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대 칼럼] 핵보유국 행세하려는 북한

0:00 / 0:00

북한은 지난 21일, 외무성 비망록이라는 것을 발표하고 핵무기 보유국 행세를 하고 나섰습니다. 북한은 비망록을 통해『우리는 필요한 만큼 핵무기를 생산할 것이지만 핵군비 경쟁에 참가하거나 핵무기를 필요이상으로 과잉생산하지 않을 것이며 다른 핵보유국들과 동등한 입장에서 국제적인 핵군축 노력에 참가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같은 북측 주장은 과거에도 해온 것으로서 새로운 것이 아니지만 왜 현시점에 와서 장문의 비망록형식으로 발표했는가. 그것은 첫째, 남한에서 열릴 세계 제2차 핵 안보 정상회의를 의식했기 때문입니다. 미국 오바마 대통령의 발의에 의해 최근 워싱턴에서 열린 세계 47개국 핵 안보정상회의 참석자들은 제2차 회의를 오는 2012년, 남한에서 개최하여『핵 없는 세상』을 만들기 위한 노력을 계속하기로 합의했습니다.

예컨대 기존 핵무기 보유국의 핵탄두수 감축과 함께 핵무기가 국제 테러조직이나 불량정권으로 넘어가지 않도록 하는 문제, 그리고 원자력발전소 등 핵의 평화적 이용 방안등을 논의하기로 한 것입니다.

따라서 남한이 국제사회의 새로운 의제인 핵 안보에 관해 50여개국 정상들이 참석하는 회의를 개최국으로서 주도할 경우, 북핵폐기에 대한 국제사회의 공감대를 넓히고 공조를 더욱 강화하는 계기가 될 것입니다.

북한당국은 여기에 찬물을 퍼붓기 위한 목적에서 비망록을 발표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둘째는 천안함 침몰사건으로 미국이 6자회담 추진을 잠정 중단하자 이에 대한 관심끌기 협박용으로 비망록을 발표한 것으로 보입니다. 미국은 천안함 침몰원인에 대해 점차 북한을 의심하기 시작했고 이를 6자회담 재개와 연관시키고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북한은 자신의 핵개발이 진전된 상태라고 과시함으로써 미국의 초조감을 불러일으키고, 천안함에 관한 국제적 관심을 핵문제로 희석시키려한 것 같습니다. 특히『북한이 1~6개의 핵무기를 가지고 있다』는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의 발언을 계기로 일각에서 미국이 북의 핵보유를 사실상 인정하고 비핵화보다 비확산에 주력하는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 것과도 연관이 있어 보입니다. 다시말해 북한은 클린턴 장관의 실언을 계기로 사실상 핵보유국으로써의 지위를 굳히려한 것입니다.

그러나 백악관 게이 세리모어 대량살상무기 조정관이 밝혔듯이 『북한핵은 인정 못한다.』는 것이 미국의 공식입장인 것입니다. 또 남한, 일본, 중국, 러시아 등 다른 6자회담 참가국들의 북핵 불인정 입장 또한 변함이 없다고 하겠습니다.

북한은 사실상 핵을 가진 이스라엘, 인도, 파키스탄을 모방하여 핵보유국 흉내를 내려하겠지만 이들 국가와 북한은 엄연히 다른 것입니다. 이들 국가는 핵은 가졌으나 국제규범을 존중하고 있는 반면 북한은 국제규범은 아랑곳없이 핵무기로 남한을 비롯한 이웃나라를 위협하고 핵물질을 국제테러집단에 팔아넘길 수 있는 테러국가요, 불량국가이기 때문입니다. 북한당국은 이제 자기 분수를 알고 핵보유국의 미몽에서 깨어나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