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만났습니다. 양 정상은 두 시간 넘는 회담을 가졌고, 트럼프 대통령은 회담이 훌륭했다는 소감을 남겼습니다. 서울에서 홍승욱 기자가 보도합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4일 오전 10시쯤 정상회담 장소인 베이징 인민대회당에 전용 차량을 타고 도착했습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그 앞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직접 맞이했고, 양 정상은 지난해 10월 말 한국 부산에서 만난 지 6개월 만에 손을 맞잡았습니다.
회담 장소로 향하는 계단을 함께 오른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에 이어 양국 외교·군사·경제 분야 각료들이 차례로 입장해 마주 앉으면서 회담은 시작됐습니다.
먼저 인사말을 시작한 시 주석은 양국이 ‘적수’가 아닌 협력 대상, 즉 ‘파트너’가 돼야 한다고 말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환대에 사의를 나타내며 “미중 관계가 어느 때보다 좋아질 것”이라고 답했습니다.
오전 10시 15분쯤 시작된 회담은 두 시간을 넘겨 오후 12시 반쯤 끝났고, 이는 지난해 10월 부산에서 이뤄진 만남보다 30분쯤 더 길어진 것입니다.

회담을 마친 트럼프 대통령은 과거 중국 황제가 하늘에 제사를 지내던 제단인 톈탄이 있는 공원을 산책하다가 정상회담 결과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훌륭하다”고 답했고, 중국이 멋진 곳이며 아름답다고 덧붙였습니다.
다만 ‘정상회담에서 대만 문제도 논의했느냐’는 질문에는 답하지 않았습니다.
아직 회담 내용이 발표되지 않은 가운데, 중국 국영방송인 CCTV는 양 정상이 한반도 문제를 비롯해 중동, 우크라이나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다고 전하기도 했습니다.
한국 외교부 고위 당국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트럼프 대통령 방중을 계기로 한 미북 정상회담 성사 가능성을 배제할 순 없다면서도 “준비는 거의 안 된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외교부 고위 당국자는 “미국과 중국 양측으로부터 미·중 정상회담에 관해 비교적 상세한 설명을 들어왔다”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다만 “정상회담은 늘 예측이 어려운 돌발변수가 있을 수 있다”며 상황을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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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가운데 이날 서울에선 이재명 정부 출범 1주년을 맞아 그 동안의 외교·대북정책을 평가하는 토론회가 열렸습니다.
한국 내 전문가들은 민간연구기관 세종연구소가 주최한 ‘이재명 정부의 외교안보 정책: 1주년 평가 및 과제’ 토론회에서 북한이 내세운 ‘두 국가’ 관계가 단기적이 아닌 구조적 변화라며 한국 정부가 근본적인 남북관계 재설정에 나서야 한다고 주문했습니다.
박원곤 이화여자대학교 북한학과 교수는 “북한이 한국을 ‘불변의 주적’으로 규정했다”며 이는 “한국을 향해 선제공격을 포함해 언제든지 모든 방식의 군사타격을 할 수 있다는 것”이라고 진단했습니다.
‘적대적 두 국가’론이 단순한 통일 포기 선언이 아니라 남북관계를 평화통일을 지향하는 경쟁 관계에서 핵무력을 기반으로 한 적대적 병합 가능성 단계로 이동시키고 있다는 것입니다.
박원곤 이화여자대학교 교수: 이제는 헌법이 바뀌었기 때문에 ‘적대적 두 국가’, 두 국가로 완전히 새로워진, 타자화된 한국을 향해서 얼마든지 선제공격을 포함한 핵공격이 가능하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제는 평화 통일 경쟁 단계에서 완전히 벗어나서 핵무력에 기반한 적대적 병합 가능성 단계로 이동시키고 있다는 것이 저의 기본적인 판단입니다.

박 교수는 향후 남북관계가 교류·협력이나 평화체제 구축보다는 군사적 억제와 위기관리 중심으로 재편될 가능성을 제시하면서, 기존 확장억제에 의존하는 것만으로는 대북 억제 전략 실효성이 충분치 않을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 전술핵과 장사정포 위협에 대응할 수 있는 선제적인 탐지·타격 능력과 지휘통제 체계 통합이 시급히 이뤄져야 한다고 주문했습니다.
최은주 세종연구소 연구위원은 같은 자리에서 이재명 정부가 내세우는 ‘평화공존’ 정책이 당장 효과를 거두기는 어려운 상황인 것으로 진단했습니다.
‘두 국가’론을 내세운 북한의 대남전략 변화가 이미 구조화된 상황에서 이런 메시지가 단기간 내 남북관계 복원으로 이어지기는 어려운 만큼, 평화공존론 실현을 위해선 선언보다 실행 구조를 구체화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설명입니다.
최 연구위원은 한국 정부 대북정책 최우선 과제가 남북대화 전면 재개보다는 군사적 충돌 방지와 위기관리 체계 복원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며, 지금은 작은 사건도 군사적 긴장으로 확대될 수 있는 만큼 위기관리를 핵심 과제로 설정해야 한다고 제언했습니다.
홍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안보를 담당하는 통일부와 외교부, 국방부, 국가안보실이 위기관리 문제를 따로 다루고 있는 현 상황을 구조적 문제로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국가안보실 중심으로 전략을 통합해 설계하는 가운데 다른 부처들이 같은 전략 위에서 각자의 역할을 수행하는 구조를 제시했습니다.
탈북 국군포로 생존자들, 북한 상대 손배소 승소
한편 한국 법원은 이날 한국전쟁 당시 포로로 끌려갔다가 탈북한 한국군 포로 생존자들에게 북한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손해를 배상해야 한다고 선고했습니다.
한국 법원은 이날 95살 고광면 씨 등 한국군 포로 생존자 다섯 명이 북한과 김 위원장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원고 승소로 판결했습니다.
지난 2020년 7월 고 한재복 씨 등 두 명이 제기한 소송에서 배상 책임을 처음 인정하고 2023년엔 고 김성태, 유영복 씨 등 세 명이 승소하는 등 북측 배상 책임을 인정하는 취지의 판결이 또다시 내려진 것입니다.
다만 고 씨 등이 북한으로부터 배상금을 받아내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운 상황입니다.
그 동안 손해배상 소송에서 승소한 한국군 포로들은 북한과 연계된 민간단체인 경문협, 즉 남북경제문화협력재단을 상대로 실제로 배상금을 지급받기 위한 후속 소송을 제기했지만 잇따라 패소했고, 지금은 대법원 판결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손명화 국군포로가족회 대표의 말입니다.
손명화 국군포로가족회 대표: 대법원에서도 이 문제에 박차를 가해서 어르신들이 한 분, 한 분 돌아가시기 전에 어떤 결과물을 내놨으면 좋겠다, 저는 그것에 기대를 갖고 있습니다. 미국의 ‘오토 웜비어’ 소송은 어떻게 됐습니까? 미국은 북한 자산을 동결해서 그것을 통해 보상을 해주지 않았습니까?
이번 소송에선 북한 정권과 김 위원장에게 소송 제기 사실을 알릴 방법이 없어 해당 내용을 게시판이나 관보 등에 게재한 뒤 이를 전달된 것으로 간주하는 이른바 ‘공시송달’ 방식으로 진행됐습니다.
현재 한국 내에 생존한 탈북 한국군 포로는 이번 소송에 참여한 원고 다섯 명과 유영복 씨 등 모두 여섯 명입니다.
서울에서 RFA 자유아시아방송 홍승욱입니다.
에디터 양성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