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란코프] 시대착오적인 계획경제로 돌아간 북한지도부

란코프 ∙ 한국 국민대 교수
2021.02.04

요즘에 노동신문 사설을 보면, 북한 지도부의 새로운 경제 노선을 아주 잘 확인할 수 있습니다. 사설은 국가통제를 강조하고 있으며 또 사상교육을 많이 하면 노동자들의 열망이 커지고, 생산량을 증대시킬 수 있다는 주장으로 가득 차 있습니다.

그러나 선동원이 열심히 일하자는 주장을 하루에 1000번씩 큰 소리로 반복한다고 해도 노동자들은 움직이지 않을 것입니다. 선전과 사상 교육은 정치에 많은 영향을 미칠 수 있지만 노동 열망에 아무 열망을 미칠 수 없다는 것은 누구든지 잘 아는 사실입니다.

노동자들의 노동 열망을 자극할 수 있는 것은 경영구조 변화 뿐입니다. 2012년부터 2017년까지 북한은 포전담당제, 분조관리제, 사회주의기업관리체제 등 새로운 경영 방법을 도입하고 경제는 괜찮게 성장했습니다.

그러나 얼마 전부터 북한 경제는 심각한 위기에 봉착했습니다. 특히 지난달의 제8차 당대회에서 김정은은 거의 모든 경제 목표가 엄청나게 미달되었다고 말했습니다. 문제는 지금 북한 지도부가 시도하는 경제정책은 상황을 훨씬 악화시킬 수 있습니다. 유연성도 없고 시대착오적인 중앙계획경제는 현대세계에서 경제성장이나 인민생활향상을 초래할 희망조차 없습니다. 

북한당국이 지금처럼 행동한다면, 그들이 제8차 당대회에서 채택한 5개년 계획은 엄청나게 미달되고 김정은은 2025년에 다시 한번 실패를 피하기 힘듭니다. 이러한 실패를 초래하는 핵심 이유는 객관적인 상황이 아니라, 바로 시대착오적인 계획경제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북한의 새로운 경제노선은 북한경제를 악화시키고 주민의 생활을 열악하게 만드는 것만이 아니라, 북한 집권계층의 장기적인 목적에도 어긋납니다.

왜 그럴까요? 북한 집권계층, 즉 간부들, 장령들, 보위원들 그리고 돈주들의 제일 큰 목적은 자신의 권력과 특권을 유지하는 것입니다. 이것은 놀라운 것이 아닙니다. 세계 어디에나 집권계층은 이러한 경향이 있습니다. 문제는 북한에서 잘사는 사람, 힘이 많은 사람이 앞으로도 잘 살기 위한 필요조건은 바로 경제성장입니다.

지금 북한 내부의 안전을 제일 심하게 위협하는 것은, 같은 민족인 남한과의 소득 격차입니다. 남북간 1인당 소득 격차는 1:25입니다. 그래서 북한 간부들, 보위원들은 정치개혁을 하지 않더라도 경제성장을 할 필요가 있습니다. 중국을 보면 그 이유를 잘 알 수 있습니다. 중국 간부들은 사회주의를 사실상 포기하고, 기적과 같은 경제성장을 달성했습니다. 간부들은 제일 큰 부자가 되었는데, 평범한 백성들도 살기가 아주 좋아졌습니다.

문제는 얼마 전에 북한 지도부는 중국식 노선을 거부하기로 다시 한번 결정했습니다. 우리는 이 노선의 결과를 쉽게 예측할 수 있습니다. 세월이 갈수록 남북간 격차는 확대될 것입니다. 물론 북한 당국자들은 반동문화를 억압하고, 인민들이 외부생활에 대해 배우지 못하게 노력할 것입니다. 그래도 이러한 장벽을 영원히 유지하기는 어렵습니다. 갈수록 장벽에서 구멍이 많아질 것입니다.

결국 인민들의 불만과 실망감은 보이지 않게 쌓이고, 결국 핵탄두보다 더 무서운 폭탄이 될 수도 있습니다. 이 위기를 예방하는 방법은 경제성장 뿐입니다. 유감스럽게도 최근 노동신문을 보면, 북한이 경제성장 정책을 할 생각이 없다는 것을 잘 볼 수 있습니다.

 

** 이 칼럼내용은 저희 자유아시아방송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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