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대 칼럼: 국제고립 자초하는 북한


2006.08.02

북한이 미사일 발사 이후 국제사회에서 더욱 고립되어가고 있습니다. 지난 26일부터 말레이시아에서 열린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은 28일 이 회의에 참석한 대부분의 외교장관이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우려를 표명했다는 내용의 의장성명을 배포하고 폐막됐습니다.

이번 아세안지역안보포럼에는 북핵 6자회담 참가국과 동남아국가연합 10개국 등 모두 25개국 외교장관이 참석했으며 북한도 참석했습니다. 그리하여 북한은 미사일 발사에 우려를 표명하는 의장성명에 반대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고 통과된 것입니다.

이와 함께 북한을 제외한 북핵 6자회담 참가 5개국과 캐나다, 호주,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뉴질랜드 등 10개국 외교장관은 이날 쿠알라룸푸르에서 10자회담을 열어 북한 핵 및 미사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외교적 노력을 해 나가기로 의견을 모았습니다.

10자회담을 주재한 콘돌리자 라이스 미국 국무장관은 회담에서 북한의 미사일 발사는 국제사회와 지역안보에 심각한 위협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에 앞서 백남순 북한 외무상은 11자회담에 참여해 달라는 리자오싱 중국 외교부장의 설득을 거부했습니다.

10자회담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대해 우려를 표명하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 결의 이행을 촉구했습니다. 관련국 장관들은 또 국제사회가 단합된 목소리를 내야한다는 것과 모든 참석자들이 6자회담을 조속히 재개시켜야 한다는 점에도 의견을 모았습니다.

그러나 이번 아세안지역안보포럼에 참석한 백남순 북한 외무상의 모습은 너무 초라했다고 합니다. 기자들만 그에게 관심을 보일 뿐 다른 나라 외교관들은 외면했습니다. 아무도 백남순 외무상에게 악수를 청하지 않았고 중국 외교부장까지도 그를 외면했습니다. 이 모습은 오늘날 북한이 처한 국제적 고립상황을 상징적으로 보여준 것이라고 하겠습니다. 25개국 장관중 백남순은 오직 혼자였고 이것은 북한이 국제적으로 왕따를 당한 외톨이 신세가 되었음을 의미합니다.

한편 이번 북한의 홍수 피해와 관련, 세계식량계획(WFP)이 이재민들을 위한 구호식량을 긴급 지원하겠다고 제의하였습니다. 그러나 북한은 이를 거부했다고 합니다. 그 이유인즉슨 ‘이재민에게 식량이 제대로 전달됐는지 확인해야 한다는 세계식량계획의 전제조건 때문이라고 하니 기가 찰 노릇입니다.

북한은 이번 수해로 수 만명의 이재민이 발생하고 3,000여 명의 사망·실종자가 나타난데다 올해 식량부족분이 83만t으로 추산되고 있습니다. 이대로 가면 주민 수십만명이 또 굶어 죽을 판입니다. 그런데도 국제사회의 이같은 인도적 지원마저 거부하고 있으니 이 얼마나 비인도적 정권입니까. 북한이 현 위기상황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국제사회의 요구에 귀를 기울이고 6자회담에 무조건 나와 핵·미사일 문제를 조속히 해결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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