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 10일은 중요산업 국유화 법령 공포 기념일입니다. 1946년 8월 10일 북한에서 모든 기업소는 국가재산이 되었습니다. 물론 이 법을 작성한 사람들은 김일성도 아니고 북한 간부들도 아닙니다. 당시에 북한을 통치하는 세력은 누구였을까요? 말로는 북조선공산당 간부들이지만 실제로는 소련 군관들이었습니다. 지금 러시아에서 누구든지 기록보관소에서 볼 수 있는 자료를 보면 북조선 토지 개혁도 공업 국유화도 소련 군대가 처음부터 끝까지 계획, 집행했습니다. 김일성을 비롯한 북조선 지도자들이 한 일은 그저 소련사람들이 만든 문서에 도장을 찍은 것뿐입니다.
공업국유화법은 소련 군관 몇 명이 작성한 법입니다. 하지만 그 내용은 당시에 세계 공산주의자들이 열심히 믿던 것을 잘 표시했습니다. 그들은 모든 기업이 국가소유가 되면 합리주의적인 경제, 빨리 성장하는 경제, 인민들을 풍요롭게 살게 하는 경제가 생길 줄 알았습니다. 그러나 역사의 경험이 잘 보여주듯이 이것은 착각이었습니다.
세계 어디든지 국가사회주의 국가들은 처음에 빠르게 성장하지만 10-20년 후에 심한 위기에 빠집니다. 그들은 자본주의 국가를 따라잡을 희망도 없습니다. 가장 큰 이유는 국가사회주의 경제에 치명적인 약점이 있기 때문입니다. 기업을 경영하는 간부들은 경영을 잘 할 필요가 없습니다. 그들은 공장에서 나오는 물건의 품질을 신경 쓸 필요가 아예 없습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품질이 좋지 않거나 낙후된 기계나 장비는 잘 팔리지 않습니다. 그래서 이러한 물건만 생산하는 기업은 파산할 수밖에 없습니다. 결국 기업소의 주인은 거지가 됩니다. 그 때문에 주인도 경영자도 낮이나 밤이나 열심히 일합니다. 물건도 많이 생산해야 하고, 더 높은 수준의 상품을 만들어야 합니다. 또 새로운 기술도 열심히 도입합니다.
하지만 사회주의에서는 어떨까요? 사회주의 간부들은 정해진 양의 물건을 생산하면 충분합니다. 물건의 품질도 기술수준도 중요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국가사회주의 나라에서는 어디든지 자본주의 나라에서 나오는 수입품이면 인기가 높았습니다. 국내산이라면 자동차이든 우산이든 만년필이든 모두 다 불편하고 고장도 잘 나고 품질도 좋지 않았습니다.
원래 공산주의 사상가들은 정치 교육으로 간부와 노동자들의 의식을 많이 향상시킨다면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줄 알았습니다. 공산국가의 경험이 잘 보여주듯이 이것은 헛소리입니다. 사상교육으로 이 문제를 해결하는 데 성공한 공산국가는 하나도 없습니다. 1970년대말이나 1980년대 들어와 거의 모든 공산국가들은 이 사실을 드디어 깨달았습니다. 소련과 동유럽 국가들은 국가사회주의 체제를 공식적으로 포기했고 시장경제를 도입했습니다. 중국이나 베트남은 여전히 사회주의를 말로만 주장하고 있지만 사실상 포기했습니다. 세계의 마지막 공산국가로 불리는 북한도 김정은 집권 이후 이 사실을 조용히 인정하기 시작했습니다. 북한은 개혁이라는 말을 쓰지도 못하고 사회주의를 여전히 주장하고 있지만, 우리식 경제관리방법이나 사회주의 기업소 관리체제로 알려진 시장경제 개혁을 부분적으로 도입했습니다. 이것은 매우 합리주의적인 정책입니다. 다행히 북한에서도 1946년 8월 10일에 출발한 시대착오적인 경제 관리 체제는 조용히 막을 내리고 있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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