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북한의 조선아태평화위원회, 즉 조평통이 금강산과 개성 관광에 대한 사업계약을 파기할 수 있다는 담화를 발표했습니다. 남한 당국이 생트집을 부리며 관광길을 가로막는 경우 특단의 조치를 취하지 않을 수 없다며 모든 계약의 파기와 관광지역 내의 남측 부동산 동결 등을 거론했습니다.
금강산‧개성 관광이 중단된 것은 관광을 하던 무고한 남한 동포가 북한군에 의해 표적 살해되었기 때문입니다. 북한은 살해된 동포가 군사구역에 들어왔기 때문이라고 주장하지만 이전에 다른 관광객들도 드나들던 장소에서 여성 관광객을 굳이 살해했다는 것은 국제사회에서 납득할 수 없는 일입니다. 현재 남한은 이 사건에 대한 진상조사와 재발방지 약속, 그리고 관광객의 신변안전 보장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저는 오늘 논평에서 금강산과 개성은 북한이 국제무대로 나아가는 관문이라는 점을 강조하고자 합니다. 북한이 관광중단 사태를 지혜롭게 해결하면 국제사회로 나아가는 길이 훨씬 수월해지고 정권차원에서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외자유치도 희망적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지금처럼 안하무인격인 태도를 고수한다면 정반대의 결과가 초래될 것입니다.
그러면 어떻게 하는 것이 관광중단 사태를 지혜롭게 해결하는 길일까요? 북한당국이 관광문제를 남북간의 정치적인 문제가 아니라 국제적인 상식에 부합하는 서비스, 즉 봉사의 문제로 봐야 제대로 된 해결책을 내놓을 수 있습니다. 관광객이 돈을 주고 관광지를 방문하기 위해서는 두 가지 조건이 갖춰져야 합니다.
첫째는 관광지가 가볼만한 가치가 있어야 하는 데, 금강산과 개성은 북한의 주장처럼 세계적인 명승지로 알려진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남한 동포들은 가보고 싶은 장소입니다. 둘째는 관광지의 서비스입니다. 관광객이 마음 편히 쉴 수 있는 제반여건이 갖춰져야 합니다. 신변안전은 기본의 기본이고, 맛있는 음식과 편안한 잠자리, 풍부한 여가시설, 직원들의 서비스 정신 등이 복합적으로 손님을 만족시킬 수 있어야 합니다.
한마디로 관광은 종합예술이자 오케스트라입니다. 그런데 서비스는 완전히 무시한 채 '볼거리' 하나만 갖고서 관광을 오라고 목청을 높이고 있는 것이 북한당국의 현재 모습입니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관광지에서 관광객이 살해되는 사건이 발생하면 해당국가가 발 벗고 나서서 범인을 찾아내고 처벌하는 것이 기본입니다. 관광객의 마음이 불안해지면 손님이 끊기게 되고 그러면 관광수입이 줄어들어 고스란히 피해를 보기 때문입니다.
시장경제를 원칙으로 하는 21세기 국제무대에서는 돈을 쓰는 고객이 왕입니다. 그리고 돈을 가진 고객이 돈을 쓰도록 보다 더 좋은 제품을 개발하고 보다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시장이 돌아가는 기본원리입니다. 금강산‧개성은 북한이 이런 시장의 원리를 깨우칠 수 있는 중요한 관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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