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추석을 계기로 남북이산가족 상봉이 금강산에서 이루어질 전망입니다. 북한 적십자회는 지난 10일, 추석 이산가족 상봉과 이를 위한 적십자 실무접촉을 남측에 제의했고 남측도 이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여 오는 17일 접촉이 이루어질 예정입니다.
북측이 지금에 와서 이와 같이 유화적 태도를 보인 것은 남쪽으로부터 식량지원을 많이 받으려는 것이 첫 번째 목적이라 하겠습니다. 북한은 올여름의 잇단 수해로 심각해진 식량난으로 인해 민심이 흉흉하고 당면한 김정은 후계세습 등 정치적 상황도 어려운 형편입니다. 그리하여 북한은 지난 9월 4일 수해 지원용 쌀과 시멘트, 중장비 등을 남측에 요청했습니다. 이에 대해 남측은 중장비를 제외한 쌀 5,000톤과 시멘트 25만포대 등 100억원 규모의 지원을 해주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그러나 과거 김대중, 노무현 정권으로부터 이산가족 상봉 대가로 매년 40만톤 정도의 식량을 지원받은 북한으로서는 이것이 눈에 찰리가 없습니다.
그러기 때문에 북한은 적십자 실무접촉에 나와 추가적인 대규모 식량지원을 요청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습니다. 둘째로 북한이 이산가족상봉 제의를 한 이유는 천안함 사건을 희석시키려는데 목적이 있습니다.
북한은 과거 대남도발 후 대화요구라는 상투적 술책을 수없이 써왔습니다. 북한은 이번에도 이산가족상봉으로 경색된 남북관계를 완화시킨 후 남북고위급회담 등으로 대화수준을 점차 높여감으로써 천안함 사건을 유야무야 시키려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남측은 인도주의 문제와 정치군사적 문제를 엄격히 분리하여 대처해 나가야 합니다. 북한에 대한 수해지원과 이산가족상봉은 인도주의적 사안이기 때문에 전향적으로 추진하되 천안함 사건은 남한의 안보와 직결된 정치군사적 사안임으로 북한의 사과, 시인을 반듯이 받아내야 할 것입니다.
특히 이산가족의 고통 해소를 위해서는 1, 2년 마다 찔끔 찔끔 하는 상봉을 지양하고 상봉을 정례화, 상시화해야 합니다. 1988년 이후 남한 측의 상봉 신청자 12만 8,000여명 가운데 4만 4,000명이 이미 사망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생존자 8만 여명을 매년 1,000명씩 만나게 해도 80년 이상 걸립니다. 그런데도 북한은 지난해 경우 100명 상봉을 내놓고 생색을 냈으며 이번에도 거의 비슷한 제안을 내놓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남북 합쳐 200명이 하룻밤 수십년간 헤어진 가족의 얼굴만 바라보고 되돌아와야 하는 식의 상봉을 더 이상 하지 말아야 합니다.
그러면 근본적 해결방안은 무엇인가. 1972년, 제1차 적십자회담에서 회담의제로 합의한 5개항을 실천하는 방향에서 시작해야 합니다. 그것은 이산가족의 주소, 생사 확인 및 통보, 방문, 상봉, 서신교환, 재결합, 기타 인도적 문제 해결 등입니다.
이 가운데 상봉의 정례화와 함께 미상봉자들의 생사확인, 통보와 서신교환 등은 병행추진이 가능할 것입니다. 쌍방은 이같은 발상의 대전환을 함으로써 이산가족의 고통을 덜어주길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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