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8일 북한의 아‧태평화위원회가 내각과 군대까지 동원해서 금강산 특구에 있는 남측 부동산에 대한 조사를 하겠다고 일방적으로 통보했습니다. 동시에 건물 소유주들이 소집 요청에 응하지 않으면 남한의 재산을 몰수하겠다고 선언했습니다. 3월과 4월에 각각 개성과 금강산 관광을 재개하자는 제의에 남한 당국이 응하지 않자 재산을 몰수하겠다는 협박까지 하고 나선 것입니다.
현재 금강산 특구에 건설된 남한 소유 건물들의 시가는 남한 돈으로 3,600억 원 정도에 달한다고 합니다. 미화로 환산하면 약 3억 5천만 달러에 달하는 큰돈이지요. 수틀리면 몰수해버리면 된다는 것이 북한정권의 속성인 것 같습니다. 일제에서 해방된 이후 지주계급의 재산을 인민에게 무상으로 배분한다는 명목으로 재산을 몰수해서 독재체제를 구축한 사람이 바로 김일성이었습니다.
올 초에 단행된 화폐개혁도 중앙에서 통제할 수 없을 정도로 시장이 활성화되자, 부지런한 주민들이 시장을 통해 벌어들인 재산을 뭉개버린 것과 다를 바 없다고 저는 봅니다. 결국 몰수의 한 형태라고 할 수 있는 것입니다. 따라서 아‧태평화위원회의 몰수 협박도 결코 놀랄 일은 아니지만 이번 조치는 북한정권이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외자유치사업을 위태롭게 하는 자충수가 될 수 있다는 점을 충고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아시다시피, 남한 정부에서 관광을 재개하지 못하는 것은 관광객의 신변위협 때문입니다. 저의 논평을 통해서 누차 말씀드렸듯이, 세계 어느 곳에서도 명색이 국제적인 관광지라는 곳에서 관광객이 군인의 총에 맞아 사망하는 일은 없습니다. 원인도 제대로 규명하지 않고 앞으로 그런 일이 없을 테니 믿어달라는 무책임한 나라는 더더욱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설상가상으로 이제 북한당국이 남측의 재산을 몰수하겠다고 협박을 하니, 혹시나 해서 북한에 투자를 생각하던 외국 기업들도 꼬리를 감출 것이 불을 보듯 뻔합니다. 경제의 기본원리는 그저 사람이 살아가는 상식입니다. 세상에 어느 누가 수틀리면 다 몰수하겠다는 나라에 투자를 하겠습니까? 아마 이미 했던 투자금도 거둬들이려고 할 것입니다.
북한은 남한 재산을 몰수해서 외국인과 북한주민 관광을 할 것이라고 합니다. 그러나 이 계획도 실패할 것이 뻔합니다. 먼저 외국인 관광의 경우, 북한과 같은 살벌한 곳에 관광을 갈 정도의 외국인은 거의 없습니다. 아마 중국 사람들이나 갈까요? 국내관광은 북한당국이 하기도 어려울 것입니다. 금강산에 간 북한 주민들이 남한이 건설한 멋진 건물들을 보고 경탄하면서 내심 남한이 잘 산다고 들었는데 과연 잘사는 모양이라고 생각하게 될 테니까요.
사실 금강산, 개성 관광을 비롯해서 현재 북한을 둘러싸고 생기는 모든 문제의 열쇠는 북한정권이 쥐고 있습니다. 북한당국이 대단한 존재라서가 아니라 모든 문제의 씨앗이기 때문입니다. 북한당국이 국제적인 상식을 갖고 관광문제에 접근하지 않는 한 이 문제의 해결책은 없다고 단언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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