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도 마찬가지입니다. 북한 당국에서는 미국의 새로운 오바마 행정부는 북한에 더욱 유연할 것이라는 희망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런 북한 당국의 희망은 희망으로만 끝날 가능성이 큽니다.
부시 행정부의 대북 정책은 2006년까지 강경했지만 그 후에 많이 완화됐습니다. 오바마 행정부는 정반대로 갈 가능성이 있습니다. 즉, 오바마 행정부는 유연한 노선에서 시작해 강경노선으로 바꿀 가능성이 있다는 말입니다.
미국의 대 북한 정책의 특성을 살펴보면, 제가 왜 이런 예측을 하고 있는지 그 근거를 알 수 있습니다.
북한 국내 언론만을 접하는 북한 주민들은 믿기 어려운 사실이겠지만, 미국 입장에서 보면 북한은 중요한 나라가 결코 아닙니다. 경제력도 거의 없고 인구도 적은 북한에 미국 정부가 신경을 쓰는 것은 핵 때문입니다. 만일, 북한에 핵이 없었더라면 미국 대통령은 세계 지도에서 북한을 찾지도 못했을 겁니다.
그럼 이렇게 미국이 북한 핵무기에 대해 신경을 쓰는 이유가 뭘까요? 북한 언론의 주장대로 미국이 북한 핵을 두려워해서일까요?
북한 핵무기는 아직 군사적인 의미가 별로 없습니다. 미국의 우려와 걱정은 북한의 '핵무기'가 아니라 '핵확산' 입니다. 미국이 지금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한다면 조만간 미국이나 미국의 동맹을 위협할 수 있는 핵보유 국가들이 생길 것입니다.
이런 이유 때문에 오바마의 대북 정책의 목표는 북한의 비핵화입니다. 지금 오바마 행정부는 회담과 큰 보상을 통해 북한이 핵을 포기하도록 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판단할지도 모릅니다. 이런 믿음을 갖고 앞으로 1년이나 2년 정도 북한과 회담을 하고 북측에 적지 않은 양보를 할 겁니다.
그러나 문제는 '북한이 정말, 핵을 포기할 수 있을까'하는 것입니다. 사실 북한이 핵을 포기할 가능성은 거의 없습니다. 핵 포기는 북한 정권의 장기적인 이익에 반하는 정책이며, 또 북한 당국은 체제 유지를 위해 핵무기를 필요로 합니다.
협상과 보상 끝에 오바마 행정부에게 돌아오는 것은 실망뿐일 수 있습니다. 이런 실망은 대북 정책의 강경화로 이어질 것이고 미국 오바마 행정부의 대북 정책도 지금과 크게 다를 것이 없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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