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대 칼럼] 북한의 대화공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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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함을 공격한 북한이 지난 7월9일 유엔안보리 의장성명 채택후 대화공세를 펴기 시작했습니다. 북한을 명시하지 않은채 막연히 천암함 공격을 규탄한 의장성명이 나오자 북한은 자기들의 외교적 승리라고 자평했습니다.

그러면서 6자회담을 통해 평화협정 체결과 비핵화를 실현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 나가겠다고 밝혔습니다. 또한 유엔군사령부 군사정전위원회와 북한군 판문점대표부는 지난 15일, 판문점에서 열린 대령급 실무회담에서 천안함 폭침사건을 논의할 장성급 회담을 개최하기로 합의했습니다. 또 북한은 장맛비로 불어난 임진강 상류 댐의 물을 흘려보내겠다고 남측에 사전 통보했습니다. 이는 북측이 남측에 유화적 태도를 보인 것으로 해석됩니다.

한편 남한과 미국은 천안함 사태에 대한 북한의 태도에 실질적 변화가 없는한 당장 6자회담에 응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습니다. 다시말해 북한이 천안함 사건에 대한 사과와 비핵화에 대한 진정성을 먼저 보일 것을 촉구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북한이 현시점에 와서 왜 대화공세와 유화적 태도를 보이고 있는가. 그것은 천안함 국면에서 하루속히 벗어남으로써, 남한과 미국의 대북제재를 희석시키려는데 일차적 목적이 있다고 하겠습니다.

또한 6자회담은 의장국인 중국이 선호하는 회담이기 때문에 이 회담 재개에 적극성을 보임으로써, 중국의 환심을 사려는 의도도 작용한 것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6자회담이 재개된다 하더라도 북한은 비핵화보다 주한미군 철수를 겨냥한 평화협정 체결문제를 먼저 논의하려는 입장이어서 자기들 핵보유에는 별 지장이 없다고 판단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북한은 지난 4월21일, 외무성 비망록을 통해 '우리는 필요한 만큼 핵무기를 생산할 것이며 다른 핵보유국들과 동등한 입장에서 핵군축 노력에 참가할 것'이라고 말함으로써 핵보유국을 기정사실화 했습니다. 아울러 6자회담에서 평화체제문제를 비핵화문제보다 먼저 다룸으로써 비핵화 논의를 사실상 유야무야 시키겠다는 전략을 갖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것은 북한의 생각일뿐, 미국, 남한, 일본의 생각은 다르기 때문에 북한 의도대로 되지는 않을 것입니다.

미국, 남한 등은 6자회담의 기본 목적이 북한 핵 포기에 있으므로 북한의 비핵화가 어느 정도 진전된 시점에 가서 평화체제문제를 본격 논의한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리고 미국이 강조하는 '비핵화에 관한 북한의 진정성 표시'는 과거 6자회담 과정에서 합의한 북한의 핵 불능화 조치 중 몇 개라도 우선 행동으로 보이라는 뜻입니다. 또 북한이 평화협정 체결문제를 진정으로 논의하고자 한다면 천안함 사건에 대해 먼저 사과하라는 것입니다. 북핵 문제와 천안함 사건, 모두 한반도 평화와 밀접한 연관이 있다고 볼 때 이와같은 남한과 미국의 주장은 합리적 요구라고 하겠습니다. 그러기 때문에 북한이 이런 본질문제를 외면하고 유화적 대화공세에만 매달릴 경우, 남북관계의 진전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