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란코프] 북한은 농업개혁을 보다 적극적으로 할 필요가 있다

란코프 ∙ 한국 국민대 교수
2018-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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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북한의 식량사정이 상당히 좋아진 것은 사실입니다. 아직 시골에는 배불리 맘껏 먹지 못하는 사람이 있기는 하지만 10여 년 전의 심각했던 기근의 위협은 사실상 사라졌습니다. 그 기본적인 이유는 김정은 등장 이후 실시해온 농업개혁 때문입니다.

식량상황은 보다 더 빠른 속도로 좋아질 수도 있습니다. 이 사실을 잘 보여주는 사례가 있습니다. 중국에서는 1970년대 말부터 농업 가족을 중심으로 하는 농업개혁 덕분에 식량 생산이 30%나 증가했습니다. 그러나 북한의 경우 식량 증산량은 30%가 아니라, 15%에 불과합니다. 그 이유는 북한은 농업개혁을 중국만큼 빨리 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생각됩니다.

북한도 분조관리제, 그리고 포전담당제를 실시하기 시작했지만, 협동농장은 여전히 남아 있으며 분조를 관리하고 감시하는 기능도 어느 정도 남아 있습니다. 협동농장은 비료 등을 제공할 의무도 있지만 사실상 농민들에게 비합리주의적인 명령과 압박을 여전히 내릴수 있습니다.

1980년대 초 중국에서는 이러한 문제가 없었습니다. 왜냐하면 협동농장과 비슷한 인민공사를 몇 년 이내에 모두 다 해체해버렸기 때문입니다. 농민들은 비료나 기계를 자비로 임대하거나 샀습니다. 수확의 일부를 현물세로 바치고, 남은 것은 자유롭게 시장에서 팔 수도 있었고 교환하거나 소비할 수도 있었습니다.

당연히 중국에서도 땅을 농민들의 개인 소유로 인정하지 못했습니다. 중국 선전일꾼들은 여전히 공산주의나 사회주의를 운운하고 있었기 때문에, 농민들은 소유권보다 이용권, 즉 경작권을 받았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이것은 정치 때문에 해야 하는 거짓말이었습니다. 사실상 중국에서 1980년대부터 농민들은 자기 땅이 생겼고, 이 땅에서 마음대로 농사를 지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바로 그 때문에, 중국에서 인민들은 마음대로 배불리 먹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북한 당국이 이 만큼 결연한 정책을 실시하지 못하는 이유를 쉽게 알 수 있습니다. 북한간부들은 농민들이 사실상 땅을 소유하게 된다면, 체제의 기반이 흔들리기 시작할 것이라고 믿습니다. 북한 당국자들은 협동농장이 농민들을 감시하는 수단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이 공포는 매우 과장된 것입니다. 우리가 세계 역사를 보면 농민들이 체제에 도전할 가능성이 별로 없습니다. 세계역사에서 인민봉기이든 혁명이든 반체제 운동이든 거의 항상 시골보다 도시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인민봉기나 혁명을 움직이는 세력은 농민들이라기 보다는 지식인들이나 숙련노동자들입니다.

특히 농민들은 경제적으로 잘 살게 된다면 정부에 도전하고 공격할 생각조차 없습니다. 독재국가이든 민주국가이든 농민들은 농사를 잘 짓고, 잘 먹고, 잘 살 생각밖에 없습니다. 도시사람들보다 농민들은 정치에 대한 관심도, 새로운 사상이나 문화에 대한 관심도 별로 없습니다. 세계역사를 보면 시골에서 기근이나 심한 위기가 발생하지 않는다면, 우익정권이든 좌익정권이든 농민들을 언제나 제일 믿을 만한 지지세력으로 생각했습니다.

북한은 특히 그렇습니다. 북한만큼 주민들을 엄격하게 감시, 통제, 억압하는 정권은 세계역사에서 별로 없습니다. 그 때문에 북한 정권은 별 근거가 없는 두려움을 지워버리고 농업정책을 보다 더 적극적으로 움직여도, 정치 문제가 별로 생기지 않을 것 같습니다. 식량생산이 많이 늘어난다면, 북한 집권계층도 농민들도 모두 얻을 것이 많습니다.

** 이 칼럼내용은 저희 자유아시아방송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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