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은경] 북한당국은 처형제도를 폐지하라

권은경-북한반인도범죄철폐국제연대 사무국장
2018-0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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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가 지켜보는 가운데 남북간 그리고 북미간 정상회담을 큰 탈 없이 치뤄냈고 뒤이어 각 국가들은 두 회담에서 논의 된 내용들을 실행하기 위한 준비 단계로 들어서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이에 유엔과 국제사회는 남한과 미국 정상들이 북한 인권문제를 다루지 않는다며 비판과 우려 섞인 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동시에 그간 없었던 한반도 정세의 변화로 대화의 폭을 다양화하고 정상간 약속한 내용들을 잘 실행하기 위해 조심스럽게 북한의 행보를 지켜보는 중입니다. 하지만 이렇게 민감하면서도 중차대한 시기임에도 불구하고 북한에서 들려오는 인권유린 뉴스보도들은 절망스럽기까지 합니다.

국제사회의 문명과 정서 그리고 인권 보호 정책에 역행하는 대규모 정치선전 공연을 오는 9월에 진행할 거라는 보도가 있어서 걱정하던 차였는데요. 며칠 전 북한전문 인터넷 언론매체인 ‘데일리엔케이’가 사소한 말반동을 이유로 북한당국이 인민군 중장 한 명을 공개처형했다는 보도를 내보냈습니다. 지난 5월 초 평양시 순안구역에 있는 강건군관학교 사격장에서 공개처형이 진행됐다고 하는데요. 희생자는 ‘현주성’이라는 인민무력성 후방국 검열국장이고 죄목은 직권남용과 이적 및 반당 행위라고 알려졌습니다. 공개처형에 앞서서 모란봉구역의 4.25 문화회관 회의실에서 중앙당 조직지도부 부부장급과 국가보위성, 인민보안성, 호위사령부, 군 총정치국, 인민무력성 장령급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공개 재판이 진행됐고요. 그 내용은 이렇습니다.

현주성은 명목상 검열국장 직함을 가지고 있으면서 실제 중앙당 검열위원회 후방국에 파견된 간부로서 지난 4월 10일 전시물자 종합 검열 도중 있었던 말실수가 이적행위로 지적 됐다는 겁니다. ‘이제는 허리띠를 조이며 로케트나 핵무기 만드느라 고생 안 해도 된다’는 말을 했다는데 이것이 직권남용이면서 당의 선군노선을 반대하는 이적행위였다는 설명입니다. 또 현주성이 개인적인 결정으로 연유 1톤, 입쌀 580kg, 강냉이 750kg을 서해 해상사격장 군관과 가족들에게 배급으로 풀도록 지시했는데 이는 당의 유일사상 10대원칙에 어긋나는 반당 행위로 취급됐다고 합니다. 상식과 논리가 통하는 법치국가에서는 말 한마디로 공개처형을 당하는 것은 상상할 수도 없습니다. 물론 선의의 행동을 반당행위라고 해석을 하는 것은 북한에서만 통용되는 악행으로 보입니다. 김정은의 비준에 따라 9명의 사형수가 동시에 90발의 권총 사격을 가해서 공개처형이 진행됐다고 합니다.

현재 국제사회는 북한에서 자행돼 왔던 상상을 초월하는 처참한 인권유린들이 심각한 문제라고 걱정하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앞으로 진행될 것으로 짐작되는 경제발전의 진척상황도 일단은 지지하며 포용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습니다. 국제사회는 북한을 정상적인 상태로 끌어올리기 위해 인내심을 가지고 지켜보는 중입니다. 허나 북한당국은 외부적으로는 비핵화, 국가정상화로 향하는 태도를 보이면서 꼭 닫힌 문 안에서는 주민들의 생명을 하찮게 여기며 인권범죄 행위를 서슴지 않는 모습입니다. 그것도 전세계가 북한을 주목하고 있는 이 시점에 공개적으로 처형을 자행했다니 정말 충격이 아닐 수 없습니다.

북한이 인류의 발전과 진보의 방향을 거꾸로 돌린 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 범죄자를 죽음으로 다스리는 것은 폭력을 양산하고 인명경시 풍조를 조장해 낼 뿐,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이 될 수 없다고 인류는 믿습니다. 그래서 사형제도를 폐지한 국가가 2017년에는 106개 국가이며, 남한처럼 사형제도가 법적으로 존재해서 사형을 구형하지만 실질적으로 사형집행을 하지 않는 나라들까지 합치면 전 세계 142개 국가입니다. 이런 식으로 전 지구적으로 사형선고 자체도 점차로 줄어들고 있고 사람을 죽임으로써 죄를 다스리는 관행이 사라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북한은 법적 절차도 거치지 않고 단지 최고지도자의 명령이나 비준으로 다른 주민들에게 공포심을 불러일으킬 목적 하에서 시범적으로 공개처형을 단행합니다. 북한당국이 그만큼 주민들의 생명을 경시한다는 표시인데요. 북한주민들뿐만 아니라 인류라는 존재의 존엄성을 짓밟는 행위를 서슴없이 자행한 겁니다. 국가정상화의 길을 준비하고 있다면 그리고 주민들을 위한 경제발전의 길을 가고자 한다면 주민들 생명의 가치부터 소중히 여겨야 합니다. 이로써 국제사회의 신뢰를 얻고 북한당국이 뜻하는 경제적 협력까지 얻어내는 것이 순서겠지요. 주민 인권과 생명 존중의 길이야 말로 비핵화의 길보다 더 두터운 국제사회의 신뢰를 얻을 수 있는 방도입니다.

 

** 이 칼럼내용은 저희 자유아시아방송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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