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위, ‘북향민’ 명칭 변경에 “당사자 의견 수렴해야”

앵커: 한국 통일부가 기존에 써 오던 용어 ‘탈북민’을 ‘북향민’으로 변경하겠다는 방침을 마련한 가운데, 이를 위한 공론화 등 절차적 정당성을 갖춰야 한다는 국가인권위원회 권고가 나왔습니다. 서울에서 홍승욱 기자가 보도합니다.

지난해 새로 출범한 뒤 북한이탈주민을 가리키는 말 ‘탈북민’을 ‘북향민’으로 바꾸겠다는 방침을 여러 차례 밝혀온 한국 정부. 지난 1월 정동영 한국 통일부 장관의 말입니다.

정동영 한국 통일부 장관(지난 1월): 죽을 각오를 하고 고향을 떠나서 남으로 왔지만, 이곳에서도 고단한 풍파를 겪으며 힘겹게 살아가고 계신 3만 4천 ‘북향민’ 여러분에게 따뜻한 위로와 격려를 보냅니다.

한국 통일부는 계기마다 공식적인 자리에서 ‘북향민’이란 표현을 써 왔습니다. 지난달 윤민호 한국 통일부 대변인의 말입니다.

윤민호 한국 통일부 대변인(지난달 4일): 통일부 차관은 5월 4일 월요일 오후 2시 30분 서울북부하나센터에서 가정의 달 계기 ‘북향민’ 환우를 격려 방문합니다.

이를 두고 찬반이 엇갈리는 가운데, 한국 국가인권위원회는 현행법상 ‘북한이탈주민’으로 규정된 명칭을 ‘북향민’으로 바꾸는 과정에 당사자 의견을 충분히 듣고 공론화하는 등 절차적 정당성을 갖춰야 한다고 통일부 장관에게 권고했습니다.

한 북한이탈주민이 자신이 탈북 당사자임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9월 통일부가 실시한 명칭 변경 여론조사에서 배제됐다고 주장하면서 인권위에 진정을 제기한 데 따른 것입니다.

이 북한이탈주민은 명칭 변경 여론조사가 절차적 투명성과 정당성을 보장하지 않은 채 진행됐고, 명칭을 변경하지 말라는 답변이 가장 많았음에도 불구하고 통일부가 명칭 변경을 강행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에 통일부는 북한이탈주민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완화하고 사회통합을 촉진하기 위해 연구용역·전문가 자문·단체 면담·여론조사 등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 ‘북향민’ 명칭을 사용하기로 했다고 답변했습니다.

또 설문을 위한 인터넷 주소를 공개하는 방식으로 전환해 조사가 이뤄졌다며 특정 개인을 의도적으로 배제한 사실이 없다고 밝혔습니다.

명칭 변경 필요성과 관련해선 일반 국민 63.5%, 북한이탈주민 46.6%가 찬성해 종합하면 55%를 넘었고, 대체용어로는 ‘북향민’이 찬성자들로부터 30% 가까운 가장 많은 선택을 받았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에 인권위는 여론조사에서 배제됐다는 당사자 주장은 한국 헌법이 보장하는 기본권과는 관련이 없고, 명칭 변경도 통일부의 정책적 재량 영역에 해당한다며 진정을 각하했습니다.

다만 “당사자를 지칭하는 명칭은 정체성과 명예감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요소”라며 “명칭 변경 정책 추진시 당사자인 북한이탈주민 의견을 듣고 향후 관련 법안 개정이나 정책 수행에 반영하라”고 권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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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병대 서북도서 해상사격훈련...300여발 발사

이런 가운데 한국 해병대는 서해 북방한계선(NLL) 인근 서북도서에서 해상사격훈련을 실시했습니다.

2024년 3월, 경기도 연천에서 진행된 한미 연합 도하훈련.
2024년 3월, 경기도 연천에서 진행된 한미 연합 도하훈련. 2024년 3월, 경기도 연천에서 진행된 한미 연합 도하훈련. (Reuters)

서북도서방위사령부에 따르면 백령대에 배치된 사령부 예하 6여단과 연평도의 연평부대가 이날 오후 훈련을 진행했습니다.

이번 훈련에는 K9 자주포와 다연장로켓 ‘천무’, 스파이크 미사일, 유도로켓 ‘비궁’ 등 부대편제화기가 참가해 남서쪽 공해상의 가상 표적을 향해 모두 3백여 발을 쐈습니다.

해병대는 이번 훈련이 “NLL 이남 한국 해역에서 부대편제화기가 참가한 가운데 실시한 연례적, 방어적 성격의 훈련”이라고 밝혔습니다.

부대편제화기란 부대 자체에 공식적으로 배정된 무기, 기본 장비를 뜻합니다.

서북도서 해상사격훈련은 지난 2월 26일 이후 약 4개월 만에 이뤄졌고, 올해 들어선 두 번째입니다.

매년 서너 차례 실시되던 이 훈련은 지난 2018년 남북이 체결한 ‘9·19 군사합의’로 중단됐다가 2024년 6월 당시 한국 정부가 합의 전면 효력정지를 결정하면서 재개됐습니다.

이재명 정부 들어선 합의를 선제적·단계적으로 복원한다는 기조에 따라 훈련이 다시 중단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왔지만, 지난해 6월부터 이번 훈련까지 모두 다섯 차례 정상적으로 실시됐습니다. 지난해 8월 이경호 한국 국방부 부대변인의 말입니다.

이경호 한국 국방부 부대변인(지난해 8월): 서북도서 해상 사격훈련 중지에 대해서는 검토한 바는 없습니다.

한편 한국 해군은 김경률 한국 해군참모총장이 세계 최대 해상 연합훈련 ‘림팩’(RIMPAC), 즉 환태평양 훈련 참가부대 현장지도 및 국제관함식 참석을 위해 미국을 방문한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따르면 김 총장은 1일부터 오는 6일까지 미국 하와이와 뉴욕을 차례로 찾습니다.

김 총장은 하와이에서 진행되는 훈련 현장에서 아시아 국가 최초로 연합해군구성군사령관(CFMCC) 임무를 수행하는 해군과 해병대 장병들을 격려할 계획입니다.

또 스티븐 쾰러 미 태평양함대사령관, 사이토 아키라 일본 해상막료장과 각각 양자대담 및 오찬을 갖고 한미·한일·다자간 해양안보 공조방안을 논의합니다.

지난달 말부터 오는 31일까지 이어지는 ‘림팩’ 훈련엔 약 3만 명의 다국적군이 참가하고 있습니다.

지난 1990년부터 참가해온 한국 해군은 이번에 처음으로 다국적 해군 전력의 실제 작전을 총괄하는 연합해군구성군사령관 역할을 맡았습니다.

2년마다 진행되며 올해로 30회를 맞은 림팩은 태평양 연안 해상교통로 보호, 해양 위협에 대한 공동 대처능력 증진, 연합전력 상호운용성 및 작전능력 향상을 위해 미 3함대사령부 주관으로 열립니다.

서울에서 RFA 자유아시아방송 홍승욱입니다.

에디터 양성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