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칼라튜] 새해의 소망

그렉 스칼라튜 ∙ 미국 북한인권위원회 사무총장
2014-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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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에서 ‘로므니아’라 불리는 루마니아를 포함한 많은 나라에서 1월 1일은 가장 큰 명절 중 하나입니다. 12월은 한 해를 보내는 의미도 있지만 많은 사람들이 새로운 해를 맞이하며 소망을 가지게 됩니다. 저는 동유럽에 있는 루마니아에서 태어나 20년을 살다 1990년 한국 유학을 결정했습니다. 그래서 제가 태어난 루마니아에서 1990년1월1일을 가족과 함께 보냈고, 그 후 25년동안 루마니아에서 양력설을 지낸 적이 없습니다.

한국에서, 또는 미국에서 살면서 양력설 때마다 떡국을 못 먹은 적은 없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양력설을 주로 루마니아 식보다는 한국식으로 보낸다고 할 수 있습니다. 루마니아를 떠난 지 25년이 되어 가지만, 아직까지 양력설과 관련된 재미있는 루마니아 사람들의 미신이 생각납니다. 예를 들면, 1월1일 자정이 되었을 때 사람이 손에 들고 있는 것이 앞으로 1년동안 그 사람의 운명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입니다. 사랑하는 여인의 손을 잡고 있으면 사랑이 가득 찬 1년이 될 것이고, 술잔을 손에 들고 있으면 1년을 즐겁게 보낼 것이란 뜻입니다.

또 새해를 맞이할 때 주머니에 돈이 없으면 1년동안 불경기가 될 것이고, 주머니에 돈이 있으면 앞으로 1년동안 경기가 좋을 것입니다. 또한 1월1일은 휴일인데도 학생이 공부를 좀 하고 직장인이 직장과 관련 된 일을 조금이라도 하면 1년동안 하는 일이 성공적으로 이어진다고 믿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1월1일 새벽 아직까지 결혼을 못한 여성들은 반지를 빌려서 왼손에 끼고 자면 꿈속에서 남편 될 남자를 볼 것이라는 재미있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한국 유학을 결정할 당시는 지금보다 한국에 대해 아는 것이 별로 없었습니다. 물론 남북한 명절에 대해서도 아는 것은 없었습니다. 한국에 처음 도착할 때부터 한국에서 명절을 쇠는 것이 저에게 아주 흥미로운 경험이었습니다.

민주주의 국가인 한국에서는 모든 종교를 허용하며 부처가 태어난 날, 예수가 태어난 날 모두를 기념하고, 남북한 모두 추석을 지내며 양력설과 음력설도 공휴일입니다.

저의 조국인 루마니아는 제 2차 대전 이후 공산주의 독재 국가가 되었습니다. 공산주의 독재에 의한 정치 탄압과 인권 유린은 특히 1965년부터 1989년까지, 니콜라에 차우셰스쿠 정권 때 더 심했습니다. 절대적 권력을 가진 차우셰스쿠는 종교를 증오했습니다.

대부분 루마니아 사람들은 기독교 신자이지만, 과대망상증에 걸린 독재자는 사람들이 교회나 성당에 가서 하느님께 예배 드리는 것을 독재자 권력에 대한 위협으로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루마니아의 수도를 평양처럼 대중들이 모여 독재자를 숭배할 수 있는 도시로 만들기 위해 몇 백 년의 역사를 가진 교회와 성당, 수도원을 불도저로 밀어 버리고 말았습니다. 대신 개성이 없는 대 광장, 대거리와 '인민관'과 같은 커다란 건물을 건설했습니다.

루마니아가 공산주의 국가가 되기 전까지는 학생들에게 '성탄절 방학'과 '부활절 방학'이 있었지만 무신론을 주장하는 공산주의 독재 정부는 성탄절 방학과 부활절 방학을 없애버렸습니다. 그러나 학교를 다니는 동안에도 특히 대학생들이 기숙사에 모여 성탄절의 성가를 불렀고, 루마니아 젊은이들이 종교적인 마음과 믿음은 여전히 가지고 있었습니다.

공산주의 독재 정부는 수 백 명이 모여 성가를 부르고 종교 탄압으로부터 독재자 개인숭배와 인권 상실에 의한 반공산주의 반란이 일어나는 것을 두려워하여 기숙사에 있던 학생들을 포함해 모두 각자의 집으로 보내는 것이 더 안전하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래서 방학을 다시 허용했지만, '성탄절 방학'과 '부활절 방학'이라 하지 않고, '겨울 방학'과 '봄 방학'이라고 불렀습니다. 공교롭게도 루마니아의 독재자와 그의 아내는 1989년 12월 반공산주의 혁명이 일어나 12월 25일, 바로 성탄절에 사형을 당하며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고 말았습니다.

요즘은 새해에 희망을 가지고 명절을 기대하면서 멀리 떨어진 가족이나 불우이웃을 더욱 더 깊이 생각할 때입니다. 저 또한 명절을 기다리며 65년 넘게 분단된 남북한의 이산가족들을 생각합니다. 한 가지 확실한 것은 북한 사람들이 권력세습 독재 체제에 의한 인권 유린, 정치 탄압과 식량 부족 때문에 고생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아직도 수백만의 북한주민들은 정치탄압과 경제적 어려움으로 고통을 받고 있습니다. 또 세계 곳곳의 어린이들은 성탄절이나 양력설과 같은 명절을 즐기고 있지만, 북한의 경우는 다릅니다. 남북한의 7살 어린이 평균 신장은 20센티미터, 체중은 10kg이나 차이가 납니다.

저도 한국에서 10년이나 살았고 또 제가 태어난 루마니아에서 공산주의 독재에 의한 정치와 종교 탄압을 직접 겪은 사람으로서 명절 때마다 북한 주민들, 특히 북한 아이들을 생각하게 됩니다. 언젠가 남북한 이산가족들이 자유롭게 만나고, 북한 주민들이 명절의 기쁨을 완전하게 느낄 수 있는 날이 왔으면 하는 새해소망을 가져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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