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명호 칼럼: 남한이 이룩한 수출 3천억 달러


2006.12.11

지난 5일 남한은 올해 수출 3천억 달러를 달성함으로써 세계 제11위의 수출대국으로 올라섰다. 세계에서 수출 3천억 달러를 달성한 나라는 미국, 독일, 일본, 프랑스, 중국, 영국, 네덜란드, 이탈리아, 캐나다, 벨기에뿐이다.

지난 1964년 주로 모직물과 의류, 가발 등을 해외에 판매, 수출 1억 달러를 넘어선 지 꼭 42년만이며 연평균 수출 증가율 20.9%라는 기록적인 증가율로 2004년 2천억 달러를 넘어선 지 불과 2년 만에 달성한 수출고다. 수출품목도 60, 70년대 모직물과 의류, 가발 등에서 전기기기, 섬유를 거쳐 90년대 반도체, 자동차, 선박 등으로 바뀌었고 이제 2000년대엔 반도체, 자동차, 휴대폰, 디스플레이 등 기술제품으로 발전했다. 단일 품목으로도 반도체와 자동차 수출이 각각 3백억 달러를 넘어서고 있다. ·

지난 60, 70년대만 해도 미국의 뉴욕이나 영국, 서독 등 유럽의 대중 매장엔 남한으로부터 들여 온 가발이나 내복, 와이셔츠 등이 주로 나와 있었다. 그러나 이젠 세계시장에서 남한제 자동차, TV, 냉장고들이 미국, 일본제품들을 누르고 있고 남한제 휴대폰은 어디가나 인기 있는 품목이 되어 있으며 남한의 조선산업과 선박수출은 단연 세계 1위다.

오늘 날 남한이 이처럼 세계 11위의 수출대국으로 성장하게 된 것은 국민 모두의 근면함과 인내심 그리고 높은 교육열과 경제개발전략 때문이라고 말할 수 있다. 더욱 중요한 것은 민주주의와 자유시장 경제라는 터전이다. 이 자유로운 환경 가운데서 국민들은 최대의 창의력을 발휘하고 경쟁력을 높여 가며 좋은 제품을 만들어 세계시장에 내 놓았던 것이다.

세계는 지금 남한의 이 같은 달성을 보고 기적 같은 경제성장이라고 말하고 있다.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독립국가가 된 나라들 중 광복된 남한처럼 자유민주주의가 성장하고 경제가 선진국 수준으로 발전한 나라는 드물기 때문이다. 남한은 이미 지난1996년 세계의 경제 선진국 그룹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29번째 회원국이 되어 있다.

그런데 지금 북한은 어떠한가. 북한이 국가 통계를 정확히 공표하지 않아 확실히 알 수는 없지만 북한의 대외수출은 최근 한 해 대략 6억 달러 규모로 추정된다. 이 수치가 근사치라면 남한과는 비교가 되지 않는다. 수출시장도 남한이 전 세계를 대상으로 하고 있는 것에 비해 중국, 일본, 러시아와 동남아 일부 시장으로 좁은 편이다.

왜 이처럼 차이가 나는 것일까. 한마디로 모든 경제활동을 국가가 계획, 통제하는 사회주의 경제의 경직성과 폐쇄성 때문인 것으로 생각된다. 같은 사회주의 국가인 중국이나 베트남이 자유시장경제의 도입과 과감한 개방 개혁으로 눈부신 경제성장을 보이고 국민들의 생활수준도 나날이 향상되어 가고 있다.

요즘 프랑스나 영국, 심지어 모차르트의 고향인 오스트리아의 잘츠부르크나 비엔나를 가보면 여유로워진 중국인, 베트남인 관광객들을 많이 볼 수 있다. 이런 모습을 보노라면 국제사회로부터 세계에서 가장 폐쇄적인 사회라는 말을 듣고 있는 북한과 북한 동포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북한의 국민총생산도 얼마가 되는지 알 수 없다. 북한의 1인당 국민소득도 서방과는 산출방식이 전혀 다른데 서방의 산출 기준으로 보면 9백 달러가 조금 넘는 것으로 추산된다.

분명한 것은 북한의 식량사정이 점점 더 어려워져 내년이면 극심한 식량난을 겪게 될 것이란 국제식량기구 등의 보고다. 올해 3천억 달러 수출고를 달성한 남한은 5년 후인 오는 2011년엔 수출 5천억 달러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물론 여기엔 환율과 유가, 지정학적 불안 요인들이 도사리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무난히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또 내년이면 남한의 1인당 국민소득도 2만 달러를 넘어 설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남한은 바야흐로 1인당 국민소득 2만 달러 시대에 들어서는 것이다. (2006. 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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