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성훈 칼럼: 민족의 장래에 먹구름을 드리우는 북한의 미사일 발사

북한이 지난 5일 모두 일곱 차례의 미사일을 발사했습니다.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할 것이라는 징후가 계속 포착되었기 때문에 발사 자체는 그리 놀라운 것이 아니었습니다만, 남한시간 새벽 3시 반부터 오후 5시 20분까지 모두 일곱 발의 미사일을 발사했다는 것은 매우 충격적인 사건입니다.

북한이 지금까지 여러 차례 미사일을 발사했지만 대부분이 한 발을 발사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이번에는 단거리, 중거리 그리고 장거리 미사일을 함께 발사함으로써, 자신들이 갖고 있는 미사일 능력을 최대한 과시하려 한 것으로 보입니다.

사정거리가 500km 정도인 단거리 스커드미사일은 남한을 공격할 수 있는 무기로서 이미 실전배치가 된 상태입니다. 사정거리가 1,000km를 넘는 중거리 노동미사일은 일본까지 공격할 수 있는 무기로서 역시 실전배치가 되어 있습니다. 사정거리가 4,000km가 넘는 장거리 대포동미사일은 미국을 사정권 안에 두고 있습니다. 이번 발사에서 유일하게 실패했지만, 북한은 실패를 교훈삼아 시험 발사를 재개할 가능성이 많습니다.

북한이 핵무기를 개발한 상황에서 장거리미사일 능력까지 갖출 경우 동북아의 안보를 크게 해칠 수 있기 때문에 중국과 러시아까지 나서서 북한이 미사일 발사를 하지 말도록 촉구했었습니다. 북한이 이런 국제사회의 공통된 요구를 무시하고 미사일을 발사하자, 첫 번째 미사일이 발사된 직후부터 남한과 미국 그리고 일본을 비롯한 국제사회는 신속하게 움직였고, 이구동성으로 북한의 미사일 발사 행위를 강력하게 비판했습니다. 특히 일본의 요구로 유엔안전보장이사회가 소집되어서 북한에 대한 제재문제를 논의하고 있습니다.

이번 북한의 미사일 발사는 향후의 남북관계 뿐만 아니라 동북아 안보질서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입니다. 우선 남한의 대북지원과 교류협력정책이 이전과 같은 속도를 내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이미 남한의 통일부장관은 국회에 출석해서 북한에 대한 쌀과 비료 지원을 중단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국회의 많은 의원들이 정부의 대북정책과 외교안보정책을 전면적으로 재검토할 것을 요구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경우에 따라서는 남북관계가 상당기간 경색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을 듯합니다.

일본의 경우 미사일 발사 당일 북한 만경봉호의 입항을 6개월간 금지하는 조치를 단행했고, 추가 제재를 논의하고 있습니다. 발사된 미사일이 모두 일본 쪽을 향했기 때문에 일본 정부와 국민들이 받은 충격은 대단한 것입니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고이즈미 총리의 평양 방문때 서명한 평양선언의 파기로 보는 일본정부의 대북 압박은 앞으로 더욱 거세어 질 것입니다.

안보적인 측면에서 볼 때, 일본은 미국과의 미사일방어망 구축을 비롯한 자체적인 군사력 확충 노력을 배가할 것입니다. 그리고 더 나아가 헌법개정을 통한 정상적인 군대의 보유와 북한의 미사일 기지에 대한 선제공격권 천명 등도 예상할 수 있을 것입니다. 모두 동북아의 긴장을 크게 고조시킬 수 있는 조치들입니다.

이번 미사일 발사는 또한 북한정권이 구제불능의 무모한 정권이라는 인식을 국제사회에 확실하게 심어주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주민들은 굶주리고 나라는 피폐해 있는데도 불구하고, 한편으로는 국제사회에 손을 벌려 경제지원을 받으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핵을 개발하고 미사일을 발사해서 평화를 해치는 나라를 누가 지지하고 성원하겠습니까?

북한당국은 이번 미사일 발사에 국제사회가 놀라는 모습을 보면서 북한의 군사적 능력을 성공적으로 과시했다고 자화자찬하면서 축배를 들었을 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국제사회는 냉철하면서도 침착하게 그리고 끈기 있고 치밀하게 대응해나갈 것입니다. 북한정권이 무모한 도발을 하면 불이익을 받게 된다는 것을 사무치게 느끼도록 하겠다는 것이 이번 미사일 발사로 형성된 국제적인 중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