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2일은 남한의 지방자치 선거일이었습니다. 남한에서는 4년에 한 번씩 시장, 도지사, 군수, 시의원, 구의원 그리고 교육감을 주민들이 직접 투표로 뽑습니다. 전국에서 선거가 진행되기 때문에 가급적 많은 사람들이 투표에 참여할 수 있도록 임시공휴일로 지정되어 있습니다. '투표'야말로 민주주의의 꽃이기 때문입니다.
지방자치 선거가 시작된 이래 집권여당은 매번 재미를 보지 못하고 야당이 승리했습니다. 중앙정부에게 너무 힘이 쏠리는 것을 막겠다는 견제심리가 발동해서 국민들이 정치적 힘의 균형을 맞추려 하기 때문입니다. 이 역시 자유민주주의 사회에서 흔히 나타나는 권력분산 현상입니다.
이번 지방선거 결과를 토대로 남한 정부는 기존 정책을 여러 모로 재검토하고, 다시 민심을 살 수 있도록 배전의 노력을 다 할 것입니다. 이처럼 자유민주주의 사회에서의 선거는 집권층이 정책적으로 미진한 부분을 바로잡고 나라의 발전을 위해 전진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입니다.
남한의 지방선거 하루 전인 6월 1일 북한의 민족화해협의회, 즉 민화협에서 남한주민들의 투표권에 노골적으로 간섭하는 입장을 발표했습니다. 민화협은 남북관계가 전쟁폭발 전야에 놓여있다고 위협하면서, 지방선거가 남한정부에 대한 중간심판이므로, 현 정부에 반대하는 복수의 표를 던지라고 선동했습니다. 현 정부에게 "준엄한 철추를 내림으로써 자기의 영예로운 사명과 책임을 다해야" 한다고 독려했습니다.
저는 이 발표를 보고, 마치 북한정권이 남파간첩이나 지하에서 암약하는 고정간첩들에게 지령을 내리는 것과 같은 느낌을 받았습니다. 남한의 내정에 대한 명백한 침해일 뿐 아니라 남한국민들의 신성한 투표권에 대한 노골적인 간섭입니다. 지금 북한은 남한군이 전방에서 대북방송을 재개하려는 것에 대해 방송장비를 조준 사격하겠다면서 반대하고 있습니다. 그러면서도 자기들은 남북이 합의한 단체를 통해서 버젓이 대남 비방선동을 일삼고 있습니다.
북한이 간과하고 있는 것은 남한 국민들의 성숙한 시민의식입니다. 지금 남한에서 투표권을 행사하는 그 누구도 다른 사람이 시키는 대로 투표하지 않습니다. 남한 국민 개개인이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투표장에서 자기 의사를 분명하게 표시하는 전통이 수립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투표를 끝낸 사람들에게 하는 출구여론조사에 응해서 당당하게 누구를 찍었노라고 얘기합니다. 이번에 출구조사 결과와 실제 선거결과가 대부분 일치한 것도 이런 전통이 있었기에 가능했습니다.
민화협은 이름 그대로 남과 북의 화해와 협력을 위해 만들어진 기구입니다. 그런 기구가 상대측 정부와 지도부를 온갖 폭언을 해가며 비난하는 것도 모자라 신성한 선거에 개입하는 것은 도저히 묵과할 수 없는 중대한 도발입니다. 이번 기회를 통해서 민화협의 존재이유에 대해 심각한 성찰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화해협력이라는 간판을 쓰고 실제로는 민족분열의 전위대로 전락한 그런 기구는 존재할 가치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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