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내 탈북민 10명 중 6명 “북한이탈주민 명칭 바꿔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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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한국 내 탈북민 10명 중 6명이 북한이탈주민 혹은 탈북민이라는 명칭이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는 한국 국책연구기관의 여론조사 결과가 공개됐습니다. 서울에서 이정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 통일연구원은 12일 ‘통일정책포럼’을 주최하고 전국 거주 만 18세 이상 일반 국민 500명과 탈북민 505명을 대상으로 지난 4월 탈북민 인식 실태 관련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를 공개했습니다.

이에 따르면 북한이탈주민 혹은 탈북민 명칭 변경이 필요한지 묻는 질문에 탈북민 응답자 중 59%가 필요하다, 28.9%가 필요가 없다, 12.2%가 잘 모르겠다고 답했습니다.

명칭이 바뀌어야 하는 이유는 용어의 혼란과 부정적 인식(61%), 북한이탈주민의 가족(자녀) 등도 포함할 필요(19%), 북한이탈주민의 의견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음(14.8%) 순으로 높았습니다.

선호하는 대안은 하나민(27.9%), 통일민(25.9%), 북향민(24.2%), 북이주민(9.3%) 기타(8.7%), 북배경주민(3.9%) 순인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일반 국민 응답자들 중에선 45%가 북한이탈주민 명칭 사용이 적절하다고 답해 부적절하다고 답한 40.8%에 비해 우세했지만 그 차이는 오차범위 이내였습니다.

부적절하다고 답한 이들에게 그 이유를 물었더니 77.8%가 북한이탈주민 명칭의 부정적 인식이 큰 것 같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대체 명칭 선호도는 북향민(33%), 북이주민(22.7%), 하나민(19.7%), 통일민(13.8%), 기타(8.4%), 북배경주민(2.5%) 순으로 높았습니다.

이번 조사의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4.38%p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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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규창 통일연구원 인권연구실장은 이날 행사에서 대체 명칭 중 어느 하나가 압도적인 지지를 받고 있지 않은 만큼 북한이탈주민 명칭을 계속 유지하는 것이 낫다는 의견을 밝혔습니다.

반드시 명칭을 바꿔야 한다면 탈북민도 한국 국민이라는 점을 부각시키는 차원에서 ‘탈북 국민’이라는 명칭 사용을 고려해야 한다며 이는 북한의 적대적 두 국가론과 동족 부인론에 대응하는 차원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규창 통일연구원 인권연구실장: 작년 12월 북한이 남북한은 특수 관계가 아닌 적대적 두 국가다, 동족이 아니라고 이야기했습니다. 이에 대응해 같은 국가, 같은 민족이라는 메시지를 계속 보낼 필요가 있습니다.

‘북배경주민’이라는 용어에 대한 반대의 목소리도 나왔습니다.

현인애 한반도미래여성연구소 소장은 해당 용어가 탈북민을 ‘이주배경주민’, 즉 이주민에 통합시키려는 취지인 것으로 이해한다며 이는 남북한이 다른 민족이자 다른 나라라는 북한의 주장에 한국이 동의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지적했습니다.

현인애 한반도미래여성연구소 소장: '우리를 다른 나라 사람으로 취급하느냐' 이것이 지금 탈북자들이 제일 거부감을 가지는 문제거든요. 북한에서 김정은이 남한하고 북한은 다른 민족이라고 했는데 우리가 탈북민을 이주민으로 하게 되면 결국 북한 정권의 주장에 동의하는 것이 됩니다.

앞서 한국 대통령 직속 국민통합위원회는 지난 10일 열린 정책제안 심포지엄에서 탈북민 등 기존 용어 대신 ‘북배경주민’ 혹은 ‘탈북국민’ 등 새로운 용어를 사용할 것을 제안한 바 있습니다.

에디터 양성원, 웹편집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