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과 대만이 지난달 29일,「경제협력 기본협정」을 체결함으로써, 단일시장 형성이라는 경제통합에 크게 다가섰습니다. 자유무역협정(FTA)보다 약간 낮은 단계인 이번 경제협력협정으로 인해 중국은 대만의 539개 수출 품목에 대해 관세를 폐지하고 대만도 267개 품목의 중국 수출품에 대해 관세를 폐지하게 됐습니다.
또 대만 농산물의 중국 수출 허가와 대만 은행의 중국진출 규제완화 등 서비스 분야에서의 상호 개방 등 광범위한 협력조치에 합의함으로써 중화경제권을 형성하게 됐습니다. 이번 조치는 남북한 관계에서 볼 때, 퍽 부러운 상황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렇다면 중국, 대만관계가 여기까지 발전하게 된 배경과 동기는 무엇인가. 우선 통일문제에 관해「하나의 중국」정책을 견지해온 중국은 1958년 시작된 대만영토 금문도 포격을 중단한 후 긴장완화를 꾸준히 모색해 왔습니다. 특히 중국은 1979년 군사대결 종식과 더불어 우편, 항공 통상을 서로 개방하는 「3통(通)」을 대만에 제의했습니다. 또한 대만도 분단직후 내걸었던 대륙본토수복정책에 의해 추진하던「3불(不)」정책을 뒤로하고 1987년부터 본토 출신자들의 중국내 친척방문을 허용하면서 민간교류 및 경제교류의 물꼬를 트기 시작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대만은 해외투자의 60%가 중국으로 갈만큼 중국경제와 연관을 맺게 되었고 그것이 오늘의 경제통합을 가능케 한 요인이 된 것입니다.
다시 말해 쌍방이 신뢰를 바탕으로 평화와 경제협력을 추구한 것이 경제통합의 근본원인 이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한반도는 어떠합니까. 남북한은 1992년, 기본합의서 체결을 비롯해 2000년대에 들어와 두 차례 정상회담을 갖고 6.15공동선언과 10.4선언을 채택함으로써 평화정착과 교류협력을 합의한바 있습니다. 특히 남북경협은 2000년 이후 철도·도로연결사업, 개성공단 건설사업, 금강산 관광사업 등 이른바 3대 경협사업을 중심으로 협력의 지평을 넓혀왔습니다. 이와 함께 남북한은 투자보장·이중과세방지 등에 합의함으로써 제도적 장치도 마련했습니다.
그러나 북한은 이 같은 교류협력의 이면에서 핵무기, 미사일 등을 꾸준히 개발함으로써 남한에 대한 군사적 위협능력을 키워왔고 남한의 금강산 관광객을 총으로 쏴 사살하는가 하면 지난 3월 26일에는 천안함에 대한 군사공격을 감행, 격침시켰습니다.
그리고 이 같은 북한의 평화파괴 행위는 경제협력을 포함한 남북관계를 다시 대결국면으로 후퇴시키고 말았습니다. 아울러 북한은 천안함 사건 이전인 지난해 연초부터 남한의 이명박 정부를 향해 온갖 비방·중상을 퍼부으면서, 6.15선언과 10.4선언을 제외한 여타 남북합의사항을 전면 폐기한다고 선언까지 했습니다. 자기들 입맛에 맞는 합의서는 지키고 불리하다고 싶은 합의서에 대해서는 폐기하겠다고 선언한 것은 남북 간에 또다시 불신을 키우는 결과를 가져왔습니다.
이상과 같은 점에서 남북관계가 중국, 대만관계처럼 발전되기 위해서는 북한이 군사적 긴장조성행위를 즉각 중지하고 상대방과 맺은 약속은 성실히 지키는 신의를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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