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대 칼럼] 북 군사력과 강냉이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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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국방부는 북한이 앞으로 10년 내에 핵탄두를 장착한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을 개발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미 국방부는 최근 발표한 '2010년 탄도미사일 방어계획 검토 보고서'에서 이 같이 밝히고 작년 4월 북한이 발사한 인공위성은 실패했지만 대륙간 탄도미사일 개발을 위한 많은 기술은 성공적이었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따라 북한은 멀지 않아 대포동 2호 미사일 실험에 성공할 것이며 10년 내에 이 미사일에 핵탄두를 장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보고서는 평가했습니다.

이 같은 평가는 북한이 오는 2020년까지 태평양을 넘어서 미국 본토를 공격할 수 있는 대륙간 탄도미사일 개발은 물론 여기에 핵탄두까지 장착할 수 있을 정도의 기술을 갖는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또 이 보고서는 북한이 장거리 미사일뿐만 아니라 남한과 일본을 사거리로 한 스커드와 노동 미사일 등 중․단거리 미사일도 많이 개발해 실전 배치해 놓았다고 밝혔습니다.

그런가 하면 북한의 김정일 위원장은 '인민들이 강냉이밥을 먹고 있는 것이 가슴 아프다. 내가 할 일은 인민들에게 흰 쌀밥을 먹이고 밀가루 빵과 칼제비국을 마음껏 먹게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고 지난 1일자 노동신문은 보도했습니다.

우리는 이 같은 미국 발표와 노동신문 보도를 통해 북한의 핵․미사일을 포함한 군사력과 강냉이밥도 제대로 먹지 못하는 주민생활 사이의 엄청난 괴리, 즉 두 개의 서로 다른 모습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북한은 2002년 7월 이른바 '7.1조치' 이후 선군시대 경제건설 노선을 표방하면서 국방공업 우선 발전전략을 강조해왔습니다. 특히 2006년 10월9일 1차 핵실험 후인 2007년도에는 국방공업 발전에 선차적인 힘을 넣어 군사력의 물질적 기초를 강화해 나갈 것을 주문하기도 했습니다.

그 결과 북한이 공식적으로는 국가 총예산에서 군사비의 비중을 14~17% 사이로 편성하고 있으나 실제로는 30~50%를 군사비로 지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러다 보니 인민생활 향상에 써야 할 예산이 부족한 것은 필연적이고 거기에다 낡아빠진 계획경제 체제에 매달린 탓으로 주민들의 생활은 더 궁핍해질 수밖에 없게 된 것입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작년 11월 말 단행한 화폐개혁의 실패로 인해 극심한 물가폭등에 인플레이션 현상까지 겹쳐 경제는 걷잡을 수 없이 밑바닥으로 추락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북한이 이 위기상황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계획경제 체제에 입각한 국방공업 우선 발전전략을 접고 시장경제 원리에 입각한 생필품 생산 등 경공업 부문에 주력해야 합니다.

북한은 지난해 핵․미사일 개발 및 발사에 7억 달러를 사용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북한당국이 만약 이 돈 가운데 1억 달러를 식량 구입에 썼더라면 태국산 쌀 200만t을 수입할 수 있었고, 이로써 먹는 문제는 거의 해결되었을 것입니다. 그럼에도 이 쉬운 길을 외면함으로써 올해도 동사자에 아사자까지 발생케 하고 있습니다. 지난 1990년 소련이 그 많은 핵과 미사일을 보유하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체제가 붕괴된 사건에서 북한 당국은 교훈을 찾아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