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란코프] 남북관계와 환상에 빠져버린 남한 사회

란코프 ∙ 한국 국민대 교수
2018-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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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몇 개월 동안 조선반도의 상황이 갑자기 달라지기 시작했습니다. 거의 10년동안 좋아지지 못했던 남북관계가 매우 빠르게 좋아지는 것처럼 보입니다. 그 때문에 북한에 계신 청취자들은 남한주민들이 이와 같은 갑작스러운 변화를 어떻게 생각할 지 궁금해하실 겁니다.

저는 남한에 사는 외국 사람이니까 남한 분위기를 냉정하게 보는 것이 가능합니다. 제가 보는 남한 분위기를 간단하게 말씀드리겠습니다. 쉽게 말하면 지금 남한 분위기는 희망과 낙관주의가 놀라울 만큼 많습니다. 남한 신문들을 보면 조선반도에서 냉전시대가 영원히 끝나버리고 경제협력, 화해와 자유교류의 시대가 곧 올 것처럼 주장하는 목소리가 참 많습니다. 특히 철도 연결에 대한 희망이 아주 많고, 많은 남한 사람들은 멀지 않은 미래에 기차를 타고 평양을 경유하여 모스크바나 베를린까지 갈 수 있을 줄 아는 것 같습니다.

경제교류 이야기도 많습니다. 남한사람들은 북한에 돈을 투자하면, 북한노동자의 생활비 즉 임금이 높지 않아서 남한 회사들이 돈을 잘 벌 수 있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지금 남한에서는 경제성장률이 주춤한데 남북 경제협력만 하면 하루아침에 박정희시대처럼 고속성장을 할 수 있다는 주장까지 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을 지지하는 대부분의 진보경향 언론에서 이런 주장이 아주 많은데, 정부를 비판하는 보수파 언론에서도 이러한 주장이 없지 않습니다. 뿐만 아니라 아주 많은 남한사람들은 김정은 위원장이 핵포기를 결심했다고 믿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들은 북한이 비핵화를 할 때에만 경제협력과 자유여행 등이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수많은 남한사람들은 북한이 몇 년 이내에 핵을 포기할 것에 별로 의심이 없습니다.

흥미롭게도 남한 사람 대부분은 경제협력을 생각할 때, 남한이 북한을 지원해야 할 필요를 거의 느끼지 않는다는 겁니다. 그들에게 경제협력은 북한에서 돈을 많이 버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것은 당연히 사실과 아주 거리가 먼 환상일 뿐입니다.

사실상 제가 지금의 낙관주의를 보면서 우려감이 없지 않습니다. 저는 남북교류가 좋은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뿐만 아니라 우리가 남북관계의 가까운 미래에 대해 매우 긍정적으로 볼 이유가 있습니다. 그러나 남한주민들이 희망하는 것 대부분은 사실상 있을 수조차 없는 것들입니다. 예를 들면 그들이 희망하는 자유로운 인적교류는 있을 수도 없습니다. 북한 당국자들은 북한주민들이 남한방문객들과 자유롭게 만날 수 있다는 것을 허용하지 않을 것입니다. 이와 같은 교류는 북한주민들에게 외부 생활과 특히 남한 생활에 대해서 절대로 알지 말아야 하는 지식을 알려주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뿐만 아니라 남북교류가 좋은 일이지만, 호상주의 원칙 역시 이루어질 수 없습니다. 옛날에 남북 경제협력을 했을 때, 잘사는 남한은 잘 못사는 북한에 직접, 간접적으로 많은 지원을 제공하였습니다. 지금도 별로 다르지 않을 것 같습니다.

물론 대부분의 남한 사람들이 거의 불가피한 일처럼 생각하는 북한의 비핵화는 완전히 생기지 못할 일입니다. 북한 정권이 핵을 포기한다면 권력과 국내 안전을 유지하기 어려울 줄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지금 볼 수 있는 낙관주의는 장점이 없지 않습니다. 그 때문에 쉽지 않은 남북교류를 더 빨리 추진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지나친 낙관주의가 현실과 충돌한다면 사람들에게 큰 실망을 줄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남한 주민들의 지나친 낙관주의는 나중에 역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습니다.

** 이 칼럼내용은 저희 자유아시아방송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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