 적용한다면, 우선 북한으로부터 해외로 나아가는 모든 육상, 해상, 공중 통로에 대한 검사가 강화될 것입니다. 중국, 러시아, 남한의 협력을 얻어 북한 국경에 대한 완전 봉쇄도 가능합니다. 더 나아가, 북한 내부 상황이 심각해서 그대로 방치할 수 없다고 판단되면, 미군을 해당 지역에 직접 투입해서 대량살상무기 확보 작전도 할 수 있다는 것이 이번 국방검토보고서의 취지입니다.

북한은 2003년에 이라크가 미국의 공격을 받은 것이 핵무기가 없었기 때문이라고 주장하면서 핵개발을 변호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미국과 영국은 이라크가 핵무기를 개발하고 있다고 믿었기 때문에 침공한 것이라고 밝히고 있습니다. 후세인의 핵개발이 미국의 침공을 자초했다는 것입니다. 이제 핵은 안전을 지켜줄 비책이 아니라 다가올 불행의 씨앗이라는 점을 북한 지도부도 절실하게 깨달아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