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란코프] 양극화가 심해지는 북한

란코프 ∙ 한국 국민대 교수
2018.10.11

지난 7-8년간 북한에서는 동시에 벌어지고 있는 두 개의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한편으로는 북한이 살기가 좋아지고 있습니다. 지역별, 사회 계층별 차이가 크지만 대부분 북한사람들의 소비 생활은 2008년에 비하면 많이 좋아졌다는 것을 부정하기 어렵습니다. 동시에 최근 북한에서는 원래 크지 않았던 사회 양극화가 전례없이 심해졌습니다. 북한 사람들 대부분은 생활수준향상을 환영하고 있지만 양극화를 나쁘게 생각할 수밖에 없습니다.

사회 양극화는 경제발전하고 직결된 현상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북한 경제가 좋아지기 시작한 이유는 경제의 시장화 때문입니다. 북한사회, 북한경제의 시장화 방식은 매우 다양합니다. 장마당을 중심으로 하는 장사 문화도 중요하고, 기업관리책임제도는 국가기업소의 시장화라고 볼 수 있습니다. 세계 역사에서 얻은 경험이 셀 수 없이 많이 보여준 바와 같이 현대사회에서 경제를 관리하는 세력은 시장뿐입니다.

그러나 시장 경제에는 그림자도 많습니다. 그 중의 하나가 사회양극화 현상입니다. 바꾸어 말해서 시장경제에서 잘 사는 자와 어렵게 사는 자가 생기는 것은 불가피한 것입니다. 지금 평양에서 고급 식당이나 고급 려관 앞에서 기다리고 있는 고급 수입차들을 보면, 북한 사람들도 이 사실을 쉽게 알 수 있습니다. 문제는 빈부격차가 켜졌다는 것은 북한 시골에는 강냉이 밥이라도 먹기 힘든 사람들이 있다는 사실과 직결됩니다. 둘 다 시장경제의 얼굴입니다.

당연히 북한에서는 시장화를 가로막고 1970년대 김일성시대처럼 다시 살자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러나 그 사람들의 뜻처럼 된다면, 지금도 세계기준으로 매우 낙후된 나라인 북한은 보다 더 낙후한 나라가 되어버릴 것입니다. 그 때문에 김정은 시대 가속화된 시장화를 포기하면 절대 안 됩니다.

시장경제를 추구할 때 양극화 문제는 계속 남아있습니다.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없는데, 그래도 양극화를 어느 정도 관리할 수 있습니다. 이것은 매우 중요한 과제입니다. 둘째 문제는 부잣집 아들딸이 아니라도, 잘 못사는 집 출신이라고 해도, 머리와 능력이 있는 젊은 남자와 여자들에게 발전할 기회를 주어야 합니다. 당연히 세계 어디에나 부자 계층은 세습적인 성격을 띠고 있습니다. 하지만 현대세계에서 잘 사는 선진국들은 의식적으로 머리가 좋은 젊은 사람들이 발전할 수 있는 기회를 주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북한 사람들은 어용언론의 선전을 그대로 믿고 자본주의국가에서는 유상 교육 때문에 부잣집 아들딸만 좋은 대학에 입학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것은 거짓말입니다. 영국이나 도이칠란트와 같은 유럽국가 대부분에서 대학교가 무상교육입니다. 미국은 유상교육이지만 입학시험을 잘 본 사람들은 학비를 내지 않을 뿐만 아니라 장학금을 받고 있습니다. 기본 이유는 바로 사회 양극화가 가져올 나쁜 후과를 완화하기 위한 사회정책입니다.

당연히 세계 여러 나라에서는 양극화를 줄이기 위해서 세금도 많이 쓰고 있습니다. 대부분의 자본주의 나라에서 어렵게 사는 사람이면 세금을 10% 20%만 바칩니다. 다른 편으로 돈을 잘 버는 사람은 번 돈의 절반가량을 국가에 바칩니다.

빈부격차는 불가피한 사회 문제입니다. 그러나 현대사회에서 빈익빈 부익부 현상을 완화시킬 수 있는 방법은 많습니다. 조만간 북한도 이 방법을 배우면 좋을 것입니다.

** 이 칼럼내용은 저희 자유아시아방송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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