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남한에서 발간되는 한 영어신문에 참으로 부끄러운 기사가 났습니다. 전직 외신기자였던 외국인이 자신이 고정으로 게재하는 지면에 "코리아가 이름을 바꿔야 한다"는 제목의 기고를 한 것입니다. 여기서 코리아는 남한을 말합니다. 즉 남한이 현재의 영문 명칭인 "South Korea"를 우리말 그대로의 다른 명칭인 "대한민국" 또는 줄여서 "한국"으로 바꿔 써야 한다는 것입니다.
저도 이 기사가 난 줄을 몰랐는데, 지난 주 서울에서 있었던 한 국제회의에서 전직 호주외교관이 기사의 내용을 소개해서 알았습니다. 왜 남한이 영문 이름을 바꿔야 하는가에 대한 이유는 간단했습니다. 북쪽의 이상한 체제와 관련되어 있다는 이유만으로 국제사회에서 엄청난 손해를 보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그는 북한은 세계 최악의 나라라고 지적하면서, 북한의 악명 높은 나쁜 행동 때문에 형제인 남한의 국제 이미지도 동반 추락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리고 이 때문에 남한이 국제사회에서 받을 수 있는 만큼의 대접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으므로, 이름을 바꿀 필요가 있다고 제안한 것입니다.
이 외국 언론인의 제안은 남한을 높이 평가하고 남한 편을 들어주는 의견임에 틀림없습니다. 그러나 저는 이 기사를 읽고, 남한사람으로서의 기쁨보다는 한민족으로서의 부끄러움이 앞섰습니다. 더 나아가서, 북한정권이 원망스러웠고, 북한 동포들이 안쓰러웠습니다. 외국 사람들의 눈에 보기에도 북한정권의 행태가 오죽이나 형편없었으면, 온갖 악평을 받는 북한 때문에 남한이 손해를 보지 않으려면 이름부터 바꾸라는 충고까지 했겠습니다.
우리 생활 풍습에 패륜아와 같은 자식은 호적에서 떼 내버리는 경우가 있습니다만, 저는 이 외국 언론인의 충고를, 북한 정권을 우리민족의 호적에서 떼어버리라는 뜻으로 들었습니다. 아마 그 외국인이 이런 우리 풍습을 알았다면 그렇게 얘기했을 겁니다.
북한 동포 여러분, 지금 밖에서 북한, 정확히 말해서 북한정권을 바라보는 국제사회의 인식이 이렇게 형편없습니다. 동시에 독재치하에서 고통을 당하는 북한 동포들에 대한 무한한 연민의 마음을 갖고 조금이라도 도우려고 합니다. 국제기구를 통한 대북지원이 끊이지 않는 것은 바로 북한의 일반 주민들에 대한 안쓰러움 때문입니다.
남아공 월드컵에서 북한 선수들이 선전한 것에 대해 세계 언론의 칭찬이 자자합니다. 북한 축구가 브라질을 맞아 그렇게 잘 싸울 줄은 몰랐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북한 축구선수들에 대한 이런 찬사 역시 북한 정권의 악명 때문에 빛이 바랠 것입니다. "축구는 잘 하는데 저 북한이라는 나라가 바로 핵개발하고 미사일 쏘고 남한군함 공격한 그 나라구나!"라는 생각이 드는 순간 북한 축구에 대한 칭찬은 순식간에 증오로 돌변할 것입니다. 북한정권의 악행 때문에 남한과 북한동포 모두 피해자가 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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