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칼라튜 칼럼] 오바마 미국 대통령 2기 취임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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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민주당의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선거에서 두 번째로 승리한 후 미국에서 가장 큰 관심사는 1월 19일부터 21일까지 수도인 워싱턴 DC에서 열린 대통령 취임식 행사였습니다. 제44대 미국 대통령 버락 오바마는 미국 최초의 흑인 대통령으로서 상징적, 역사적 의미가 있습니다. 미국을 포함한 온 세계가 지난 몇 년 동안 경제와 금융 위기를 직면한 상태에서 미국 국민이 젊고 능력 있는 오바마 대통령을 계속 신뢰했다는 것 또한 깊은 의미가 있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의 출신 배경은 아주 특별합니다. 현재 51세인 오바마 대통령은 4년전 처음 선출되었을 때47세였는데요, 미국 역사상 선출된 대통령 당선자 중 다섯 번째로 젊습니다. 그의 아버지는 아프리카 케냐 사람이고, 어머니는 미국 백인 여자입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자신의 노력과 능력으로 명문인 하버드대학교 법과대학원을 우등으로 졸업하고 역시 명문인 시카고대학교에서 법학 교수를 지낸 후 2004년 말 일리노이 주를 대표하는 연방 상원의원으로 뽑혔습니다.

2008년 11월 대통령 선거, 또는 2012년 11월 대통령 선거에서 미국 국민에게 중요한 문제는 후보자의 피부색이 아니었습니다. 경제, 의료보장, 교육, 세금과 같은 국내 문제, 그리고 전 세계에서 테러의 위협에 맞서는 미국의 역할과 중동 문제와 같은 국제 문제였습니다. 이런 어려운 문제들을 잘 처리할 수 있을 것이라는 신임을 받은 오바마 대통령의 취임은 피부색이나 종교와 상관 없이 모든 이가 공평한 기회를 가질 수 있으며 미국 민주주의와 자유의 뿌리가 깊다는 사실을 단정적으로 보여준 사례였습니다.

2008년 11월 초 오바마 후보가 선거에서 대통령으로 당선했을 당시 일리노이 주의 주도인 시카고에 백만 명 이상이 그의 승리 연설을 듣기 위해 모였습니다. 2009년 1월 20일에 있었던 취임식을 기념하기 위한 행사와 공연에 참석하기 위해 수백만 명이 미국 각지에서 모였습니다. 2013년 1월20일에 제2의 오바마 취임식을 기념하기 위해 백만명 이상이 미국의 수도인 워싱턴에서 모였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의 취임식과 민주주의를 기념하는 미국 사람들의 모습을 보면서 옛날 제가 살았던 동유럽 독재국가와는 아주 다른 느낌이 들었습니다. 수백만 명이 모여 대통령의 취임식을 직접 경험하려는 것은 누가 시켜서 하는 일이 아니고 역사적인 행사에 직접 참석하고 싶은 마음에서 우러난 행동입니다. 이러한 행사는 북한이나 옛날 공산주의 독재 국가에서 수백만 명이 강제로 모여 독재자를 숭배하는 구호를 외치는 행사와는 아주 다릅니다.

공산주의 독재 국가들이 겉으로는 민주주의 국가의 정치 과정을 모방하지만, 정치 과정은 민주주의와 아주 멀다고 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면 냉전시대에 북한과 상황이 많이 비슷하던 북한에서 '로므니아'라 불리는 루마니아에서 대통령 선거는 공산당 간부들이 국회에서 손을 들어 했기 때문에 독재자이던 니콜라이 차우셰스쿠 대통령은 99%의 지지율로 선출되곤 했습니다. 그런 동유럽 나라들이 24년 전 공산주의 독재 체제를 무너뜨려 개혁과 개방의 길을 선택하여 이제는 자유민주주의 국가가 되었습니다.

북한의 경우는 다릅니다. 북한에서는 1994년과 2011년에 권력 세습이 있었습니다. 19년 전 이뤄진 북한의 2대 세습이 2011년에 3대 세습으로 이어졌다는 것을 보면 북한은 중세시대의 왕국과 더 가깝다고 느끼게 됩니다. 반면 미국은 앞에서 말씀을 드린 바와 같이 민주주의와 자유의 뿌리가 깊고 정치 과정이 북한과는 아주 다른 민주주의 국가입니다. 인권을 심하게 탄압하며 한국과 이웃 나라를 핵과 미사일로 위협하는 북한이 미국의 오바마 행정부와 어느 정도 대화 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습니다. 그러나 북한의 정권은 한국과 미국을 직접적으로 협박하면서 북한 주민들을 탄압하고 굶기면서도 많은 돈을 낭비하여 핵무기와 장거리 미사일 개발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그러니 북미 관계를 개선하기는 그리 쉽지 않다는 생각이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