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남한의 국회에서 남한 총리가 통일헌법을 준비중이라고 답변한 것에 대해서 북한이 통일로 위장한 체제대결이라며 반발했습니다. 남한의 '민족공동체 통일방안'은 민족 개개인의 자유, 복지, 인간의 존엄성이 구현되는 '1민족 1국가 1체제 1정부'의 단일 민주국가를 지향하면서, 통일헌법은 통일 완성단계에서 남북한 의회의 대표들이 마련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통일국가의 이념은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기본으로 합니다.
북한은 서로 다른 제도를 가진 남과 북이 자기 것을 일방적으로 포기하지 않으려는 상황에서 두 제도를 단일화하는 제도통일론은 실현 불가능하고 무력충돌만 일으킬 뿐이라고 비판하면서, 두 제도가 공존하는 연방제 통일론을 실현하고 6‧15 공동선언을 실천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듣기에는 그럴듯한 북한의 주장은 근대역사의 교훈과는 정면으로 배치됩니다. 오늘날 역사가들은 근대국가의 형성 시점이 대체로 15세기 말에서 16세기 초 르네상스 시대의 시작과 일치한다고 봅니다. 당시 이탈리아에서는 최초의 국가체제 형태인 군주국가가 형성되었고, 유명한 마키아벨리와 같은 지략가가 군주의 통치를 보좌했습니다.
이후 미국과 소련이 대치하던 냉전이 종식되고 파리 평화조약이 체결된 1990년까지 약 500년간 세계는 크게 다섯 번의 국가체제 전환이 이뤄지게 됩니다. 다섯 번의 체제전환은 모두 다양한 체제가 각축을 벌인 체제경쟁에서 우수한 체제가 승리하여 당대의 국가제도를 통일하면서 끝이 났습니다.
가장 가까운 예가 냉전입니다. 1945년에 시작된 냉전은 공산주의와 민주주의의 체제대결이었습니다. 반세기나 지속된 냉전은 소련과 동구 공산정권이 붕괴되어 자유민주주의의 승리로 끝이 났으며, 이제 공산주의는 역사속의 유물이 되어 버렸습니다. 21세기의 국가제도는 자유민주주의이며 북한의 공산주의는 역사의 찌꺼기일 뿐입니다. 북한이 6‧25 남침을 자행한 것도 무력에 의한 제도통일을 시도한 것이며, 노동당 규약에 한반도 공산화를 명기하고 있는 것 역시 공산주의로 제도통일을 하겠다는 뜻입니다.
어쨌든 오늘날 국가의 원형이 탄생한 16세기 초엽부터 시작된 체제발전 역사의 교훈은 우열을 가리는 체제대결을 통해 우수한 제도로 통일된다는 것입니다. 사실 열악한 종이 도태되고 우수한 종만 살아남는 것은 자연의 이치이기도 합니다.
이런 점에서 볼 때, 두 개의 제도가 공존할 수 있다는 북한의 연방제 통일방안은 역사의 교훈과 자연의 이치에 정면으로 배치되는 어불성설입니다. 고려연방제통일방안은 체제위기에 몰린 북한정권이 살아남기 위한 방편에 불과하며 실현 불가능한 허구일 뿐입니다. 자유민주주의는 남한의 제도일 뿐 아니라 전 세계의 제도라는 사실, 그리고 남한의 통일헌법은 남북한 동포의 대표들에 의해 함께 만들어진다는 사실을 북한 동포들에게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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