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한 당국이 최근 양강도 갑산군 일부 주민들의 두벌농사, 즉 이모작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습니다. 북한 내부소식, 문성휘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북한 내각 농업위원회와 양강도당의 간부들이 최근 갑산군을 부지런히 찾고 있다고 복수의 양강도 소식통들이 밝혔습니다. 이들은 갑산군의 일부 주민들이 하고 있는 뙈기 밭 두벌농사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양강도의 한 농민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은 6일 “지난 5월 초, 내각 농업위원회의 한 간부가 갑산군 대중리와 삼일리에 들려 뙈기 밭 농사를 짓는 주민들을 조사했다”며 “이후 대중리와 삼일리엔 간부들의 발길이 그치지 않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흔히 양강도는 여름이 짧아 두벌 농사가 적합치 않다고 생각하지만 갑산군 대중리와 삼일리의 주민들은 ‘고난의 행군’ 시기부터 두벌농사를 꾸준히 지어왔다”며 “최근 몇 년간은 밀·보리 위주의 두벌농사로 식량난을 극복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고난의 행군’ 시기부터 이곳 주민들은 식량난을 극복하기 위해 앞그루(전작)로 올종 강냉이, 뒷그루(후작)로 메밀을 심었다”며 “그러던 중 밀·보리를 장려하기 시작한 2022년부터 앞그루로 밀·보리를, 뒷그루로 메밀을 심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또 소식통은 “앞그루로 올종 강냉이보다 밀·보리가 확실히 수확량이 높다”며 “올종 강냉이는 밀·보리에 비해 생육 기일이 길어 두벌 농사에 늘 애를 먹었다”고 지적했습니다.
“앞그루로 밀·보리, 뒷그루로 메밀을 심으면 생육 기간이 짧아 양강도 기후에서 얼마든지 두벌농사가 가능하다”며 “밀·보리는 다루기 쉽고, 메밀은 병해충에 강한데다 비료가 적게 들어 두벌농사 (작물)로 적합하다”고 소식통은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이곳 주민들의 두벌농사 경험을 배우기 위해 중앙과 지방의 간부들이 꼬리를 물고 갑산군을 찾고 있다”며 “지난 4일에는 내각 농업위원회와 양강도 농촌경리위원회, 양강도당의 간부 11명이 한꺼번에 대중리를 찾기도 했다”고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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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관련 양강도 농업 부문의 한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도 8일 “갑산군 대중리와 삼일리의 주민들이 20년 가까이 두벌농사를 짓고 있었다는 사실이 최근에야 알려지기 시작했다”며 “이들의 경험을 본받아 양강도 전역에서 두벌농사를 하기 위한 사업이 진행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한해에 한번 농사를 짓는 것보다 두벌농사가 훨씬 어렵다는 건 굳이 설명할 필요도 없다”며 “하지만 두벌농사를 지으면 같은 면적에서 적게는 3톤, 많게는 5톤까지 식량을 더 생산할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양강도 농민들 “두벌농사 도전하겠다”
이어 소식통은 “대중리와 삼일리 주민들의 경험이 알려지자 두벌농사에 관심을 보이는 농장과 농민들이 늘고 있다”며 “수확량만 확실히 늘일 수 있다면 힘이 들어도 두벌농사에 도전해 보겠다는 것이 양강도 농민들의 심정”이라고 덧붙였습니다.
그러면서 소식통은 “내각 농업위원회와 양강도당, 양강도 농촌경리위원회가 이들의 경험을 전수받기 위한 사업을 여러 형식으로 내밀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서울에서 RFA 자유아시아방송 문성휘입니다.
에디터 양성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