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한이 2026 북중미 월드컵을 기념해 대규모 스포츠 복권을 발행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1등 당첨금은 북한 돈 5억 원에 달합니다. 그런데 정작 복권 포스터에 적힌 개최국 명단에는 미국이 빠져 있습니다. 워싱턴에서 자민 앤더슨 기자가 보도합니다.
1등 당첨금은 현금 5억 원
중국 유학생들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공개된 평양시 체육국 판매소 사진.
‘2026년 월드컵경기대회를 계기로 체육추첨을 진행합니다’라는 문구의 포스터가 붙어 있습니다.
포스터에 따르면 복권 한 장 가격은 5만 원이며, 추첨 일시는 2026년 7월 20일 정오입니다.
상금 규모도 큽니다.
1등 당첨금은 현금 5억 원이며, 2등은 1억 원, 3등은 5천만 원입니다.
4등부터 6등까지는 증폭기와 전기고압밥가마(전기밥솥), 그릇조(식기 세트)와 볶음판(냄비 세트) 같은 가전제품과 주방용품을 상품으로 내걸었습니다.
당첨금은 스마트폰 기반의 ‘삼흥 전자지갑’으로 지급된다고 명시했습니다.
위탁 판매처인 ‘삼흥 정보기술교류소’가 발행하는 이번 복권의 부수는 10만 매로, 완판될 경우 국가가 흡수하는 판돈은 총 50억 원에 달하게 됩니다.
복권 한 장에 북한 돈 5만 원
포스터에 적힌 복권 한 장의 가격은 북한 돈 5만 원입니다.
북한은 2002년 ‘7·1 경제관리개선조치’ 이후 22년 만인 2023년 10월, 내각 결정으로 기관과 기업소 노동자의 월급을 최소 10배 이상 인상했습니다.
이에 따라 일부 주요 공장을 시작으로 노동자 월급이 5만원 안팎으로 올랐고, 2024년 4월엔 전국 공장과 기업소로 확대 시행됐습니다.
RFA의 북한 내부 취재에 따르면, 현재 업종에 따라 북한 노동자들의 월급은 5만 원에서 많게는 20만 원 사이로 확인됩니다.
결국 복권 한 장 가격이 북한 일반 경공업 공장 노동자의 한 달치 법정 월급과 맞먹는 셈입니다.

공동 개최국 ‘미국’은 언급 제외
포스터 상단 문구에는 월드컵 개최지에 대해 “메히꼬(멕시코), 카나다(캐나다)를 비롯한 북아메리카지역에서 진행되게 됩니다”라고 적혀 있습니다.
공동 개최국인 미국의 이름만 쏙 빠졌습니다.
북한 당국이 적대국인 미국의 명칭을 고의로 누락한 것으로 보입니다.
실제로 북한 관영 조선중앙TV 등은 이번 월드컵 결과를 보도하면서 한국과 미국, 일본의 경기 소식은 철저히 배제하고 있습니다.
도둑 중계 사흘 만에 중단
북한은 국제축구연맹(FIFA)이 발간한 이번 월드컵 공식 중계권자 명단(Media Rights Licensees)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습니다.
과거에는 한국 지상파 방송사 등의 지원으로 월드컵을 중계해 왔으나, 지난 2023년 여자 월드컵 무단 중계 이후 관련 지원이 전면 중단된 상태입니다.
북한 축구대표팀은 이번 본선 진출에 실패했지만, 북한 당국은 개막 직후 위성 신호를 가로채 사흘간 무단으로 경기 하이라이트를 송출했습니다.
해외 축구 전문매체 알레르타문디알(Alerta Mundial)에 따르면, 조선중앙TV는 지난 6월 15일부터 18일까지 독일과 에콰도르 등의 경기를 그대로 내보냈습니다.
하지만 국제사회에서 ‘해적 중계’라는 비판 여론이 일자, 결국 사흘 만인 6월 19일부터는 영상 송출을 중단하고 아나운서의 멘트로만 경기 결과를 전하고 있습니다.
에디터 양성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