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란코프] 대북지원, 해야할 것과 하지 말아야 할 것

란코프 ∙ 한국 국민대 교수
2019-0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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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남북한 경제교류나 대북지원에 대한 이야기가 많아졌습니다. 현 상황을 감안하면, 멀지 않은 미래에 경제협력이나 대북지원의 재개는 어려워 보입니다. 대북제재가 완화되지 않을 것 같기 때문입니다. 남한 사람들 상당수는 대북지원을 돈낭비와 퍼주기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이와 같은 의견은 문제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남북한이 통일될 지는 아직 모릅니다만 대북지원은 통일준비라고 볼 수도 있습니다. 남북한이 앞으로 통일하지 않고 오랫동안 서로 다른 국가로 남아있을 가능성도 갈수록 높아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경우에도 남한을 비롯한 이웃 나라들은 북한의 경제발전을 도와줄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대북지원이나 대북원조를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제일 먼저 강조하고 싶은 것은 인도주의 원조가 많을수록 좋다는 것입니다. 북한 병원은 약품도 없고 치료장비도 없고 아무것도 없습니다. 때문에 북한으로 약품을 보내는 것은 매우 중요하고 숭고한 일입니다. 식량지원도 비슷합니다. 북한의 식량상황은 최근 많이 좋아졌지만 여전히 문제가 남아 있습니다.

그러나 북한 중앙정부에게 아무 조건이 없는 지원과 원조를 하는 것은 문제가 있습니다. 특히 규모가 큰 지원일수록 그렇습니다. 왜 그럴까요? 역설적으로 중앙정부에 대한 규모가 큰 지원은 북한의 진보와 변화의 길을 가로막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요즘 북한은 점차 바뀌고 있습니다. 특히 김정은을 비롯한 북한지도부가 실시하고 있는 포전담당제와 사회주의 기업관리책임제가 그렇습니다. 이와 같은 정책은 나중에 북한 경제발전을 이룩하고 언젠가 중국만큼 발전할 수 있게 할 첫 단계입니다. 그러나 북한 고급간부들이 이러한 정치를 반대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그들은 시장을 중심으로 하는 경제정책을 하지 않는다면, 나라의 경제가 발전하지 못하고, 주민들의 생활수준도 향상하지 못해서, 가까운 미래에 정권이 흔들릴 수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북한 정부가 매우 큰 돈을 그냥 받는다면 그들은 몇 년 동안 이 돈으로 살면서 아무런 개혁을 하지 않을 것입니다. 그 때문에 많은 돈은 북한정부가 시간을 낭비하도록 하는 요소가 될 수 있습니다. 북한 집권계층은 해외 원조 때문에 돈이 생긴다면 가만히 앉아있으면서, 해야 하는 경제 개혁을 하지 않을 수 있다는 말입니다.

그래서 제일 바람직한 것은 구체적인 경제 사업을 지원하는 것입니다. 특히 지금 북한의 제일 큰 약점 중 하나는 매우 낙후된 인프라입니다. 인프라는 무엇일까요? 직접적으로 생산과 제조를 하지 않지만 이것들을 위한 기반을 제공하는 것입니다. 도로, 통신, 전기등은 다 인프라입니다. 인프라 개발은 아주 비싸며 고급 기술도 필요합니다. 북한은 둘 다 없어서 인프라 개발이 어렵습니다.

그 때문에 남한은 북한에 새로운 대형 발전소 건설을 도와주고, 도로건설을 도와 준다면 바람직한 일이 될 것입니다. 당연히 다른 후원국가들은 발전기를 비롯한 필요한 장비들을 공짜나 매우 싼 가격으로 보내주며 설치할 때 기술자와 숙련노동자들도 보내주면 좋을 것입니다. 이와 같은 사업은 북한측이 제대로 할 수도 없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한다면, 북한은 새로운 기회를 이용하고 경제발전을 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그냥 주는 돈과 달리, 구체적인 사업에 쓰이는 돈은 북한 당국자들이 낭비하기가 어렵습니다.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지금 경제협력과 대북지원은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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