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세 번째 ‘북한이탈주민의 날’을 맞아, 이재명 한국 대통령은 탈북민들의 경험이 미래를 준비하는 소중한 자산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날 행사에선 북한이탈주민을 가리키는 통일부 공식 명칭인 ‘북향민’이 사용됐습니다. 서울에서 홍승욱 기자가 보도합니다.
세 번째 ‘북한이탈주민의 날’을 맞아 경기도 일산에서 열린 기념식.
[현장음] “지금부터 제3회 북한이탈주민의 날 기념식을 시작하겠습니다!”
이재명 한국 대통령은 북한이탈주민을 ‘북향민’으로 부르며, 이들의 경험이 남북 모두에게 미래를 준비하는 자산이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재명 한국 대통령(임웅순 국가안보실 2차장 대독): 새로운 공동체 속에서 서로를 이해하고 신뢰하는 경험은 사회통합의 밑거름이 되고, 언젠가 남과 북이 함께 살아갈 미래를 준비하는 소중한 자산이 될 것이라 굳게 믿습니다.
이 대통령은 임웅순 국가안보실 2차장이 대독한 축사에서 “북향민 여러분의 삶은 우리 사회에 희망과 감동을 전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습니다.
이어 대한민국의 당당한 국민인 북향민들이 삶의 무게를 혼자 짊어지지 않도록 정부가 더욱 세심히 살피겠다며 “중앙·지방정부와 민간이 힘을 모아 북향민이 역량을 마음껏 펼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겠다”고 약속했습니다.
그러면서 “한반도에 항구적인 평화를 정착시키고, 남과 북이 함께 번영하는 길을 흔들림 없이 걸어가겠다”며 “갈등과 대립을 넘어, 공존과 협력의 미래를 열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시작 시간인 오전 10시 반이 되기 전부터, 행사에 참가하려는 북한이탈주민과 시민들의 발걸음은 끊이지 않았습니다.
북한이탈주민 출신 가수 명성희 씨가 부르는 ‘그리운 금강산’으로 행사는 시작됐고,
[현장음] " 누구의 주제런가 맑고 고운산…"
북한민요와 무용 등 다양한 공연과 북향민 지원 유공자에 대한 정부 포상, 북향민 모범 정착사례 발표 등이 이어졌습니다.
현장을 찾은 시민들이 북한음식을 맛볼 수 있는 체험 행사도 마련됐습니다.
권나연 ‘함경도 아지미’ 대표: 이 청수 냉면은 끓이지 않고 40분만 물에 불려서 건져 먹으면 되는 거예요. 오늘은 파는 것 보다도 많이 알리려고 왔어요. 그래야 북한에서 만든 청수 냉면이 얼마나 좋은지 사람들이 알 수 있잖아요.
김서용 ‘고향집대마루’ 홍보부장: 된장과 고추장은 양강도 맛과 향기가 그대로 묻어나는 것이고요. 여기도 다 북한식 채소볶음, 장조림, 명태무침, 그 다음에 두부밥, 이렇게 팔고 있습니다.

‘고향을 품다, 평화를 잇다’를 표어로 내건 이날 기념식에는 북한이탈주민과 정착지원 종사자 등 1천여 명이 참석했습니다. 시민 남혜진 씨의 말입니다.
남혜진 씨: 남북통합문화센터 내에 자원봉사팀이 있는데 그 곳에서 일을 하고 있습니다. 탈북민들과 가까이 교류를 하고 있는데도, 현장에 와서 보니 그 분들이 어떤 일을 하고 어떻게 살아가시는지 또 다른 모습으로 다가왔습니다.
관련기사
인권위, ‘북향민’ 명칭 변경에 “당사자 의견 수렴해야”
인권위원장 “북한이탈주민 여전히 차별경험”
이런 가운데 안창호 한국 국가인권위원장은 북한이탈주민의 날을 맞아 이들에 대한 한국 사회의 인식 개선과 포용적인 환경 조성에 힘써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안 위원장은 이날 낸 성명에서 지난 1년 동안 북한이탈주민 14%가 차별 등을 당하는 경험을 했다는 남북하나재단 실태조사 결과를 언급하며 “여전히 적지 않은 이들이 일상에서 편견과 차별을 경험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북한이탈주민의 인권을 보호하는 일은 특정 집단에 대한 시혜가 아니라, 한국 사회 전체의 인권 수준과 민주주의 성숙도를 보여주는 중요한 척도”라고 지적했습니다.
최근 통일부가 현행법상 ‘북한이탈주민’으로 규정된 명칭을 ‘북향민’으로 변경할 것을 추진하는 데 대해 신중한 태도를 나타내기도 했습니다.
안 위원장은 “당사자를 지칭하는 명칭은 그들의 정체성과 명예감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요소”라면서 “북한이탈주민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수렴하고 존중해야 하며, 향후 법령 개정이나 정책 수행 과정에도 충실히 반영해야 한다”고 당부했습니다.
인권위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한국 내 북한이탈주민은 모두 3만4천5백37명으로 집계됐습니다.
지난 2003~2011년에는 해마다 입국 인원이 많으면 3천 명에 이르렀지만, 최근엔 1년에 2백 명 안팎이 들어오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RFA 자유아시아방송 홍승욱입니다.
에디터 양성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