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명호 칼럼: 북한은 2차 핵실험을 자제하라


2006.10.23

북한이 지난 9일 1차 핵실험에 이어 2차 핵실험을 시도할 것이라는 관측들이 한반도 주변에서 끊임없이 나오고 있다. 그런가하면 엇갈린 얘기들도 나오고 있다. 지난 주 19일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중국의 특사로 평양을 방문한 탕자쉬안 국무위원을 만난 자리에서 “추가로 핵실험을 하지 않겠다” 또는 “한반도 비핵화 선언을 지키겠다”고 말했다는 보도들이 베이징과 도쿄에서 흘러나오고 있다.

이처럼 지금 북한의 핵실험을 둘러 싼 움직임은 국제사회가 촉각을 세워 지켜보고 있는 중대한 사안중의 하나다. 왜 국제사회는 북한의 핵실험 움직임에 촉각을 세우고 있는 것일까.

첫째로 북한의 핵실험은 한반도 비핵화 공동선언에 위배되는 것으로 남한은 물론 일본, 대만 등 안보에 불안을 느낀 주변국들의 핵개발을 부추길 수 있기 때문이다. 북한의 1차 핵실험 이후 일본에선 핵개발을 추진할 때가 왔다는 일부 세력들의 목소리가 높아가고 핵을 금지한 평화헌법 개정 움직임까지 나타나고 있다.

일본이 핵무기 개발에 필요한 충분한 양의 플루토늄과 기술을 확보하고 있다는 것은 공공연한 비밀이다. 북한의 핵개발은 또한 남한 내 일부에서도 핵개발을 해야 한다는 주장에 명분을 주고 있다. 아직은 이 같은 주장이 소수에 머물고 있지만 만일 북한이 계속해 핵실험을 한다면 핵개발 주장에 동조하는 목소리들은 높아갈 것이다.

둘째로 북한의 핵실험은 핵확산금지조약 (NPT)의 기반을 흔들어 궁극적으로 세계의 비핵화 질서를 무너트릴 수 있기 때문이다. 핵확산금지조약은 한마디로 인류의 파멸을 초래 할 수 있는 더 이상의 핵개발을 국제사회가 엄격히 규제하고 있는 조약이다. 한국은 이 조약 비준국이며 북한도 가입했다가 현재는 탈퇴한 상태다.

북한이 지난 9일 1차 핵실험을 발표하자, 북한 핵의 직접적 피해자인 남한 국민들 모두가 이에 반대해 반대 서명운동을 벌이고 있으며 일본, 중국 등 아시아국들과 미국, 호주, 유럽국들 모두가 이에 강력히 반대하고 나섰다. 세계 평화와 안정을 깨트릴 수 있는 위험한 행동이기 때문이다. 결과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만장일치 대북한 제재 결의로 나타났다.

북한은 핵개발이 외부의 위협으로부터 안보를 지키기 위한 자위수단이라고 주장하지만 세계는 북한의 핵개발이 세계 평화를 위협하는 수단이라고 보고 있는 것이다. 즉 북한의 자위적 수단이 아니라, 오히려 국제사회의 불신과 제재만을 불러일으킨 것이다. 중국, 러시아를 포함해 유엔안전보장이사회가 만장일치로 대북한 제재 결의안을 채택한 것이 이를 말해 주고 있다.

이는 북한의 핵실험이 국제사회에서 얼마나 북한을 불리하고 위험하게 만드는 것인지를 극명하게 보여주는 것이다. 북한은 지금 2차 핵실험 카드를 쥐고 계산하고 있을지 모른다. 만일 북한이 2차 핵실험 카드를 사용한다면 이미 미국이나 일본 등 여러 국가에서 표명했듯이 더욱 강력한 대북한 제재조치가 따를 것임은 불을 보듯 환한 사실이다.

일부 인내심을 보이던 국가들도 더는 인내심을 발휘할 수가 없을 것이다. 북한은 더욱 불리하고 위험에 빠질 선택을 결코 하지 않기 바란다. 세계의 많은 나라들이 북한에 6자회담 테이블로 돌아오도록 권유하고 있을 때 바로 이때 회담 테이블로 돌아오는 것이 북한의 입장도 살리고 이익도 높일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는 것을 다시 한번 강조하고 싶다. (2006. 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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