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란코프] 생일을 맞이한 김정은

란코프 ∙ 한국 국민대 교수
2019-01-10
이메일
댓글
Share
인쇄

지난 1월 8일은 김정은의 생일이었습니다. 그는 최고지도자가 된 이후 8번째 생일을 맞이했습니다. 그래서 대부분의 관측통들은 그가 오랫동안 독립적인 정치를 하지 못하고 아버지 시대 원로들의 그림자에서 벗어나지 못할 줄 알았습니다. 수많은 관측통들은 2012-2013년에 새로운 지도자가 나타나 김정일과 비슷한 정치노선을 택할 줄 알았습니다. 이것은 잘못된 예측이었습니다.

김정은은 지도자가 되자, 자신의 정책을 반대하거나 자신에게 도전할 수 있는 인민군 장성들 그리고 고급간부들을 숙청했습니다. 특별히 그는 집권한 지 2년만에 자신의 고모부인 장성택을 숙청했고 2017년에는 이복 형인 김정남도 말레이시아에서 암살했습니다. 김정은은 왜 이렇게 많은 사람들을 없애버렸을까요? 그는 아마 처음부터 숙청된 사람들이 자신의 권력에 도전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자신이 희망하는 정치노선에 반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 것 같습니다.

김정은 시대 북한의 기본노선은 무엇일까요? 제가 벌써 여러 번 말씀드린 바와 같이, 개방이 없는 개혁 노선입니다. 김정은이라는 사람이 이와 같은 정책 즉 자본주의 시장경제 도입을 선택한 이유는 그의 개인 경험과 관계가 없지 않습니다.

김정은은 12세부터 17세 때까지, 스위스에서 가짜 이름으로 중학교와 고등학교를 다녔습니다. 그는 학교를 다닐 때 별로 열심히 공부를 하지 않았습니다. 그래도 스위스에서 많은 것을 배운 것 같습니다. 쉽게 말하면 대부분의 북한 고급간부들과 달리, 김정은은 세계가 어떻게 움직이는지 자기 눈으로 직접 보았습니다. 특히 스위스는 아주 발전된 자본주의 국가입니다. 김정은은 아마도 자본주의가 굴러가는 모습을 잘 보았다고 생각됩니다.

북한 역사를 보면, 북한 국가의 창시자인 김일성도, 두 번째 통치자인 김정일도 이러한 경험이 아예 없었습니다. 김일성은 매우 혹독한 식민지식 자본주의를 보았고, 그는 이와 같은 체제를 아주 많이 싫어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김일성이 정치와 경제에 대해 배울 수 있는 시대와 장소는 1930년대 참가했던 중국 공산당 지하조직, 그리고 1930년대 말 참가했던 중국공산당 산하 만주 유격대뿐이었습니다. 당연히 그가 배운 것은 현대세계와 별 관계가 없었던 것입니다. 김정일은 1960년대 초 김일성종합대학에서 정치경제를 전공했지만 당시에 그가 배운 것은 스탈린 시대 소련의 경제학 이론뿐이었습니다. 김정일은 외국어를 잘 못했고 해외에도 거의 가지 않았습니다. 외국에 갔을 때도 북한의 최고지도자로서 간 것이기 때문에, 진짜 생활을 경험하기가 불가능했습니다. 하지만 김정은은 사뭇 다릅니다. 그는 현대 자본주의의 참된 모습을 잘 보았습니다.

바로 이같은 지식과 경험 때문에, 김정은은 무너진 나라 경제를 다시 만들기 위해 시대착오적인 중앙 계획경제를 포기하고, 시장경제를 도입하기 시작했습니다. 물론, 김정은은 체제유지를 위해서 이와 같은 사실을 인정할 수 없습니다. 그는 경제부문에서 1980년대 중국이나 베트남처럼 사실상 시장경제를 발전시키는 동시에, 정치부문에서는 매우 조심스럽게 움직이고 있습니다.

현 단계에서 김정은의 정책이 얼마 정도 성공할 지 알 수 없습니다. 북핵이 야기한 대북제재 덕분에 북한의 경제상황이 매우 어렵습니다. 그러나 김정은은 수십년 동안 만성적인 위기에 빠져 있었던 북한 경제를 치료하기 시작했습니다. 성공할 지 알 수 없지만, 아직까지는 치료를 잘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 이 칼럼내용은 저희 자유아시아방송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원본 사이트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