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대 칼럼] 2010년 남북관계 평가

송영대∙ 평화문제연구소 상임고문
2010.12.29
다사다난(多事多難)했던 올 한해가 저물어 갑니다. 2010년의 남북관계는 휴전 후 긴장과 대결국면이 가장 극심했던 어두운 해였습니다. 그것은 시대착오적이고 냉전적인 북한당국의 대내외 정책 때문이었습니다.

북한당국은 지난 9월말, 3대 권력세습을 공식화 하였습니다. 권력이 김일성, 김정일을 거쳐 그의 아들 김정은에게로 승계되는 3대 세습이란 21세기 문명사회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해괴한 일로써 세계의 웃음거리가 됐습니다. 이는 북한이 왕조국가를 지향하는 명백한 신호로써 민주화와는 거리가 먼 비정상국가임을 만천하에 드러낸 사건이었습니다.

또한 북한당국은 지난 3월, 천안함 피격에 이어 11월 연평도 포격 등 대남 군사도발을 계속 자행했습니다. 특히 연평도 포격으로 남한 군인은 물론 민간인 사망자까지 낸 것은 전시에도 금하고 있는 반인륜적인 전범행위로써 한반도를 무력으로 통일하겠다는 남조선혁명이 조금도 변치 않고 있음을 재확인 시켜준 사건이었습니다.

또한 그동안 플루토늄 방식에 의해 핵을 개발해온 북한당국이 최근 농축우라늄 방식에 의해 핵을 개발하고 있는 시설까지 공개했습니다. 이는 그동안 한반도 비핵화를 입버릇처럼 외치면서 6자회담에 나와 핵 포기의 대가로 경제지원을 챙긴 북한의 태도가 허구요 기만이었음을 스스로 드러낸 사건이라 할 수 있습니다.

더군다나 북한당국은 최근 들어 남쪽을 겨냥해 핵공격 가능성을 언급하며 협박하고 있습니다. 북한 김영춘 인민무력부장은 지난 12월 23일 “우리 혁명 무력은 핵 억제력에 기초한 우리 식의 성전(聖戰)을 개시할 만반의 준비를 갖추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핵 억제력에 기초한 성전이란 남한에 대한 핵 공격을 뜻하는 것으로써, 이는 자기들의 핵이 미국의 침략에 대응하기 위한 방어용 이라고 하던 종래 주장을 뒤엎은 것입니다.

이처럼 북한은 남쪽을 향한 어뢰, 포격 도발과 핵 협박으로 강도의 수위를 점차 높여가고 있습니다. 한때는 ”같은 민족끼리“를 외치며 남한으로부터 쌀과 비료를 가져간 북한 당국이 원조가 끊기자 핵 협박을 하고나온 것은 돈을 내놓지 않으면 죽이겠다고 위협하는 강도의 수법과 다를 바 없습니다.

더욱이 연평도 포격에 참가한 북한군인 네 명은 지난 24일 북한 조선중앙TV에 나와 “우리가 쏜 포탄에 여기저기서 불기둥이 치솟는 것을 보고 우리는 만세를 부르고 승리를 축하했다.”고 말했습니다. 사람을 죽여 놓고 만세를 불렀다는 이들의 모습에서 우리는 인간이 아닌 광기어린 사이비 종교집단을 연상케 됩니다.

올해 북한당국이 취한 정책은 핵보유국으로 김정은 체제를 굳히고 미국과 평화협정을 맺어 강대국 행세를 하면서 남한은 북한에게 경제지원이나 해주는 종속적 위치에 두려는 전략이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전략은 북한이 강성대국 건설 원년으로 주장하는 2012년까지 그 강도를 높여갈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러나 이것은 북한 당국의 몽상일 뿐 실현 가능성이 전혀 없는 정책입니다. 그 이유는 남한, 미국 등 국제사회가 북한을 정상국가로 보지 않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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