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10일 한국 정부는 개성공단의 가동을 전면 중단하는 조치를 발표하였습니다. 이것은 북한의 제4차 핵실험 및 장거리 미사일 발사에 대한 반응이었습니다.
개인적으로 말하면 저는 개성공단 중단조치는 남한 정부의 과잉반응이라는 입장에 있습니다. 그러나 저도 부정하기 어려운 사실은 남한 국민 대부분이 이러한 조치를 지지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여론 조사를 보면 남한 사람들 가운데 개성공단 중단을 지지하는 사람들은 2/3정도입니다.
남한 사람들 대부분이 개성공단 중단을 지지하는 이유는 개성공단이 시작되었을 때부터 남한 정부가 국가 돈으로 이 생산 활동을 계속 후원해 온 사실 때문입니다. 남한에서 많은 주민들은 개성공단이 남한의 돈이 북한 정권의 주머니로 흘러 들어가는 도랑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바꾸어 말해서 북한이 핵개발을 비롯한 적대적인 행동을 계속하는 조건하에서 남한 주민 대부분은 개성공단을 나라의 돈을 낭비하며 북한의 무기증강을 도와주는 사업으로 보게 되었습니다.
저는 이 의견에 동의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남한 국민들 대부분은 제 생각과는 완전히 다른 생각을 갖고 있습니다. 남한의 이러한 국민여론을 감안하면 개성공단이 멀지 않은 미래에 재개될 가능성이 별로 없습니다.
지금 북한은 개성공단을 통해 들어왔던 자금지원을 받을 수 없게 되었습니다. 이것이 북한 경제에 얼마 정도 큰 영향을 미칠지 아직 알 수 없지만 개성 사람들에게는 커다란 타격을 줄 것입니다. 5만명 정도의 북한 노동자들이 하루 아침에 실업자가 되어버렸습니다. 지난 10여년간 평양 사람만큼 잘 살았던 개성의 근로자들은 이제 쓰라린 북한의 시골 생활에 다시 익숙해져야 할 것입니다.
북한 당국자들의 입장에서도 개성 공단 노동자들이 상당히 위험한 존재가 되고 있습니다. 10년 넘게 살기 좋은 생활을 맛보다가 다시 북한의 일반 서민들처럼 못 살게 된 개성의 근로자들은 당연히 불만이 많을 것입니다. 지금 북한 당국은 개성에서 일하던 노동자들을 사상교육 시키고 있지만 북한당국의 주장을 그대로 믿을지 의심이 갑니다.
개성사람들의 생활은 전보다 더 어려워지고 당국자들도 개성 지역 근로자와 그 가족들의 불만을 다스려야 하는 걱정을 떠안게 되었습니다. 당국자 입장에서는 참 어려운 상황입니다. 그러나 북한이 이 위기를 극복하는 방법 이 하나 있습니다.
개성공단의 공장과 시설을 다시 활용하고 가동을 시작하는 것입니다. 개성공단 공장이 다시 돌도록 하기 위해서는 한 가지 중요한 조건이 있습니다. 이 공장의 전반적인 운영과 감독을 노동당 간부들에 맡기지 말고 북한의 신흥 부자들, 즉 돈주들에 맡겨서 운영하도록 해야만 성공할 수 있습니다.
북한이라는 나라는 개성공단을 제대로 경영할 능력이 없습니다. 북한 정권이 대책도 없이 무조건 몰수된 남한의 시설에서 생산을 시작한다면 개성공단은 곧 실패로 끝날 것입니다. 북한 간부들은 경영능력이 전혀 없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개인 사업에 경험이 아주 많은 돈주들은 그렇지 않습니다. 북한에서 돈주가 경영을 맡고 있는 기업소 대부분은 국가 소유 기업소들보다 잘 돌아가고 있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습니다.
특히 개성공단의 공장들은 규모가 크지 않은 100여 개의 공장들이 모여 있어서 북한 돈주들의 경험과 능력에 잘 맞는 공장들입니다. 물론 현재의 북한의 공식적인 경제 체제를 감안하면 돈주들도 형식적으로는 국가 기관의 이름을 빌릴 수 밖에 없을 겁니다. 그러나 이미 생명을 잃어버린 개성공단을 회복시키고 개성 주민들을 구원할 수 있는 방법은 북한 돈주들이 갖고 있는 자본과 경험을 활용하는 방법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