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칼라튜] 김일성 생일과 ‘타이타닉’호의 침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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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4월15일은 북한 김일성 주석의 110주년 생일을 기념하는 이른바 ‘태양절’입니다. 김일성 주석이 사망한지는 28년이 되었고,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사망한지는 10년이 넘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한 김씨 일가는 주민들을 착취하며 굶기고 탄압하면서 생존해 온 것 뿐만 아니라, 1994년 7월, 2011년 12월 두번이나 권력세습을 단행했습니다. 북한 정권은 아직까지 김일성 우상숭배와 김일성 주의를 바탕으로 합니다. 김정은이 북한의 지도자가 된 이유는 자유투표를 통해 선출된 것이 아니라, 할아버지 김일성의 손자, 아버지 김정일의 아들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북한 정권은 김일성이 사망한지 28년이 지났지만 ‘태양절’을 아직까지 종교적 기념일처럼 지내고 있습니다.

물론 북한 선전이 꾸민 김일성 전기는 날조된 역사입니다. 예를들면, 조선로동당출판사가 1991년에 발간한 ‘조선로동당력사’ 제2절 13페이지를 보면 이런 문구가 나옵니다. ‘위대한 수령 김일성 동지의 혁명활동은 1926년 여름 화전현에 있는 화성의숙에 입학하면서부터 시작되였다.’ ‘조선로동당력사’ 15페이지에는 ‘위대한 수령님께서는 1927년 1월부터 길림육문중학교에 적을 두고 적극적인 혁명활동을 벌리시였다.’ 물론 1912년에 태어난 14살 김일성이 그렇게 위대한 혁명가였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말이 안됩니다. 북한 선전이 묘사한 김일성, 김정일, 김정은 전기는 전혀 현실적이지 않은 터무니없는 이야기입니다.

사실 북한을 제외한 다른 나라의 역사책에는 1912년 4월 15일은 영국의 호화 여객선 타이타닉호의 침몰로 기록된 날이기도 합니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미국 감독 제임스 카메론의 1997년 제작한 영화 ‘타이타닉’을 통해 많은 사람들은 비극적 타이타닉호 침몰에 대해 알고 있습니다. 북한 주민들도 밀수입한 USB나 마이크로SD카드를 통해 ‘타이타닉’을 많이 봤을 겁니다. 이 영화에 대한 북한 당국의 단속은 다른 미국 영화에 비해 그리 심하지 않습니다. 이유는 1912년4월15일, 자본주의 경제를 처음으로 건설한 영국을 상징하는 타이타닉호가 침몰한 날 동북아시아의 사회주의를 상징하는 ‘태양’, 즉 김일성 주석이 태어났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타이타닉호가 침몰했고 김일성이 태어났던 1912년4월15일을 다른 각도로 해석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타이타닉호는 미국의 뉴욕항을 향하여 처음으로 항해하는 도중 1912년 4월 14일 밤 11시 40분 뉴파운들랜드 남방에서 빙산과 충돌해 이튿날 새벽 침몰했습니다. 이 사고로 배에 타고 있던 1,500여명이 희생되었습니다. 그 불행한 1,500여명의 여행객들이 북대서양의 추운 바닷물에 빠져 탈진과 익사로 사망하는 바로 그날 김일성이 태어났습니다.

이러한 우연한 일치를 계기로 타이타닉호의 비운과 김일성의 북한 공산독재 체제를 비교해 볼 수 있습니다. 그때나 지금이나 타이타닉호는 인간의 자만을 상징하는 것이라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19세기말과 20세기초에 기술이 많이 발달되어 영국의 조선사들은 자만한 나머지 ‘가라않지 않는 거대한 호화 여객선’인 타이타닉호를 만들었습니다. 그 호화 여객선은 사치스럽고 웅장하긴 했지만 기본적 안전 기준을 지키진 않았습니다. 타이타닉호를 만드는 데 쓰인 철강이 너무나 강했기 때문에 빙산과 충돌해도 가라않지 않을 것이라던 여객선은 2시간 40분만에 북대서양의 차디찬 바닥으로 가라앉았습니다. 더군다나 사고 당시 구명 보트도 부족해서 사람들이 더욱 많이 희생되었습니다. 어두움과 안개로 빙산을 늦게 발견하는 바람에 타이타닉호의 키잡이는 뱃머리를 제때 돌릴 수 없어 2220여명의 승객중 1500여명이 희생되었습니다. 희생자들 중에는 백만장자는 물론 미국으로 이민 가려던 가난한 사람들도 있었으며 그밖에 젊은 사람들, 노인들, 여자들과 어린이들도 있었습니다.

타이타닉호가 침몰한 날 태어난 김일성이 설립한 주체 사상, 십대원칙과 북한의 경제, 정치, 사회 제도도 타이타닉호와 비슷한 점이 있습니다. 김일성은 ‘자립적민족경제’를 건설하려 했으며 김정일은 ‘강성대국’을 이루려 했고 김정은은 ‘병진노선’을 추진해 왔습니다. 그러나 북한의 경제상황은 특히 요즘 코로나19 상황에서 실제로 ‘강성대국’과 너무나 거리가 멉니다. 사치스러운 평양의 고층 건물들은 많지만, 북한의 경제는 계속 가라앉고 있습니다. 게다가 외국인 방문객들에게 자랑하려고 만든 려명거리나 미래과학자 거리에는 전시용 건물들이 많고, 속이 텅빈 고층 건물들이 많습니다. 독재자의 개인 숭배를 위해 사치스러운 곳에 돈을 많이 쓰지만, 북한의 인권 유린과 식량 위기는 특히 요즘 코로나 방역 명목으로 계속 심화되고 있습니다. 빙산과 충돌하기 직전, 타이타닉호의 전신기 조작자는 다른 배로부터 주변에 빙산이 있어 충돌 위험이 있다는 경고를 받았습니다. 그러나 타이타닉호의 선장은 이 배가 가라않지 않는 여객선이라고 믿었기 때문에 그 경고를 무시하고, 전신기를 끄라는 명령을 내렸습니다.

타이타닉호는 2시간 40분만에 가라앉아 1,500여명이나 희생되었지만, 북한의 경제는 74년에 걸쳐 계속 가라앉아 왔습니다. 그 과정에서 북한 국민들은 엄청난 어려움을 겪으며 수많은 사람들이 희생되었습니다. 2천5백만여 명의 북한 주민들을 구하려면, 북한의 선장과 키잡이, 즉 김정은과 조선로동당이 주체사상에 입각한 현재의 국가 노선을 바꿔야 합니다. 북한의 독재 정부는 자국민들의 인권을 더 이상 유린하지 말아야 합니다. 또 핵무기를 개발해 이웃 나라들을 협박하는 공격적인 정책을 포기하며, 부족한 자원을 국민들의 생활 수준을 향상시키는데에 사용해야 합니다.

에디터 양성원,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