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칼라튜] 새해를 맞이하며

그렉 스칼라튜 ∙ 미국 북한인권위원회 사무총장
2019.01.01

1월 1일은 온 세계가 맞이하는 새해 첫 명절입니다. 많은 나라에서 가족들이 한자리에 모여 지난 1년 동안 있었던 일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또한 새해 희망을 이야기하고 계획을 결심하는 때입니다. 12월 송년회나 1월 새해 친구들끼리 모여서 음식과 술 한 잔 나누면서 지난 해의 오해를 풀고 연초에 새로운 출발을 다짐하기도 합니다.

북한에서는 1월1일 북한의 지도자가 신년사 발표를 합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1년전 2018년 1월1일 신년사에서 한국이 개최할 평창 겨울 올림픽 경기대회가 ‘성과적으로 개최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고 했습니다. 그 신년사에서 김정은 위원장은 북한 ‘대표단 파견을 포함하여 필요한 조치를 취할 용의가 있으며 이를 위해 북남 양국이 시급히 만날 수도 있다’고 했습니다.

그 신년사와 평창 올림픽을 계기로 2018년 남북한 관계와 미북 관계에 있어 긍정적 발전이 여러번 있었습니다. 평창 올림픽 때 북한의 지도자가 여동생인 김여정을 통해 한국 문재인 대통령에게 ‘빠른 시일 안에 평양을 방문해줄 것’을 공식 초청했습니다. 그 이후 한국의 문재인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은 4월 27일, 5월 26일, 9월 18일부터 20일까지 세번이나 이뤄졌습니다. 2018년 6월 12일 그전엔 상상도 못했던 미국 트럼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이 있었고, 중국과 북한의 정상회담도 3번이나 이뤄졌습니다. 또한 남북한이 철도와 한반도 중앙을 잇는 도로를 개설하기로 합의하고 남북한 화해와 신뢰를 되찾기 위한 여러 조치들이 있었습니다. 미북 정상회담 이후 북한 정부는 북한에 인질로 잡혀 있던 미국인 3명을 석방하고 2018년 7월 27일 한국전 참전 미군 유해 55구를 송환했습니다. 북한 정권은 정상회담 외교를 추진하면서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를 1년 넘게 중단했습니다. 미국과 한국은 6월12일 미북 정상회담 이후 한국 방위에 필요한 한미 공동 군사 훈련을 일시 중지하기로 했습니다.

2018년 정상외교로부터 비롯된 신뢰성을 되찾기 위한 이러한 조치들이 단기적으로 좋은 결과를 거둘 수 있습니다. 그러나 장기적으로 지속가능한 한반도의 평화와 화해를 이루고 남북한의 통일을 이루려면 북한은 완전하고 검증 가능한 불가역적인 비핵화를 기본으로 한 개혁과 개방에 나서는 것이 필수적입니다.

김정은 정권은 ‘병진노선’을 중요시 하지만, 그 정책에는 큰 모순이 있습니다. 사실상 북한은 일반 주민들에게 필요가 전혀 없는 핵무기와 탄도미사일을 개발하면서 대다수 북한 주민들의 경제, 보건위생 상태는 여전히 열악합니다. 김정일과 김정은 정권 하에서 ‘인민공화국’보다 정권을 유지하기 위해 인민들을 희생시켜 온 ‘김씨 일가 공화국’이 되어 버렸습니다.

대북 정책에 있어 2018년은 ‘정상외교’의 해였습니다. 2019년에도 남북, 미북 정상회담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러나 미북 간이나 남북한 정상회담을 가졌다 해도 김씨 일가의 기본적 전략 목표는 변하지 않았습니다. 그것을 짚어보면 주로 네가지가 있습니다. 첫째, 북한 주민들의 복지를 희생시키더라도 김씨 일가 정권 유지하기. 둘째, 북한 정권의 생존이 보장되는 한반도 통일 추구. 셋째, 주민들을 굶기면서라도 핵을 개발하여 핵 보유국 인정을 통한 국제사회에서의 위상을 격상시키기. 넷째, 한국과 미국을 이간질하여 한미동맹 관계를 와해시키고 첫째, 둘째 목표 실현을 위한 역량 마련하기 입니다. 국제사회는 북한의 핵과 미사일 도발을 세계평화에 대한 심각한 위협으로 여깁니다.

그래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북한 핵실험, 미사일 발사를 막고 핵확산을 예방하기 위해 대북제재 결의를 10번이나 통과시켰습니다. 북한 정권이 나라의 경제를 발전시키고 남북한 민족 화해로 향하는 길을 찾기위해서는 검증 가능한 비핵화가 그 기본적 조건입니다. 또한 남북한 화해와 평화라 하면 그 과정이 남북한 주민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 고려해야 할 중요한 문제입니다. 북한의 김씨 일가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를 무시하며 인권을 유린하고, 주민들을 굶기고 탄압해 왔습니다. 북한 주민들의 열악한 인권상황을 무시한다면 남북한 민족 화해와 평화 과정은 불가능합니다. 새해 2019년이 되어서도 북한 당국이 변화를 거부하며 한국만이 독자적으로 더 많은 양보를 하는 문을 열어놓을 뿐이라면 남북한 교류나 정상회담은 아무런 소용이 없습니다.

2018년은 ‘대북 정상외교’의 해였습니다. 2019년 로므니아, 뽈스까, 마쟈르, 벌가리아 등 동유럽 공산주의 독재 정권들이 붕괴된지 30주년을 기념하는 해입니다. 새 해에는 정상외교 뿐만 아니라, 남북한 민족 화해, 평화와 통일을 위한 북한의 종합적인 경제, 정치, 사회 개혁의 해가 되길 희망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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