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란코프 칼럼] 소련 붕괴에서 교훈 찾은 북 정권

0:00 / 0:00

저는 소련의 붕괴와 그 붕괴를 초래한 이유에 대해 여러 번 이야기한 바 있습니다. 북한의 지배계층은 소련이 붕괴한 이유에 대해 잘 분석한 것으로 판단합니다. 북한 지배계층이 내린 판단은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국민들을 외부에서 고립시켜야 한다는 겁니다.

소련 사람들이 1980년대 혁명을 일으킨 이유는 소련이 발전된 나라들보다 못산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입니다. 그들은 다른 나라 사람들의 생활상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소련이 경제적으로 못산다는 걸 알 수 있었던 겁니다.

하지만 북한을 보면 북한 사람들은 10여년 전까지도 외부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배울 수 없었습니다. 북한의 어용 언론들은 북한이 잘 사는 나라, 지상 낙원이라고 선전했습니다. 물론 이것은 거짓말입니다. 북한만큼 경제가 어려운 나라가 아시아에는 없습니다. 그러나 북한 사람들은 외국 생활에 대해 알 수 있는 방법이 없었기 때문에 북한이 못산다는 사실을 깨달을 수 없었습니다.

최근 들어서는 외국 영화 등이 북한 내부에서 확산되고 있어 북한 사람들도 어용 언론의 선전 보도에 대해 의심하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당국자들은 그대로 고립정책을 유지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북한의 통치자들이 소련의 붕괴에서 배운 두 번째 교훈은 국민들에 대한 통제를 약화해선 안된다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스탈린이 살아있을 때 소련 사람들은 정부나 고위 간부에 대한 비판을 하면 자살과 같은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스탈린이 1953년에 죽은 다음, 소련 공산당은 국민들에게 적지 않은 자유를 주었습니다. 제도에 대한 비판이 심하지 않으면 어느 정도 가능하게 되었고, 친구들끼리는 날카로운 비판을 하는 것도 문제가 되지 않았습니다. 제가 자라난 1970년대에 소련에서는 공산당 총비서나 사회주의 제도를 웃음 거리로 삼는 농담을 하는 것도 아무런 문제가 없었습니다. 정치적인 농담을 하지 않은 사람들은 공산당 간부이거나 출세를 하고 싶은 사람들뿐이었습니다.

하지만 북한은 그렇지 않습니다. 북한 지배계층은 탄압과 단속 정책을 그대로 지속하고 있습니다. 친구끼리라고 해도 김정일에 대한 농담을 하면 자살과 다를 바가 없습니다. 사람들은 말 그대로 공포 속에서 살고 있습니다.

소련의 붕괴를 타산지석으로 삼은 북한 지배계층은 권력과 특권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 정책은 나라의 경제 발전과 성장을 불가능하게 합니다. 그래서 이 정책 때문에 북한 민중은 비싼 대가를 치르고 있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