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한 당국이 제9차 당대회 이후 간부 기강을 바로잡는다며 주민들 대상 ‘세외부담’ 부과를 금지하는 법 조항까지 제시했습니다. 북한 내부소식, 김지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함경북도의 한 주민 소식통(신변안전을 위해 익명요청)은 1일 “최근 도당위원회가 간부들에게 행정처벌법 제272조를 학습하도록 했다”며 “세외부담을 시킨 간부는 경고나 엄중경고, 반복하거나 위험한 결과를 낳으면 무보수노동, 강직, 해임, 철직까지 처벌한다는 내용”이라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간부들이 주민들에게 부담을 지우는 것은 대부분 당에서 하달한 사회적 과제를 집행하는 과정에 발생한다”며 “기관 기업소에 과제를 하달하면 간부들은 어쩔 수 없이 종업원과 주민들에게 분량을 나누어 (과제를) 집행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세외부담’의 근원은 ‘당의 지시’
“9차 당대회에서 자력갱생이 다시 등장하면서 주민대상 세외부담이 더욱 가중되고 있다”면서 “자력갱생은 김일성, 김정일, 김정은 3대째 이어지며 수십 년째 진행되지만 주민 생활은 나아지지 않고 나날이 어려워지는 결과를 낳았다”고 그는 언급했습니다.
이어 소식통은 “당에서 당 정책을 내세워 사회적 과제를 지시하면 간부들은 집행을 위해 주민들에게 세외부담을 하게 할 수밖에 없게 된다”면서 “자력갱생을 불변의 이념이라며 사회적 과제를 지시한 당국이 이를 간부들의 범죄행위로 몰아간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사회지원 명목으로 일부 돈과 물자를 착복하는 부정부패 행위가 발생할 수 있지만 문제의 근원은 당의 지시에서 비롯된 것임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라며 “세외부담을 없애려면 당국의 (사회지원) 과제 지시부터 없애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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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관련 자강도의 한 주민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은 2일 “제9차 당대회를 계기로 전 사회적인 자력갱생 열풍을 불고 있다”면서 “‘위대한 인민의 힘에 의거할 것’이라는 총비서의 결론지시에 따라 주민 대상 세외부담이 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아침에 눈을 뜨면 해당 직장과 인민반 책임자들이 물자와 현금을 바치라는 독촉을 불같이 한다”면서 “해당 지원물자가 없으면 그에 해당한 현금을 요구하면서 주민들 속에서 당국에 대한 불만이 가중되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여기(북한)서 우리식의 자력갱생은 인민들에게 세외 부담을 주는 방법으로 관철되는 것”이라면서 “평양시 수도건설을 비롯한 각 지방공업공장건설, 농촌 살림집 건설, 온실농장 건설 등 대상건설들이 다 사회적 지원으로 집행된다”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당에서 자력갱생을 내세우면 전국에 평양시 수도건설용 세멘트(시멘트), 노동보호 장갑과 삽, 농촌지원사업으로 농기구 등의 지원을 요구하고 있다”면서 “세멘트(시멘트)나 농기구 등 지원물자를 현금으로 바치려면 적어도 (내화) 3만원이 넘는 데 이는 생계가 어려운 주민들에겐 생존의 위협을 주는 수준”이라고 덧붙였습니다.
그러면서 “한편 당에서는 세외부담 문제를 일개 간부들의 반사회주의, 당과 인민의 일심단결을 파괴하는 반당적 범죄로 몰고 있다”면서 “하지만 세외부담은 전적으로 당의 방침과 지시가 아니면 있을 수도 없는 문제”라고 비판했습니다.
서울에서 RFA 자유아시아방송 김지은입니다.
에디터 양성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