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칼라튜] 북한에도 ‘피맥’?

그렉 스칼라튜 ∙ 미국 북한인권위원회 사무총장
2022.0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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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칼라튜] 북한에도  ‘피맥’? 북한 평양 광복거리에 있는 이탈리아 요리 전문식당에서 북한 시민들이 피자와 스파게티를 즐기고 있다.
/연합

그렉 스칼라튜 ∙ 미국 북한인권위원회 사무총장
그렉 스칼라튜 ∙ 미국 북한인권위원회 사무총장
저는 2019년 여름 이후 3년동안 코로나 때문에 한국을 한번도 방문하지 못했습니다. 드디어 한국과 미국을 포함한 국가들이 백신 접종 등 효과적 보건과 위생 정책을 통해 코로나 사태를 극복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저도 최근 3년만에 한국 출장을 다녀올 수 있었습니다.


다른 나라처럼 한국의 경제, 특히 서비스 분야는 코로나 때문에 많은 피해를 입었습니다. 그러나 한국의 음식문화는 이러한 어려움에 겪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건재합니다. 물론 한식, 즉 한국의 음식도 여전히 맛있습니다. 또한 세계 10위 경제 강대국인 한국에서 서양 음식을 포함한 많은 외국 음식도 즐길 수 있습니다. 날씨도 덥고 습기가 많은 여름 한 가운데 특별히 즐길 수 있는 음식 중에 한국식 닭고기 요리 삼계탕 뿐만 아니라, 서양식과 한식이 결합된 ‘치맥,’ 즉 구운 닭이나 닭 튀김, ‘치킨’과 시원한 맥주를 빼놓을 수 없습니다. 또한 한국에서 ‘피맥,’ 즉 원래 이딸리아 (이탈리아) 요리인 ‘피자’와 맥주도 함께 즐길 수 있습니다.

 

현재 코로나 방역을 이유로 봉쇄된 북한에서도 ‘치맥’이나 ‘피맥’을 즐길 수 있을까요? 1988년부터 13년동안 김정일 국방 위원장의 전속 요리사로 일했던 일본인 후지모토 겐지 씨는 자신의 회고록인 ‘김정일의 요리사’라는 책을 펴냈습니다. 2001년 4월 고국인 일본으로 탈출한 후지모토 겐지씨는 이 회고록에서 자신이 직접 목격한 김정일 국방 위원장과 북한 간부들의 생활 양식을 전했습니다.

 

후지모토에 의하면 김정일 국방 위원장이 일식, 특히 생선회와 생선초밥, 바다 요리를 즐기는 것뿐만 아니라, 양식도 많이 즐겼습니다. 그래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1990년대 말 이딸리아의 피자 전문가들을 북한으로 초청했습니다. 그당시 이딸리아 피자 전문 요리사인 에르만노 푸르라니스는 북한에서 군부대 장교들에게 피자 조리법을 가르치며 김정일 위원장을 만난 적도 있었습니다.

 

피자는 단순한 요리라고 볼 수 있습니다. 밀가루 반죽을 동그랗게 만들어서 위에다 고기, 소세지, 치즈, 올리브, 토마토, 피망, 고추와 멸치 등 입맛에 따라 여러 재료를 알맞게 뿌려 오븐에 굽는 것입니다. 전 세계에서 유명한 피자는 최초의 피자와 많이 다릅니다. 오늘날 피자는 이딸리아의 전통 요리로 알려져 있지만, 사실 약 2500년전 고대 그리스 시대에 피자는 주로 가난한 서민들의 음식이었습니다. 당시 동그란 밀가루 반죽을 만들어 구운 다음 그 위에 재료를 뿌리곤 했습니다. 자연히 가난한 사람들은 다른 재료가 없을 경우 올리브 기름만 뿌리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15세기 남북미 대륙을 발견한 다음 토마토가 유럽에 등장해, 그전에 흰색이던 피자가 빨개졌습니다. 그래도 피자는 19세기말까지 값이 싼 것이었기 때문에, 일반 서민들의 음식이었습니다. 1889년 이딸리아의 마게리타 왕비가 나폴리라는 이탈리아 도시에서 어떤 피자 판매점에서 일반 서민들이 잘 먹는 피자를 시식했습니다. 피자 가계 주인이 왕비를 위해 피자 위에 녹색 파슬리, 흰색 모짜렐라 치즈와 붉은색 토마토를 뿌려, 이딸리아 국기를 만들었습니다. 그렇게 해서, 왕비 이름을 따 ‘마게리타’라는 피자가 탄생했습니다.

 

제 2차 대전이 끝나기 전까지 나폴리에서만 피자를 먹을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제 2차 대전이 끝난 다음 유럽에서 돌아온 미군들이 피자를 미국인들에게 알려, 피자 요리가 미국으로부터 온 세계로 펴졌고, 이딸리아에서도 피자의 전통이 부활했습니다.

 

25년 전 북한에 피자 요리법을 가르치던 푸르라니스씨는 전문 피자 요리사 자격증을 딴 후 동북 이딸리아에 있는 ‘피자 학원’에서 활동하고 있었습니다. 그는 어느날 밤 잠 들기 직전 유명한 이딸리아 요리사에게서 전화가 왔습니다. 그는 ‘동북 아시아에 있는 한 공산권 국가’를 대표하는 주이딸리아 외교관이 그 동북 아시아 나라에서 피자 만들기 시범을 보여 주기 위해 전문 요리사를 모집하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그래서 푸르라니스씨는 북한 외교관들과 면접을 본 후 돈을 벌기 위한 마음 반 호기심 반으로 안토니오 마키아라는 다른 이딸리아 전문 요리사와 아내들과 함께 이딸리아를 떠나 평양으로 갔던 것이었습니다.

 

3주동안 평양에 머물다 그들은 자동차를 타고 다 같이 북한 부대로 가게 되었습니다. 그들은 차 창으로90년대 말 심한 식량 위기에 걸린 북한 시골의 모습을 여기저기  볼 수 있었습니다. 이딸리아 요리사들은 가시 철조망 울타리와 지대공 대포가 둘러싼 부대에 도착해 자신들의 임무를 알게 되었습니다. 그들은 북한 장교 세명에게 피자 요리법을 가르쳐야 했습니다.

 

푸르라니스 씨에 따르면 그 세 명의 제자들은 충실하고 열심히 노력하는 자세를 보였습니다. 북한 장교 한명은 피자 위에 있는 올리브를 몇개 올려야 하는 것까지 세고, 올리브 사이의 거리를 자로 재는 것이었습니다. 피자 훈련을 마무리 시킨 다음, 이딸리아 요리사들은 해변가에 있는 배에서도 피자를 만들어 북한 간부들에게 대접했습니다. 그러면서 푸르라니스 씨는 피자 시식을 하러 온 김정일 국방 위원장을 직접 봤습니다.

 

북한의 피자는 식량 위기때문에 굶주리고 있는 일반 북한 인민과는 상관없이 지도부와 북한의 간부들만 즐길 수 있는 음식으로 끝나선 안된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확실한 것은 북한의 지도부가 개혁과 개방을 받아들여야 평양 시민들 뿐 아니라 모든 북한 인민 속에서 한국처럼 피자와 생맥주를 함께 즐기는 ‘피맥’이 대중화 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이 듭니다.

 

에디터 양성원, 웹팀 이경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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