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성훈] 한·중 정상회담과 새로운 동북아

전성훈∙한국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2013.07.05

남한의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6월 말 중국을 방문해서 시진핑 주석과 정상회담을 가졌습니다. 이번 회담은 양국이 수교한 후 가장 성공적인 정상회담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두 정상이 그 동안 축적해온 개인적인 유대와 더불어 박 대통령에 대한 중국 인민들의 호감이 매우 컸던 것이 큰 요인으로 분석됩니다. 양국은 다양한 현안에 대한 깊이 있는 논의를 바탕으로 한·중 양국의 미래 청사진을 담은 공동성명을 발표했습니다.

북한의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즉 조평통은 한·중 정상회담을 평가절하하고, 남한 정부의 대북정책인 한반도 신뢰프로세스를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전임 이명박 정부의 비핵·개방·3000 구상과 한 치도 다를 바가 없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이번 정상회담에서 중국 측은 신뢰프로세스 구상을 환영하고, 남북관계 개선과 긴장 완화를 위해 남한이 기울여온 노력을 높이 평가했습니다. 북한 당국은 비핵·개방·3000 구상을 비판했던 중국이 신뢰프로세스를 지지하고 있다는 사실을 직시해야 할 것입니다.

박근혜 대통령은 북경 방문을 마치고 시안으로 떠나기에 앞서 중국의 명문 칭화대학에서 연설을 했습니다. 연설의 주제는 동북아의 평화·협력과 남북관계의 발전에 기초한 새로운 한반도 그리고 북한의 변화가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먼저 박 대통령은 북한의 변화가 한반도와 동북아 변화의 열쇄라고 강조했습니다. 동북아의 전정한 평화·협력을 위해서는 새로운 한반도가 필요한 데, 새로운 한반도를 만들기 위해서는 북한의 변화가 필요조건이라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 북한이 핵을 포기하고 국제사회의 일원이 될 것을 거듭 촉구했습니다.

그 다음 만약 북한이 긍정적으로 변화한다면 이는 한반도와 동북아의 발전에 아주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예견했습니다. 북한의 진정한 변화가 단초가 되어 한민족의 풍요를 보장하는 새로운 한반도 건설로 이어지고, 새로운 한반도가 또 다시 새로운 동북아의 번영으로 귀결될 것이라는 겁니다. 박 대통령은 북한문제로 인한 지정학적 위험이 사라진 동북아는 풍요로운 노동력과 세계 최고의 자본, 기술이 결합해서 지구촌의 새로운 성장엔진이 될 것이라는 희망찬 비전을 제시했습니다.

정상회담에서 시진핑 주석은 한·중 양국의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의 미래는 보다 더 아름답고, 상호 신뢰와 발전, 우호의 파트너가 될 것으로 믿는다. 감사하다.”고 말했습니다. 양국이 새로운 한반도와 새로운 동북아의 길을 열어가기로 의견을 모은 것입니다. 이제 나머지 선택은 북한 지도부의 몫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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