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용덕동 핵시설 건설 공사… 핵능력 확장 가능성

워싱턴-서혜준 seoh@rfa.org
2024.11.19
북 용덕동 핵시설 건설 공사… 핵능력 확장 가능성 2023년 6월 30일(위)과 2024년 10월 20일에 촬영된 북한 평안북도 구성시 용덕동 핵시설 인근 주택들이 철거된 모습.
/ Planet Labs, 이미지 제작 - Jacob Bogle

앵커: 북한의 핵무기 저장고로 추정되는 ‘용덕동 핵시설’에서 새로운 건설 작업 중인 정황이 위성사진에서 포착됐습니다. 또 핵시설 인근에 있던 다수의 단독 주택들도 철거됐는데요. 서혜준 기자가 위성사진을 살펴봤습니다.

 

미국의 상업위성인 ‘플래닛랩스’가 지난 10월 20일에 촬영한 북한 평안북도 구성시의 ‘용덕동 핵시설’.

 

영변 핵시설에서 서북쪽으로 40킬로미터 떨어져 있고, 1998년 지하 핵시설로 의심됐던 평북 금창리에서 남동쪽으로 15킬로미터 떨어져 있는 이곳에서 시설 내 자재를 취급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건물이 개조된 것이 확인됐습니다.

 

지난해 6월 30일에 촬영한 위성사진과 비교하면, 둔덕을 사이에 두고 나란히 서 있던 두 건물 중 하나는 공간이 확장했고, 외벽도 하얀색으로 칠한 것이 눈에 띕니다.

 

또 지난 5월 개조된 해당 건물의 면적도 약 400 제곱미터에서 550제곱미터로 더 넓어졌습니다.

 

위성사진을 분석한 미국의 민간위성 분석가 제이콥 보글은 19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건물이 확장되면서 현장의 운영 능력이 증가했다”고 평가했습니다.

 

그는 “이 건물의 정확한 용도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외딴 위치와 저장된 폭발물과의 근접성, 대형 보호 둔덕 등을 고려할 때 이 건물은 핵무기의 주요 기폭장치인 ‘고폭렌즈’ 생산 과정에서 폭발물 또는 전구체 화합물을 취급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미국 랜드연구소의 브루스 베넷 선임연구원도 19일 RFA과 한 전화통화에서 북한이 ‘용덕동 지하 핵시설’에서 우라늄 농축이나 플루토늄 재처리와 같은 활동, 또는 단순한 군사 장비 저장 공간으로 활용하고 있을 가능성을 제시했습니다. 

 

[브루스 베넷] 김정은이 핵무기 생산을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겠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그가 정확히 어디에서 그것을 하고 있는지, 계획하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알지 못합니다. 최근 그가 방문하고 언론에 사진을 공개한 우라늄 농축 시설이 어디에 있는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이란이 이렇게 했습니다. 이란은 깊은 지하 시설을 이용해 우라늄 농축 활동 등을 했고, 이는 미국의 공격과 파괴 시도를 막는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용덕동은 내부가 상당히 큰 지하 시설로 알고 있습니다. 따라서 우라늄 농축 같은 활동에 사용될 수도 있습니다.

 

베넷 선임연구원은 “북한이 (핵무기) 자산을 보호하기 위해 전국에 약 1만 1천 개의 지하 시설을 구축했다”라며 그중 용덕동이 가장 큰 시설 중 하나라고 설명하고, 북한이 지하 시설에 투자하고 노력을 기울인 만큼 해당 시설에서 핵 프로그램을 확장할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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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6 30일과 2024 10 20일에 촬영된 북한 평안북도 구성시 용덕동 핵시설 인근 자재 창고가 개조된 모습. / Planet Labs, 이미지 제작 - Jacob Bogle

 

이밖에도 지난해 6월 30일 위성사진에서 보이던 용덕동 핵시설 인근 단독 주택 11채가 지난 9월 말 철거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이 주택들은 2000년대 초 단지 내에 지어진 최초의 건물로, 약 1천 100명의 기술자와 근로자, 그들의 가족들이 단지 내에 거주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용덕동 전체 주택 규모의 일부입니다.

 

주택들을 철거한 배경으로는 주거 시설이 노후화됐거나 인력 수요의 변화 때문일 수 있지만, 정확한 이유를 추측하기는 어렵다고 보글 분석관은 덧붙였습니다. 

 

이와 관련해 베넷 선임연구원도 “용덕동 핵시설에서 최초로 지은 건물의 상태가 그리 좋지 않았을 것”이라면서 북한 당국이 군사 인력을 지하에 거주시킬 가능성도 제기했습니다.

 

[브루스 베넷] 북한은 군사 인력을 지하에 거주시킨 곳들이 여러 군데 있습니다. 이는 외부 감시를 피하고 이를 통해 미국과 한국이 이 시설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파악할 수 없도록 하기 위해서입니다. 그래서 그들은 최소한 일부 직원을 지하에 거주시킬 수 있으며, 그에 맞는 시설을 구축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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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미들버리연구소는 2021년 3월, 위성사진을 통해 용덕동 핵시설 내 지하 저장소로 연결되는 터널 입구를 은폐하기 위한 목적으로 새 구조물이 설치된 것을 확인했다고 미국 CNN방송을 통해 밝힌 바 있습니다.

 

특히 용덕동 핵시설에서는 1990년대 말부터 2000년대까지 핵 고폭실험이 활발히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보글 분석가는 “최근 용덕동의 변화는 지난 5년 동안 있었던 일련의 변화의 연장선”이라며 지난 5년간 용덕동에 있던 주요 변화로 새 건물의 개조, 직원 식량 제공을 위한 새 농업 기반 시설 구축, 코로나 격리실 건설 등을 언급했습니다.

 

RFA 자유아시아방송 서혜준입니다.

 

에디터 노정민, 웹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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