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진: 北 미사일 발사는 애물단지
2006.07.07
6일 조선중앙통신은 북한 외교부대변인 담화를 발표하고 '우리가 미사일을 발사한 것과 관련하여 미국과 일본 등 일부 나라들이 위반이니, 도발이니, 제재니, 유엔안전보장이사회 상정이니 하면서 큰 일이나 난 것처럼 분주탕을 피우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통신은 계속하여 '우리 군대는 이번과 마찬가지로 앞으로도 자위적 억제력을 위해 미사일 발사훈련을 계속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알려진 바와 같이 북한은 5일 새벽 3시경부터 대포동 2호 미사일을 비롯해 도합 7기의 미사일을 발사했습니다.
이 때문에 지금 세계는 북한 미사일 문제를 둘러싸고 팽팽한 접전을 벌이고 있습니다. 북한당국은 군사강국의 저력을 보여주었다고 기뻐할지 몰라도 그 미사일 때문에 고립을 자초한다는 생각을 못하고 있습니다.
정세는 98년 광명성 1호라고 주장하는 대포동 1호 미사일 발사 때와 유사한 상황으로 치닫고 있는데, 그 이유는 북한이 미사일을 쏘지 않겠다고 한 약속을 어겼기 때문입니다.
이번 일로 북한은 미사일을 쏘지 않겠다고 국제사회와 한 약속을 뒤집었습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2000년 올브라이트 미국무장관과 집단체조를 관람하던 중 98년 발사한 대포동 미사일 형상이 연출되자 “이것이 첫 번째 위성발사이자, 마지막이 될 것”이라고 말한바 있고, 2002년 9월 고이즈미 일본총리가 평양을 방문했을 때, 4개 항목의 합의를 담은 '평양선언'을 발표하고, 미사일발사 유예(모라토리엄)를 약속한바 있지요.
그뿐입니까? 작년 6월17일 정동영(鄭東泳) 전 통일부 장관과 만난 자리에서는 “미국과 수교하고 우방국이 된다면 미사일을 폐기할 용의가 있다”며 “장거리 미사일과 대륙간 탄도미사일은 다 폐기하겠다”고 말했습니다.
그럼 그 약속을 뒤집으면서까지 발사된 미사일이 과연 북한주민들에게 약이 되는지, 독이 되는지 살펴봅시다.
우선 대포동 미사일은 북한경제의 약 90%를 탕진하면서 만들어진 무기입니다. 이번에 발사된 대포동 미사일과 노동미사일을 제작하는데 드는 비용은 모두 6천만 달러(600억)에 달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주민들이 허리띠를 졸라매고 사금을 캐서 번 돈과 송이를 따서 번 외화를 순식간에 하늘로 날려 보내고 있습니다. 그 돈으로 옥수수를 사다 굶주리는 주민들에게 나눠줘도 수백만 명을 구제할 수 있지만, 인민생활은 아랑곳 하지 않고 위험한 무기만 만들고 있습니다.
문제는 여기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미사일 발사가 불러올 국제적 파장인데, 미국과 일본은 물론, 우방으로 여기는 중국과 러시아까지 깊은 우려를 표시하고 있습니다.
가장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나라는 일본인데, 이번 미사일들이 본토를 타격할 수 있는 사정거리를 가진 것들이기 때문이지요. 발사 당일 미일 두 나라는 즉각 각료회의를 열고, 대북제재를 위한 대책토의에 들어갔고, 유엔안보리까지 소집되었습니다.
중국은 그 미사일들이 동북아시아지역의 군사적 긴장을 부추기는 행위이기 때문에 반대합니다. 즉 북한이 미사일과 핵을 만들면 일본이 핵무장 할 수 있는 구실을 주기 때문입니다. 그뿐 아니라, 지금까지 쌀과 비료, 신발자재 등 경제지원을 해오던 남한정부도 평화보장 책임을 지고 지원을 중단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래저래 볼 때 이번 대포동 미사일 발사는 도움은 고사하고, 재앙만 불러오는 애물단지가 분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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