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원 조직비서, 북한 새 우표에 등장…“복귀 유력”

앵커: 북한의 조용원 당 조직비서는 약 50여일 동안 공개 활동이 없어 그 배경을 놓고 은퇴, 발병, 숙청 등 다양한 분석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조용원의 모습이 담긴 새로운 북한 우표의 존재가 확인돼 ‘조용원 복귀설‘에 무게가 실립니다. 서울에서 한도형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를 최측근에서 수행해 온 북한 조용원 노동당 조직비서는 지난 2월 28일 개성시 개풍구역 지방공업공장 착공식을 마지막으로 공개 행보를 보이지 않았습니다.

이에 한국 정보기관인 국가정보원은 22일 언론 공지를 통해 조용원의 신상 변동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동향을 지켜보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한국 통일부 당국자도 같은 날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두 달 가까이 공개 활동이 없는 것은 주시할 필요가 있는 부분”이라며 “과거 사례로 본다면 고령에 따른 은퇴나 발병 외 혁명화 교육이나 숙청 등 다양한 경우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북한 국가우표발행국이 다음 달 발행할 계획인 새로운 우표에 조용원의 모습이 김 총비서와 함께 담긴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조선우표사가 공개한 새로운 우표에 담긴 모습은 지난해 12월 20일 성천군 지방공업공장 준공식 사진으로, 김 총비서는 가위를 들어 빨간 테이프를 막 끊으려고 하는 모습이며 조용원은 몇 걸음 뒤에서 이 모습을 미소 지으며 바라보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북한 우표를 연구하는 정다현 고려대 박사는 24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북한이 지방발전 20x10 정책의 ‘성과‘에 대해 발행한 우표는 이번이 처음”이라며 “이같이 중요한 우표에 얼마든지 조용원이 없는 사진을 사용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정 박사는 “조용원의 모습이 명확하게 포함된 우표를 발행한다는 것은 지방발전 20x10 정책에 김정은 총비서 다음으로 관여한 조용원을 상징적으로 활용하려는 것”이라고 해석했습니다.

그러면서 정 박사는 “현재 조용원의 상태에 대해 확인할 수는 없지만, 지방발전 20x10 정책 과오로 질책 받았다고 보기는 어렵고, (공개활동에 나서지 않는) 또 다른 이유가 있더라도 조용원의 신변에 결정적인 이상이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분석했습니다.

북한 국가우표발행국이 오는 5월 13일 발행할 새로운 우표의 모습.
북한 국가우표발행국이 오는 5월 13일 발행할 새로운 우표의 모습. 북한 국가우표발행국이 오는 5월 13일 발행할 새로운 우표의 모습. (조선우표사 홈페이지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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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원 재기용 가능성 높아…새로운 임무 중일 가능성도”

임을출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24일 자유아시아방송(RFA)과의 통화에서 조용원의 복귀 가능성과 조용원이 제9차 당대회 등에서 새롭게 제시할 목표 및 정책과제를 체계화하는 임무를 맡고 있을 가능성을 제기했습니다.

먼저 복귀 가능성에 대해 임 교수는 조용원이 현재 아직 외부에 드러나지 않은 어떠한 사유로 처벌받고 있는 상황이라고 하더라도 조용원은 김정은의 유일적 영도체계를 형성하고 강화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해온 인물이기 때문에 재기용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밝혔습니다.

이와 함께 임 교수는 북한이 올해 당 창건 80주년 및 9차 당대회에서 높은 수준의 목표와 정책과제를 제시할 것으로 관측되는데, 조용원이 이를 준비하기 위한 별도의 임무를 부여받아 공개석상에 나타나지 않고 있을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임을출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 2015년 이후부터 중요한 역할을 하는 간부들은 다시 중용을 해서 활용하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에, 또 조용원만큼 충실한 측근도 없었기 때문에 반드시 재이용할 것으로 봅니다. 예전 같으면 이런 큰 당대회를 준비하기 위해서는 테스크포스팀을 따로 만들어서 별도로 준비를 해온 것으로 저는 알고 있습니다. 조용원 당 조직비서가 이 테스크포스팀을 만들고 실질적으로 책임지는 역할을 하며 공개석상에 등장하지 않고 있을 가능성도 높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밖에 조용원이 공개행보를 보이지 않는 배경과 관련해서는 비리 연루설 및 지방발전 20x10 정책 성과 미미와 관련 간부들의 비위 발생에 따른 근신 등 다양한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한국 정보기관은 조용원이 뇌물을 받고 이권개입을 했고, 조용원의 여동생과 아들 역시 뇌물수수와 마약 등 일탈행위가 적발됐다는 정황을 파악 중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조용원과 함께 공개​석상에서 사라진 리일환 당 선전비서도 대외선전용 출판사업 과정에서 중국과 직거래를 통해 외화를 유입하고 당국에 보고하지 않은 혐의 등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상황입니다.

지방발전 20x10 정책 사업이 미미한 가운데 일부 간부들의 비위까지 발생하자 김정은 총비서가 조용원을 견책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옵니다.

김정은 총비서는 지난 1월 27일 당 중앙위 비서국 회의에서 지방 간부 비위 사건을 강하게 질타하는 등 기강잡기에 나선 바 있습니다.

서울에서 RFA 자유아시아방송 한도형입니다.

에디터 양성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